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프시케-
이 버드나무들은 매일 아침 산책하며 올해 4월부터 엊그제까지.. 제가 찍은 것입니다.. 점점 버드 나뭇잎이 풍성 해지지요??
이동영상은.. 바람에 나부끼는 버드나무의
나지막하고 느린 노래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제가 촬영했지요..
버드나무
-프시케-
어느 날은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미동도 않고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당신은
나이 드신 외할머니를 생각나게 합니다
어떤 땐.. 길게 풀어진 가지를
하늘하늘 흔들며
바람에 몸을 맡긴 당신은
흥겹게 콧노래로 찬송을 부르는
어머님을 생각나게 합니다
어느 여름날..
이 바람이 이리로 오라 하면
이리 가서 방긋..
저 바람이 저리로 오라 하면
저리 가서 방긋..
바람이 이끄는 대로
맞서지 않고
바쁘게 왔다 갔다
어떤 일에도 군말 않고
순종하는 어느 아름다운
하나님의 사람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드물게
집 뜰에 심어진 버드나무
이웃집 앞을 지나노라면..
수많은 이야기들을
기억나게 하는 당신은
언제나 내 산책길의
나의 책 읽어주는 친절한 친구입니다...
몇 번을 지나쳐도
볼 때마다..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말도 없이
몸으로 손수 보여주는 당신은
나의 지혜로운 스승님입니다
성경에도 많이 등장했던
당신의 이름은
예로부터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었나 봅니다..
생명의 나무로 상징이 되었던
당신은 늦게 까지도 푸른 잎을
간직 한할 수 있는 인내심으로
오래오래 한결같음을
배우고 싶습니다..
우물가에 심기면.
뿌리가 깊이 내려 우물을 정화한다는
당신은 진정 세상의 꼭 필요한 조용히
영향력을 끼치며 화평케 하는 당신의
침묵의 실천을 배우고 싶습니다..
유신 화랑이 우물가에서 물을 마실 때
물바가지에 띄워졌듯이
자신을 스스로 던져
위급함을 방지하기도 했던
멋스러운 선인의 지혜를
가르치기도 하는 그대 버드나무여..
비와.. 풍요와 생명의 의미를
가진 버드나무 당신은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여
지친 사람들을 쉬게도 할 수 있는
이기적이지 않고 베풀 줄 아는
자신의 존재보다..
더 좋은 것들을 제공하는 당신의
나눔과 베풂을 배우고 싶습니다
우물 옆에 서면.. 맑은 물과 그늘을..
포도밭이 심기우면.. 생명력과 풍성한 열매를..
적은 물로도 생명력을 이어가는
까다롭지 않은 검소와 수더분한 삶의 자세를
배우고 싶습니다..
나라에서는 나라의 번영과 성장을 비유했다는
당신은 늘 다른 것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사랑을 아는 겸손한 나무이더이다....
영화 Willow Tree 같은
우리의 인생에 많은 이야기를
던지는 당신의 그 의미 있는
사랑 때문에 방황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졌다는 것도 의외이지만..
어느 성인의 제자와 스승의 대화는
늘 내가 이 버드나무 앞을 지날 때마다
읊어보는 아름다운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어느 맑은 봄날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습니다
"스승님 저 나뭇가지는 바람이 흔들리는 겁니까?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리키는 곳은 보지도 않은 채
대답했습니다
"저것은 바람이 흔들리는 것도 아니고
나뭇가지가 흔들리는것도 아니며
무릇 흔들리는 것은 네 마음뿐이니라"
그렇습니다..
저의 잘못을 지적하는
좋은 예화이기도 합니다
사물을 보며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다른 사물에 책임전가를 할 때가 많은
내 마음을 보고 꾸짖는듯한
이 스승과 제자의 대화를
늘 이 버드나무 앞을 지날 때마다
되뇌어 봅니다..
바람이 흔들리는 것도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것도 아닌
내 마음이 흔들리는 것임을
어떤 상황에 있을 지라도
외부의 어떤 충격에도
곧바로 반응하지 않고
지킬 수 있는 맑고 정한 마음의
고요한 성격을 배우고 싶습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내 마음이라는 것을 되뇌며..
아직도 형성되지 않은
내 인격의 훈련을 위해
오늘도 버드나무 앞을
지나며..
남에게 늘 모든 것을 베풀면서도
늘 고개 숙여 겸손한
버드나무의 풍성한
사랑을 배우고 싶습니다..
느리게 느리게
너울너울
바람에 몸을 맡긴
버드나무의 노래가
내 귀에.
Adagio....
Adagio....
나의 노래여..
느리게..
느리게..
-버드나무 앞을 지나며-
이 자리는 여기 들어오시는 모든 분들께서
편안히 앉아서 쉬시라고..
특별히.. 고은님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올려놓았습니다..
이 버드나무가 있는 집의
아름다운 벤치와 Table입니다..
너무 운치 있지요??
제가 탄 커피도 드세요..
낙엽과 곁들여서..
2009년 10월 31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