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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詩가 문득 내게 말을 걸어 올 때

속도 -이 원규

by 프시케 psyche 2018. 4. 17.





속도


-이 원규-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는

인간들의 동화책에서만 나온다

만일 그들이 바다에서 경주를 한다면?

미안하지만 이마저 인간의 생각일 뿐

그들은 서로 마주친 적도 없다


비닐하우스 출신의 딸기를 먹으며

생각한다 왜 백미터 늦게 달리기는 없을까

만약 느티나무가 출전한다면

출발선에 슬슬 뿌리를 내리고 서 있다가

한 오백년 뒤 저의 푸른 그림자로

아예

골인 지점을 지워버릴 것이다

마침내 비닐 하우스 속에

온 지그를 구겨 넣고 계시는

스스로 속성재배 되는 지도 모르시는

인간은 그리하여 살아도 백년을 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