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의소리/오늘은 이런일이.....

꽃 눈

by 프시케 psyche 2024. 4. 26.

 

 

2018년 3월 6일에 내린 꽃눈

 

꽃눈

 

-프시케-

 

 

 

하얀 사연 다소곳이

슬픈 마음 담아 소복이 

길가를 수놓았네

하얀 꽃눈

 

길게 지나온 

겨울 이야기

가득 담아

기다림 위에 살포시 내렸네

함박 꽃눈

 

 

내 마음 두루마리 삼아

빼곡히 적어놓은

하얀 이야기

첫눈처럼 내게 왔네

 소식 꽃눈 

 

 

못다 한 사랑으로

그렁그렁 슬픈

내 눈 속에도

주저리주저리

진주알 안부로 수놓았네

사랑 꽃눈

 

 

 

 

*****

 

아이들이 어렸을 적엔

School Bus를 태워 보내고 나서

한 시간 가량 산책을 했다

그때 키우던 강아지 민희와 

둘만의 시간 

얼마나 행복했던지

집집마다 꾸며놓은 정원은 가지각색

정말 어여쁜 꽃들을 만나고 나무들을 만나곤 하던 때

지금 보여지는 이 꽃눈도

산책 중에 찍은 것이다

2018년도 3월에 저렇게 꽃눈이 내렸었다

저 꽃눈을 내려준 나무는 꽃피는 배나무로써

이른 봄에 피어 3월이면 꽃잎이 우수수 저렇게

하얗게 길을 수놓곤 했다

그때는 "꽃 눈"으로 끄적였었고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지진이 있던 때에는

"꽃 비 내리던 날 " 로 글을 썼었다

그런데 저렇게 고운 꽃눈을 볼 수 있게 했던

저  꽃눈을 선사하는 나무는

우리집으로 들어오는 코너에 자리잡고 있던

꽃피는 배나무였다..

두 그루가 나란히 서서

사계절을 얼마나 가슴설레게 장식했던가

봄에는 하얀 꽃으로, 여름엔 초록의 잎들로,

가을이면 붉은 단풍으로 물들여

장관을 이루다 나뭇잎을 떨어뜨려

붉은 낙엽길로 운치 있게 하곤 했었고,

겨울에는 앙상하지만 사색하는  나목으로 서있곤 했는데

지금 번개를 맞아 밑둥까지 잘려 나가고 말았다

 

오늘 아침 출근을 하다 보니

훵 해진 나무가 있던 자리가 외롭다

소담스러운 하얀 꽃눈 내리던 날들이

그립다..

 

 

2024년  4월 25일 목요일 아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