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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詩가 문득 내게 말을 걸어 올 때

꽃의 속도-이 규원

by 프시케 psyche 2018. 4. 17.







꽃의 속도


- 이 원규


덧나는 상처도 없이

어찌 봄이랴


섬진 마을의

매화가 

지기도 전에

젊은 황어떼가 지리산에 오르고

잠시 산수유꽃이

잉잉거리는가 싶더니

화개동천의 십 리 벚꽃도 

파장

아무래도 봄은 속도전이다


피고 지는 꽃이 그러하고

어이쿠,

무릎 한 번 치시더니

앉은 채

입적하신 노스님이 그러하니

나는 그저 어지러워

눈 코 입 귀를 틀어막을 뿐


만만디

척추 속에 차오를

늦은 고로쇠 수액을 기다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