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추석인 추수 감사절을
교회에서 추수 감사절에 교인들과 지내는 일이 대부분이다
집에서는 따로 미국인들이 지내는 것처럼
터키를 굽고, 햄을 굽고, 치즈와 여러 가지 맛있는 파이 같은
음식들을 만들지는 않는다
이번 추수 감사절엔
딸아이가 좋아하는 갈비찜을 만들어서
딸이 사는 애틀랜타로 가서
하루 종일 시간을 같이 보냈다
딸과 만나기 전에
일하는 곳에 필요한 것을 District Manager, Sam에게
전달받으면서
맛있는 케이크를 선물 받았다
대부분 아이들이 집에 오는 게 맞는데
음식을 따로 만들지 않기에
게다가 일전에 대학 캠퍼스에서
교통사고 난 적이 있는 딸에게
2시간 반을 운전해서
복잡한 Thanksgiving 연유 하이웨이를
운전하고 오라고 할 수가 없었다
전날 저녁부터 만든 갈비찜을 맛있게 먹었다.
후식으로 맛있는 케이크를 먹었고
딸아이가 만들어준 맛차 라테까지 마시고 나서
딸아이가 보여준 얼마 전 종영한 한국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의
몇 가지 에피소드를 보았다
우리 집에는 tv 가 없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는 일이 흔치 않게 마련이다
간혹 잘된 드라마가 있다면
요약한 것을 컴퓨터로 보는게 전부다.
휴면드라마라 각자 가지고 있는
상처와 아픔 슬픔등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낸 에피소드 중
'은희와 미란'이의 에피소드에서
우정에 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학교 때부터 미란은 부잣집 딸이면서
가난한 은희의 절친이 되어주었었고
아이들한테 왕따를 당하던 은희를
멋지게 구출해 내는 우정으로
오랜 의리로 뭉친 친구관계지만
원래 이쁘고 인기가 많은 미란이
학교 동창들에게 늘 환호를 받는 반면
그렇게 이쁘지 않은 외모와
가정형편 때문에 늘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하곤 했다.
학교를 갈 수 없는 형편이었지만
미란이 주도한 은희의 자살소동으로
학교도 가게 되는 등
미란의 도움을 많이 받다 보니
평생 의리를 지키겠다고 다짐하며
여태껏
고향에서 생선 도매상을 하며
꾸밈없는 우정으로 제주도 고향에 남아 있는
친구들과 결혼은 안 했지만 가족같이 지내고 있다
그래도 은희는 미란이 자신에게 베푼 고마운
우정과 의리를 지키려 하지만
사람인지라
3번씩이나 이혼을 한
미란이 철없이 악의 없는 말에 상처를 받아
서로 다툼과 오해로 잠시 섭섭하지만
곧 화해하면서 둘의 우정으로 다시 확인한다는 이야기
요즘 보기 힘든 우정의 이야기라 그런지
눈물을 흘리고 공감을 하며 보았다.
미란으로 분한 엄정화 배우와
은희로 분한 이은정 배우의
명연기에 감탄을 했다.
특히 은희역의 이은정 배우는
정말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정말로 더 눈물을 흘리게 한 것은
" 엄마와 아들" 즉 "옥동과 동석"의
에피소드를 보며
눈물을 닦으며 잘 본 것 같다.
옥동은 남편이 배를 타다 일찍 죽고
딸마저 물질하다 죽게 되자
아들 동석과 자신이 살기 위해
친구의 남편이었던 부잣집 첩으로 들어가
철저하게 자신의 아들 동석이 보고 자신을
'작은엄마'라 부르라며
병든 큰마누라 병시중에 새 남편의 병시중까지 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전처자식들이 동석을 괴롭히고 때리는데도
한 번도 동석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
그로 인해 동석은 마음에 상처가 깊게 남는다.
오랫동안 차가웠던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응어리가 있지만
이제 말기 암 환자가 된 엄마가 마지막으로
새아버지의 제사에 동석도 참석하기를 원한다.
절대 가지 않겠다던 동석은
마음은 엄마에 대한 짠 한 마음에
같이 가기로 해 제사에 참석하지만
큰아들은 아직도 동석을 대하는 태도가 형편없다.
그때 처음으로 큰아들에게 동석의 편을 들어주는 엄마의 모습에
동석은 의아해하고
마지막으로 엄마가 가고 싶다던 고향과
처음 동석의 아버지를 만난 동네까지
같이 가주는 동석이다.
오늘길에 한라산에 가보고 싶다 하여 한라산 중턱까지는
엄마와 같이 가지만
눈보라에 날씨가 좋지 않아
동석이 혼자 올라가 영상만 찍어다 주었는데도
엄마는 마냥 좋기만 해 자꾸 영상을 틀어서 보고 싶어 한다.
짧은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어머니에게 그동안 엄마가 미워 끊었던
엄마가 끓이는 된장찌개를 끓여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다음 날 엄마에게 갔을 땐
된장찌개만 끓여놓고 엄마는 죽게 된다.
이 에피소드도 명배우
김혜자 배우와 이병헌 배우의 열연으로
더욱 빛났던 에피소드였다.
두 천재 배우들의 명연기 정말 볼만했던 것 같다
한창 이 드라마가 유행했을 때
대강 내용은 들었었음에도
자세히 보지는 못했는데
딸아이가
이런 정서를 이해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한글을 잊어버리지 말라고
한국영화며 한국 드라마를 보라고 했더니
이렇게 본인이 보고 좋은 내용의 것들을
엄마 아빠에게 권해 주는 딸이 대견하기도 하다.
스토리가 신세대 이야기도 아닌데
우리 정도의 나이인 사람들이 이해할 만한 내용들을
이해하고 엄마 아빠에게 보라고 한 딸아이의 정서가
혹시 애어른인가? 도 생각해 보았다.
오래전에 '응답하라 1988" 도
딸이 권해서 본 드라마였다.
오히려 우리 나이 때의 사람들이 이해할 만한 스토리의
"응답하라 1988" 을 보며 오히려
우리는 미국에 살아서 어중간한 정서가 이루어진 것 같고
미국에서 태어난 딸아이는 한글을 배우면서
오히려 한국정서를 더 잘 이해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아들은 멀리 떨어져 같이 할 수 없었지만
딸아이, 탄이와 함께
추수 감사절 시간을 잘 보내고 왔다.
탄이도 우리가 오랜만에 가니
드라마 보는 내내
옆에 앉아서 애교를 떠는 게 여간 귀여운 게 아니다.
오랜만에 보는 우리들을
언제나 꼬리 흔들어 반기고
배를 보이며 만져 달라는 탄이의 애교에
집에 혼자 있을 다올이 한테 조금 미안한 감이 있다.
저녁 늦게 운전하며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훈훈해져 기분이 좋은 추수감사절이었다
* P.S: 다올이는 우리가 도착하자 마자
탄이의 냄새를 킁킁거리며 감지한다
그래도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던
엄마 아빠를 반기며 언니와 탄이는
잘 만나고 왔느냐며 안부를 묻는다
2024년 11월 28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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