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E74hSNkoJgw?si=w7rH5eM3V9p3LAOn
나의 나무
- 류시화-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다
그 나무는 안으로 잎을 피운다
밤이 끝나지 않을 것처럼
폭풍이 세상의 나무들을 흔들어
아무 잎도 남지 않게 되어도
그 나무가 안으로 피운 잎은
스무 날쯤은 더 푸르다
내 안에 나무가 하나 있다
안으로 가지를 내어
희망의 높이에서 잎을 틔우는 나무가
그 잎들 사이로 일렁이는 햇살을
지금 이 순간에만 볼 수 있는 나무가
때가 되어 잎이 모두 떨어진다 해도
바람을 미워하지 않는 나의 나무가
***
다올이 와 아침 산책을 하고 왔다
나무들이 이곳저곳에 의젓하게 서있다
저런 나무들이
내 안에 자라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엊그제 딸아이 건희가 와서 이틀동안 산책을 아침저녁으로 같이 했다
아이가 학교 다닐 때 같이 하던 산책이 떠올라
기분 좋은 산책들이었다
건희 회사에선 하루 삼만보 걷기 대회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더더욱 아침저녁으로 1시간씩
걷기의 숫자를 올려주었다
ㅎㅎㅎ
올 때는 10등이었는데
집을 떠날 때 3등이 되어 갔다
아직 30일까지이니
몇 등이 될지.. 궁금하다
혼자 하면 둘 이하는 것보다 쉽지 않을 텐데
매일 애틀랜타로 올라가 같이 해줄 수도 없고
ㅎㅎㅎ
혼자 해야 할 일에
또 엄마는 고슴도치 엄마처럼
오지랖을 떤다
나의 나무가
내 안에 자라기를 바라며
산책길 내내
행복한 주말이었다
2024년 10월 8일 화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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