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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소리/오늘은 이런일이.....

그해 가을 어머님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by 프시케 psyche 2024. 9. 8.

 

 

그해 가을 어머님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 프시케-

 

 

어머님이 미국에 두 번을 다녀가신 중

이때가 영준이 산바라지를 해주신 선물로

첫 번째 여행을 모시고 간 2011년에 다녀가신 후

2년 뒤에 썼던 글입니다

11년 전 오늘 썼던 글이네요

세월은 흘렀는데

이렇게 써놓은 글은 남아있네요

읽어보다 보니 이번에 어머님 만나고 온 어머니가

다시 그립습니다

11년 전의 추억으로 여행을 떠나봅니다

 

 

 

 

 

주운 낙엽 위에  내가 쓴 글씨 " 그리움"

 

 

 

어머니와 (2011년) 2년 전 Muscadine 포도 따러가서 

 

 

포도를 Matrix처럼 따는 영준을 보며  신기해하는 건희(딸).. 희은(딸 친구)

 

 

즐거운 포도 따기에 여념 없는 영준, 건희, 희은

 

 

포도를 따시며 즐거워하시던 어머니

 

 

민희와 산책하시는 어머니

 

 

뒷짐 지고 민희와 걸으시는 어머니

 

 

천진난만하게 앉아서 도토리 주우시는 어머니

 

 

 

어머니와 부추를 발견한 곳.. 하얗게 핀 게 부추꽃이랍니다

 

 

 

여전히 도토리를 주우시는 어머니..(아쉽게도  지금은 이 두 나무가 없어졌습니다 주인이 바뀐 후..)

 

 

 

바하마 크루즈 여행 시 (2011년 )저녁식사시간에..ㅎㅎㅎ

 

 

 

 

 

어머니와 즐거웠던 점심식사

 

 

 

제일 기억에 남는 점심식사..

 

 

 

 

 

 

 

어머니와 둘이서 커플룩으로..

 

Linda Le Kinff 그림 을 좋아하는데 우연히 이곳에서 그 화가의 그림을 만난것도 모자라 그림속 여인과 제가 옷도 똑같이 컬러를 입었네요
Linda Le Kinff 그림 "Sitting with Scratch II" 앞에서

 

그림에 있는 여인의 옷이 우연하게도 그날 제가 입은 옷과 같아서 놀랐습니다

 

 

 

 

갑판 위에서 모자를 줄무늬로 또 짝퉁 맞춤ㅎ.ㅎ

..

 

돌아오는 날 아침 식사

 

 

 

바다를 내다보시는 어머니

 

 

 

 

바람 쐬고 있는 저와 어머니

 

 

바다와 어머니.. 그리고 나

 

 

 

아쉬운 아침 식사시간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어머니와 걷던 산책길의 가을 모습

 

 

 

곱게 물든 나뭇잎들..

 

 

 

꽃피는 배나무의 단풍 든 모습

 

 

 

온통 빨간색.. 의 우리 동네 가을

 

 

 

 

제게 단골 모델이 되어주던 나무들..

 

 

 

조금 멀리서 찍은 같은 장소..

 

 

 

떨어진 낙엽들..

 

 

 

아침 산책길에 밟으며 멜랑 콜릭 해지기도 하는..

 

 

 

비와.. 떨어진 낙엽들..

 

 

 

 

****

 

 

 

다녀가신 지 2년째  되는 날..

그리운  어머니께 드리는 편지

 

 

-프시케-

 

 

 

 

어머니..

하늘이 유난히 청명한 

9월의 토요일 아침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하나 둘 앞뜰에 떨어진

나뭇잎을 보니

문득 어머님과의 2년 전 가을이

생각이 나네요

어스름한 새벽 안갯속을 같이 걷던..

어머님이 다녀가신 지도 벌써 2년이 다 되어 가네요

조금 더 어머니와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에

늘 다시 뵙고 싶은 어머니

이맘때  맛있는 muscadine 포도밭에 같던 일

오신 지  얼마 안 되어 외할머님께

전화하시면서 같이 못 모시고 오신걸

아쉬워하시던 어머니

그때 외할머님을

함께 모시고 싶어 했던 저도

이제 하늘나라에 계신 외할머니가

더더욱 그리운 9월 아침입니다

 

아침마다 산책을 할 때에 어머님은

동네 커다란 도토리나무 아래 저와 함께

도토리를 줍고 계시네요

아침마다 그 나무 앞을 지나며

가을 안갯속에서 허리 굽혀

도토리 줍는 어머니와 만났었는데

그 도토리나무가 어느 날 

집주인이 바뀌고 사라져 버려

며칠은 지날 때마다 마음 아파했었답니다.

민희를 데리고 뒷짐 지고 걸으시던 어머니의 모습

동네 빈 의자에 앉혀놓고

사진을 찍던 시간들..

어느 집 나무 밑에 돋아난 부추를

어머님은 알아보시고 저와 함께

뜯어와 아침 부추 부침개를 하던 날..

주워온 도토리로 온종일 집에서

도토리묵을 쑤어 자랑스레

식탁에 올려놓으시며 웃으시던 어머니..

보고 싶은 어머니..

방 안에 앉아 빨래를 갤 때도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즐거웠던 시간도 그립고

어머니가 보내주셨던 한복 모두 꺼내

동정 하나하나 같이 달며

정겨운 이야기 나누던 일

이제는 작아진 원피스를 잘라

허리 치마로 만들어주셨던 일

그 치마를 어머니와 커플로

입고 여행지에서 같이 입었던 추억..

어느 것 하나 그립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어머님이 산책길에 신고 걸으시던 신발이

가볍다고 제게 주시고 가신 그 신발을

가끔 제 산책길에 신고 걸으면

어머니와 같이 걷는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김치를 담그며 어릴 적 어머니가 담가 주셨던

김치 맛에 마음이 설레던 일..

교회에서도 예배 마치고

제자 훈련하는 시간 지루해하지 않으시고

본당에서 혼자 성경책 읽으시며

기다려 주시던 어머니

교회 아이들 축구 연습 때에도

긴 시간 응원하시며  관람하시던 일

건희는 어머님께서  떠나시던 날

학교에서 돌아와 할머니가 안 계셔

눈물이 났다고 하는 말에

덩달아 눈물 흘리기도 하고

영준이는 표현은 하지 않아도 

할머니가 없는 집이 허전하다고

은근히 이야기할 때면

더 보고 싶어 지는 어머니 모습입니다

딱 하루 있으면 

어머님이 이곳 미국에 도착하신 날

9월 8일.. 딱 이년 째 되는 날이네요

가을이 점점 깊어갈수록

어머님의 푸근한 미소가 

어머님의 잔잔한 기도하시는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자주 전화도 드리지 못하는 제가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옆 지기 또한 어머님이 떠나시고

어머님이 만들어주시던

풍성한 식탁이 그리워진다고 하네요

주저리주저리 어머니가  자신의

친어머니인 양 나에 대한 불만을

일러바치던 옆 지기의 고자질에도

딸 편들기보다는 사위 편을 들어

사위를 기분 좋게 해 주시던 어머니의

배려하는 마음이 얼마나 따뜻한지요..

그나마 고맙게도

어머니와의 바하마 여행을 주선해 준

옆 지기와 동생에게 고마워하며

어머니가 그리울 때마다

어머님과 함께한 바하마 여행사진을 뒤적이며

그리움을 달래곤 한답니다

바하마 크루즈 여행 내내

사진 찍느라 딸이 요구하는 온갖 자세도 

마다하지 않고 다 취해 주시던 어머니

갑판 위에서 챙 넓은 모자 쓰고

딸과 함께 couple look (짝쿵차림)으로 우아하게

점심 드시던 모습..

날이 흐려 완전 어머니와 나만의

개인 스파가 되었던

수영복 입고 어머니와 

즐겁게 보냈던 시간..

Formal  Captain's Night에

앞이 훅 파인 드레스도

수줍은 듯 부끄러워하시면서도

딸과 함께하는 시간이려니 하며

기꺼이 따라 입어주신 어머니의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답니다

검은색 정장을 입으시고

정식 만찬 테이블에서도

외국인들과 말도 안 통하시면서

웃음으로 같이 어울리시던

센스 만점인 환한 웃음 웃으시는

어머니가  더더욱 그리운 오늘입니다

못내 아쉬운 것은

스모키 마운틴의 그 아름다운 가을 산을

구경시켜 드리지 못한 게

못내 아쉽습니다

언제나 긍정적이신 어머니의 그 환한 모습을

닮고 싶어 했던 저였지만

어머니께 비하면 한참 모자라지요

내가 힘든 것보다 늘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셨던 어머니의 착한 마음씨를

저도 닮고 싶어 했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들지요..

어렸을 적 다른 아이들과 문제가 있으면

먼저 우리를  나무랐던 어머니의

그 마음을 이제는 알 것 같은 마음입니다

우리 아이가 귀하면 다른 아이들도

그 집의 귀한 아이라면서 우리에게 설명해 주시던..

그 가르침의 의미를 늘 마음에 새기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집안 식구들에게 

야당이란 소리를 듣지만

저는 어머님의 그 가르침이 현명하고

지혜롭다는 것을 지금도 압니다

누군가의 불평이나 공격이 있을 때

용납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더 큰사람이라고 가르쳐 주시던

그런 비평에도 대꾸하는 반응보다는

침묵이 더 좋은 대꾸라며

부딪히지 않아야 할 때가 있음을 

가르쳐주신 어머니..

늘 어머니를 사랑합니다

언젠가 다시 모시는 날

울긋불긋한 단품 산행을

기꺼이 모시고 싶은 

이제 가을로 들어가는 문턱에서

더욱 그리워지는 어머니

지금도 자식들을 위해

새벽기도를 하루도 빠짐없이 하시는 어머니의

기도 소리가

늘 제 귀에 들리는 듯 아련합니다

 

얼마 있으면 어머님 생신이시지요?

어머님 생신 즈음엔

이곳 어머님과 같이 거닐던 산책길은

붉게 단풍이 들겠지요?

그렇게 붉게 물든 단풍길을 걸으면

어머님이 주시던 조건 없는 사랑에

콧잔등이 시큰해지겠지요?

자박자박 떨어진 낙엽 밟는 소리에

어머님의 차근차근

이야기하시던 말씀 소리가

귀에 와닿아 속삭일 것만  같네요

보낼 수만 있다면 붉은 단풍 

한아름 안아 어머님께 보내드리고 싶을

10월이 오면..

어머님과 단둘이 했던 그때 10월의

바하마 여행을 추억하며

둘만의 근사한 추억들을 떠올리면서

미소 짓고 싶어요

그리운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

사랑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미국에서 사랑하는 딸 드림

 

 

 

2013년 9월 7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