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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소리/오늘은 이런일이.....

"나" 보다는 "우리" 섞이는 맛의 묘미

by 프시케 psyche 2024. 4. 24.

 

 

4년 전 요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오늘 보니 facebook에 

4년 전에 내가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포스팅했는지 

알려주었다

아마도 그때는 팬데믹으로

주로 집에서 요리를 하거나

딸과 함께 시간을 보냈던 시기인 것 같다

김치볶음밥을 만들며

고 진하 시인의

잡초 비빔밥을 읽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그때 이맘때가 떠올라

Hania Rani의 Who Made Who 를  들으며

 

그때 만들었던 김치볶음밥과 글을 다시 한번 포스팅해 본다.

 

 

"나" 보다는 "우리"

섞이는 맛의 묘미

 

 

완성된 김치볶음밥

 

 

 

 

김치볶음밥

 

***

 

 

 

양파

 

 

 

호박

 

 

당근

 

 

 

노란 피망

 

 

노란 피망

 

 

파란 피망

 

 

빨간 피망

 

 

 

이렇게 다 썰어놓았습니다

 

 

김치도 쫑쫑 썰어놓았어요..

 

 

 

이게 전부 준비된 재료입니다

 

 

프라이팬에 참기름을 두른 후 재료들을 넣어줍니다

 

색깔이 곱지요?

 

주걱으로 잘 저어 줍니다

 

노릇노릇 익어가지요

 

김치를 넣어주고

 

 

뒤적뒤적 저어주다가

 

 

찬밥을 넣어줍니다

 

 

 

 

 

 

 

달달 볶습니다

 

어느 정도 익었다 싶죠?

 

 

 

이제 이렇게 완성된 김치볶음밥을 

 

 

 

그릇에 퍼놓으면 

 

 

어떠세요 먹음직스러우세요

 

 

 

마지막으로 접시와

 

꽃으로 장식하시면 됩니다

 

 

 

 

"나" 보다는 "우리"

섞이는 맛의 묘미

 

 

- 프시케-

 

 

이제 자가 격리의 끝도 곧 다가올 것 같다

특별히 해 먹을 음식의 메뉴도 점점 고갈되어가고 있다

평소에 안 해 먹던 음식과

해 먹던 음식..

이제 다시 한 바퀴 돌아야 한다

볶음밥은 정말 해 먹을 게 없을 때 제격이다

 

남아있는 찬밥이 있을 때

떠오르는 요리 볶음밥의

 주 재료가 된다

양파, 파, 당근, 호박, 색깔별 피망,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김치

옛날에 양반들은

섞어서 먹는 것을 상놈이 먹는 요리라 하여

국과 밥도

절대로 말아먹는 일이 없이 따로 먹었다고 한다.

사실 볶음밥이나 비빔밥은

가장 서민적인 음식인지도 모른다

밥상머리에 남은 반찬들과

약간의 고추장과 참기름만 있으면

뒤적뒤적

비벼서 먹는 비빔밥.

아마도 기름이 흔하고부터는

조금은 업그레이드된 색깔이 더 포함된

볶음밥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어떤 글에서 읽은 적이 있다

너와 나를 하나로 보는 문화

이것이 한국의 문화이며

한국 음식 비빔의 문화라고..

 

서로 섞일 수 있음의 문화

우리 한국인에게서만 볼 수 있는

"우리"라는 말이

미국에서 자주 표현하는 "나"

라는 말보다 많은 이유 또한

이런 섞임의 문화와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집"이라는 표현이

"내 집"이라는 표현보다

"우리 엄마"라는 표현이

"내 엄마" 라는 표현보다 정감 있듯.

이 것 또한 가족 일원 일원이 모여

"나"가 모여 " 우리"를 만들듯

서로 어우러지는 우리의 정겨운

섞이는 대 가족의 모습도 생겨난 것일 것이다

이제는 많이 사라져 가는 시대지만

이렇게 섞이며 "나" 가 아닌

" 우리"라는 단어를 만들어내듯

이 비빔  볶음밥 자체에도 있지 않은가 생각해 본다

여러 가지의 각각 채소와 밥..

참기름 고추장이라는 각각의 맛을

버무려  새로운 맛을 창조해내는 것이야 말로

특유의 섞임의 고유 맛이 아닌가 생각한다

 맛있는 볶음밥이 되려면

서로가 서로의 맛을 골고루 내어 놓아야 한다

내가 가진 맛을 너무 내세우려다

볶음밥 고유의 맛을 잃게 되거나

본질을 잃을 수 있다

절제 있게 타협하고 대화하며

서로의 의견이 골고루 섞일 때

적당한 해결책 나오듯..

각 재료의 맛이 골고루 

적절한 양으로 조절되고 섞이어

비로소 맛있는 볶음밥이 되는 것이다

너와 내가 서로 잘 섞이며 화합하려면

또는

상사와 부하의 관계

동료의 관계

친구관계

부부관계

자녀와 부모관계 도 마찬가지리라

서로의 주장이 너무 강하면 그 주장만 남고

각자가 내놓아야 할 목소리를  너무 높여

그 목소리만 남는다면

그 공동체의 화합이  깨지기 쉬울 것처럼

적당히 내어놓아야 

자신의 고유의 맛을 조절할 수 있는 것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목소리를 수렴해

잘 섞일 수 있는 관계들이 모여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공동체가 탄생하는 게 아닐까 싶다

볶음밥이나 비빔밥에서의 

맛있는 그 요리의 맛이

적당히 각각의 고유 재료의 맛들이

 섞여 어우러짐에서 나오는

 화평의 맛인 것처럼...

 

****

 

볶음밥  비빔밥 하면 

생각나는 시는

고진하 시인의

 

잡초 비빔밥이 생각난다

비빔밥엔 볶음밥과는 달리

나물과 비벼 먹는 것이 정말 맛있다

언젠가 저 잡초들 ( 아는 것은 몇 가지 안 되지만)을 뜯어

비벼먹어 봐야겠다

 

 

 

잡초 비빔밥

 

- 고 진하-

 

 

흔한 것이 귀하다.

그대들이 잡초라고 깔보는 풀들을 뜯어

오늘도 풋풋한 자연의 성찬을 즐겼느니,

흔치 않은 걸 귀하게 여기는 그대들은

미각을 만족시키기 위해

숱한 맛집을 순례하든 찾아다니지만,

나는 논 밭두렁이나 길가에 핀

흔하디 흔한 풀들을 뜯어

거룩한 한 끼 식사를 해결했느니,

신이 값없는 선물로 준

풀들을 뜯어 밥에 비벼 

꼭꼭 씹어 먹었느니,

흔치 않은 걸 귀하게 여기는 그대들이

개망초 민들레 질경이 돌미나리 쇠비름

토끼풀 돌콩 왕고들빼기 우슬초 비름나물 등

그 흔한 맛의 깊이를 어찌 알겠는가,

너무 흔해서 사람들 발에 마구 짓밟힌

초록의 혼들, 하지만 짓밟혀도 다시 일어나

바람결에 하늘하늘 흔들리나니

그렇게 흔들리는 풋풋한 것들을 내 몸에 모시며

나 또한 싱싱한 초록으로 지구 위에 나부끼나니.

 

 

 

2020년 4월 21일 화요일 에 썼던 글을

2024년 4월 23일 화요일  다시 한번 포스팅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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