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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소리/오늘은 이런일이.....

봄에는 슬픈 이별이 있다 - 조 사익

by 프시케 psyche 2024. 4. 19.

왠지 봄은 이별보다는 

만남이 있을 것 같다

끝남 보다는 

새로운 시작으로 인식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새해의 초입이기도 하고

또 막 피어나는 새싹과

꽃망울 져 피어나는 꽃들

싱그러운 봄바람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아지랑이까지

봄은 그렇게 만남을 그리고 시작을 

노래한다

그러나 이렇게 막 시작한 봄과

이별해야 하는 슬픔을

시인은

이야기 하고 계시나 보다

 

***

 

 

 

벚꽃 나무

 

https://youtu.be/4Yv2jJTZ9FM

 

 

봄에는 슬픈 이별이 있다

 

조 사익 (趙司翼)

 

 

계곡물 녹아 흐르는 골짝을 터 오는 

먼동에 밀린 어둠이 허공에 얼굴을 묻고 몸을 숨긴다
새벽 서릿길 대지가 열리고
구석구석 울타리를 탐색하는 아침 햇살에
동백나무 잎에 내린 서리가 녹아
물방울 굵어지더니 나뭇잎을 흘러내리고
흙냄새 짙게 서린 매화나무 가지마다
눈꽃무늬 오밀조밀 꽃을 피워 향기롭게 나부끼면서

생기 가득 언제 보아도 마음 설레는
그렇게 남촌 따라 찾아온 봄
꽃향기 환희로운 지금이라 할지라도
시간이 멈춘 영역이 아니고 서야
그렇게 또 떠나고 보내야 하는
꽃잎 노을빛으로 익어갈 즈음이면
봄과 이별로 울어야 하는 슬픔이 있다
밭고랑을 고개 숙인 갈보리가
바람에 흔들리는 어느 날이면 그럴 것이다

 

 

2024년 4월 19일 금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