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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한치의 어김도 없이
이제 떠날 채비를 마친 듯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2024년도 이제
달력 한 장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21일 동안의 오블완으로
하루라도 안 놓치려
열심히 21일의 오블완을 마치며
함께 떠나려 하는 가을과
마지막 춤 한곡을 추고 싶습니다
***
가을이 신청한 마지막 춤.
-프시케-
아침 햇살이 눈 부신 아침
재잘거리는 새소리 정겨워라
촉촉이 맺힌 아침이슬 머금고 부르는 풀잎의 노래
소곤거리며 하루의 소망을 노래하네
따갑게 내리쬐는 강한 햇살에 부서지는 정오
겁도 없이 오르내리는 반짝이는 눈동자의 다람쥐
꽃잎 떨군 벚나무의 잎이 만들어준 그늘 다정한 눈빛
늘어진 가지 뻗어 손짓하며
가던 길 멈추고 쉬어가라 이파리 큰 눈으로 말하네
뉘엿뉘엿 스러져 가는 햇살의 오후가 지쳐갈 때
휘어진 활시위처럼 흐르는 분수대의 물줄기가 윙크를 하고
군데군데 철제 의자의 공간이 주는 속삭임은
어제보다 얼마나 더 성숙했는지 질문을 하네..
서산과 입맞춤한 후 숨어버린 햇살을
가두어 버린 검은 하늘에
귀뚜라미 우는 소리 그려 넣으면
반짝이는 별 하나 둘
더듬이에 앉아 흔들리는 밤..
가을 달빛은 선선한 바람을 입고 찾아와
슬픈 눈빛 닮은 뾰족구두를 신은
늦여름에게 마지막 탱고를
신청하네..
찬란했던 여름에게
가을이 멋진 갈색 마차를 타고
당도했나 봐..
수군대는 우체통 옆 넝쿨장미의 부러운 눈빛
***
낙엽
- William Butler Yeats-
우리를 사랑하는 긴 잎사귀 위에
가을은 당도했다.
그리고 보릿단 속에 든 생쥐에게도
우리 위에 있는 로완 나무 잎사귀는
노랗게 물들고
이슬 맺힌 야생 딸기도 노랗게 물들었다
사랑이 시드는 계절이 우리에게 닥쳐와
지금 우리의 슬픈 영혼은 지치고 피곤하다
우리 헤어지나,
정열의 계절이 우리를 저버리기 전에
그대의 수그린 이마에
한 번의 입맞춤과 눈물 한 방울을 남기고서
The Falling of The Leaves
-William Butler Yeats-
autumn is over the long leaves that love us,
And over the mice in the barley sheaves;
Yellow the leaves of the rowan above us,
And yellow the wet wild-strawberry leaves.
The hour of the waning of love has beset us,
And weary and worn are our sad souls now;
Let us patt, ere the season of passion forget us,
With a kiss and a tear on the drooping b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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