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새벽
제가 찍은 새벽하늘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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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새벽
-프시케-
아침이면
열어놓은 창안 가득
밀려오는
비릿한 가을 새벽 내음이
내 부스스한 아침 눈을
깨운다.
가을 새벽
이싱그러운 아침 포옹에....
집안 공기와
바깥공기가
서로 하이 파이브 하듯
비껴가며 남기는
알 수 없는 어긋남에 고개
갸웃한다..
가을 새벽
향기 나는 공기의 자상한 친근함에......
미세한 먼지들 조차도
한줄기 들어오는
가을 공기 위에서 춤을 추듯..
즐거운 가출을 하는 발놀림들이
가볍다..
가을 새벽
경쾌한 첫 바람의 음률에..
운동복차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미끄러지듯
문을 여는 내 앞에
뒷짐 지고 웃고 있는 그대의 치열이
하얗다....
가을 새벽
부드러운 새벽 어두움에....
자욱한 안갯속을
소리 내며
따라오는 변함없는
내 발자국들이 노래처럼
즐겁다...
가을 새벽
이른 잠 깬 청아한 새소리에....
언제나
마주치며
익숙한 풍경들은
매일매일 다른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는 매무새가
화사하다..
가을 새벽
새로 입은 노란색 나뭇잎에..
희미한 물체들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는
그 또렷해지는 선명함이
신비롭다.
가을 새벽
서서히 걷히는 여명의 무대 위에....
이리저리
달라진 색의 풍경을 볼 때마다
눌러대는 셔터 소리가
명랑하다..
가을 새벽
조용함을 깨우는 그 정겨운 소음에..
이렇게 아침마다
새벽 공기의 꼬드김에
살며시 발뒤꿈치 들고
빠져나오는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마음
설렌다..
가을 새벽
콩 당거리는 수줍은 안개 향기에....
언제나 다른 새벽을
만나며 보일 듯 말 듯
은근한 미소 지으며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몽유병 걸린 환자처럼
늘 같은 시간의 새벽을
걷는다..
가을 새벽
은은히 퍼지는 새벽 향기에 끌려...
걸으며.. 걸으며 가슴 내밀어
맑고 고운
이슬 향기를 한 모금
마신다
가을 새벽
밤새 찾아 헤맨 새벽 샘을 찾은 듯..
더 밝은 아침이 오기 전에
이가을 새벽 한 줌
주머니에 살짝
넣었다가
새벽 공기가 필요한 그 누군가에게
꺼내어 보여 주며
자랑하고 싶다....
가을 새벽.. 한 줌을...
2009년 10월 12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