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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소리/오늘은 이런일이.....

Six Pack 복근과 Eleven 복근 이야기 1

by 프시케 psyche 2024. 9. 25.

 

 

 

 

Six Pack 과 Eleven 이야기 1


며칠 전

아들이 열심히 운동을 해 만든 6 Pack 사진과

팔뚝을 찍어 가족 카톡방에 보내왔습니다

 

 

아들이 이사진 올린거 알면 안되는 줄 알면서.. 살짝 보여드립니다.

 

그래서 내가 답으로

" 와... 6 Pack이다"  

"엄마는  Eleven이야

그랬더니 옆지기가 

아직도 "Eleven"이라고 우긴다며

놀려대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14년 전 

이런 대화를 또 한 적이 있었지요?

 

요 밑에 있는 글이

14년 전 나누었던 대화입니다

 

***

 

Eleven과 Six Pack

 

-프시케-


어?.. Six Pack이다..!!
옆지기는 옷 갈아입는 중 틈을 타
내 배를 흘끔 쳐다보고 한 말입니다..
"진짜?, 그렇지.. 그렇지.. 나 Six Pack이지"
점 점 숨을 들이쉬며 최대한 배를 
들이밀면서 우깁니다..
'그런데.. Six Pack 이 모두 꽉 차서
경계선이 전혀 안 보이는 데?"
금세 실망해서 조그맣게 이야기합니다..
"그래도 Six Pack 은 안 돼도..
Eleven 은 된다. 뭐... 봐!! 보라고..
그렇지.. Eleven 보이지?"
좀 더 옷을 들어 올려.. 양옆으로 들어간
일레븐 라인을 보이려. 노력을 합니다..
옆지기는 계속.. 한 바퀴 쉬~익 돌아보더니..
"음.. Eleven 은 맞네.
조금 희미하긴 하지만."
좀 더 분발하면.. 곧 선명해지겠네.
분발해 봐.'
그러면서.. 속으론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인정하려 들질 않습니다.

무슨 대화냐고요??
요즘 젊은 친구들은
복근 운동을 해
매끈하고 납작한 배를 자랑하며
배 양옆의 골이 들어간 것을
십일 자라고 하며.." Eleven" 
이라고 칭한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자.. 늘어가는 건 뱃살이라고.
몇 년 전부터.. 아침 산책하기 전
학교 갈 영준이를 깨우자마자
영준이 방에 누워 복근 운동을 하고 있답니다.
누워서 45도 각도로 다리 들어 올리기 50번
다리 세우고 양옆으로 뉘 우기 50번
다리 높이 들어서.. 양옆으로 옮기기 50번
클러치 50개씩 각 2세트
마지막으로 
다시 45도 각도 다리 들어 올리기 50번으로 마무리 
그리고 여자는 등이 이뻐야 한다 해서 하는 한 가지
더 추가한 
5파운드 아령 양손에 들어 올려
목 뒤로 굽혀주기 50번씩 2 세트.

이것이 제가 아침에 하기로 정해놓은 
Eleven과 Six Pack 복근 운동이지만.
매일은 안되고.. 일주일에 4번 이상은 하고 있지요.
가끔 아이들이 방학을 해 늦게 일어나는 날이면.
살짝 게으름을 피우기도 하지만.
이렇게 을 한 후
건희가 학교 버스를 타러 갈 때 따라나가
학교 버스가 떠난 후
민희와 함께 30분 정도 동네 한 바퀴 돌며.
사진 찍는 팔운동과 함께.
제가 하는 하루 운동량이랍니다.
이렇게 운동하면
날씬해질 법도 한데.
전혀.. 날씬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펑퍼짐한 모습이랍니다.
운동은 여러모로 반드시 살 빼기 위한 건 아니고

건강을 위해 꾸준히 하는 편인데.
정말로 나잇살은 빠지지 않는 게 문제지요.
그래서 저 위에 옆지기와 나눈 대화가.
제 배를 보고 저를 놀리는 말이었답니다.
그래도 희미하게 Eleven 은 보이는데.
그 가운데.. 소복한 살이 없어져 주질 않아
걱정인 제게 가끔 그렇게 놀려대는 통에
저를 분발하게 하여 더 열심히 운동하게 하곤 하지요.

아들 영준이도 이제 틴에이져가 되면서
Six Pack을 만든다고 고난도의
복근 운동을 하곤 하는데.
아침 학교 가기 전 샤워를 하고 나와.
자기 배를 가리키며 늘 저에게 보고를 합니다.
" 엄마.. 나 " Two Pack" 정도는 된 것 같지?
"치, 얘.. 엄마는 "Eleven" 생겼어 "
"하하하.. 그런데.. 여기 이렇게 볼록한 
젤로는 어떻게 해.. 이상한 Eleven이다.!"
"앞에서 보면 일레븐인데.. 옆에서 보면.
" D 야. 엄마. D...."
" 야.. 이 녀석아.. 네가 여기서 열 달 동안
늘릴 대로 늘려놓아서 그런 거 몰라?,
너 빨리 다시 뱃속으로 들어가.. 예전대로 물러놔!

내 배 돌려도.."


옆지기와.. 아들은
제배에 새겨진 "Eleven"을 도저히 
인정하려 들지 않습니다.
아무리 운동을 해도.. 없어지지 않는 
뱃살과의 전쟁.
다른 사람은 살을 빼려고 하지만
이렇게 나이 들어하는 운동들은
현상유지 밖에 안된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오늘도 슬그머니
체중계 위를 올라갔다 내려오며
줄어들지 않는 애꿎은 
체중계 눈금만 흘겨봅니다.

혹시 완전한 Eleven 복근 만드는 운동
알고 계신가요?


오늘도 빠지지 않는 뱃살을 보며
늘 놀려대는 옆지기와 아들의
귀여운 놀림을 눌러줄 
완벽한 Eleven을 만들어 
어느 날.. "You look wonderful tonight "
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날을 기다리며..
넋두리를 끄적여 봅니다..


2010년 1월 26일 화요일

 

 

*  ***

 

 

이렇게 오래전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이나 오늘

다시 한번 되새겨 봅니다

저렇게 6 Pack 만든다고 운동하던 아들은

미 해병대 대위가 되어 진짜 6 Pack을 만들며

운동을 열심히 하며 복무를 하고 있고

나는 아직도 아침운동으로

(한참을 쉬었지만)

요즘 조금 줄여서 

누워서 직각을 다리 들어 올리기 100번

누워서 다리세우고 옆으로 뉘 우기 100번

그리고 누워서 엉덩이 들어올 리가 50번

사이드 프랭크  오른쪽 왼쪽 1분 정도

프랭크 2분 정도

아이자세 1분

위를 향한 개 자세 1분

요가포즈 Tree 자세  왼쪽 오른쪽 각 2분

Worrier 자세 왼쪽 오른쪽 각 2분

Triangle 자세 왼쪽 오른쪽 2분

아래를 향한 개 자세 1분

그리고 아령 들어 목뒤로 꺾기 50번

이게 제가 아침에 일어나면 하는 15분간의 

복근 운동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짙은 Eleven 은 보이지 않고

여전히 희미한 11자와 가운데는 볼록한 젤로가

그대로인 몸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젊은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Eleven" 복근을 열망하는 저는

여전히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있는 거겠지요?

이제 " Eleven"  복근이 생길 리도 없건만...

아직도 터무니없는 욕심을 부리는 저는

철이 덜 들었을까요?

 

***

 

2024년 9월 23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