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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

가을 새벽

by 프시케 psyche 2020. 6. 22.

가을 새벽



 














제가 찍은 새벽하늘들입니다

 

 

 

 

****

가을 새벽

 

 

-프시케-

 

아침이면

열어놓은 창안 가득

밀려오는

비릿한 가을 새벽 내음이

내 부스스한 아침 눈을

깨운다.

가을 새벽

이싱그러운 아침 포옹에....

 

집안 공기와

바깥공기가

서로 하이 파이브 하듯

비껴가며 남기는

알 수 없는 어긋남에 고개

갸웃한다..

가을 새벽

향기 나는 공기의 자상한 친근함에......

 

미세한 먼지들 조차도

한줄기 들어오는

가을 공기 위에서 춤을 추듯..

즐거운 가출을 하는  발놀림들이

가볍다..

가을 새벽

경쾌한 첫 바람의 음률에.. 

 

운동복차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미끄러지듯

문을 여는 내 앞에

뒷짐 지고 웃고 있는 그대의 치열이 

하얗다....

가을 새벽 

부드러운 새벽 어두움에....

 

자욱한 안갯속을

소리 내며

따라오는 변함없는

내 발자국들이 노래처럼

즐겁다...

가을 새벽

이른 잠 깬 청아한 새소리에....

 

언제나

마주치며

익숙한 풍경들은

매일매일 다른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는 매무새가

화사하다..

가을 새벽

새로 입은 노란색 나뭇잎에..

 

희미한 물체들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는

그 또렷해지는 선명함이

신비롭다.

가을 새벽

서서히 걷히는 여명의 무대 위에....

 

이리저리

달라진 색의 풍경을 볼 때마다

눌러대는 셔터 소리가

명랑하다.. 

가을 새벽

조용함을 깨우는 그 정겨운 소음에..

 

 

이렇게 아침마다

새벽 공기의 꼬드김에

살며시 발뒤꿈치 들고

빠져나오는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마음

설렌다..

가을 새벽 

콩 당거리는 수줍은 안개 향기에....

 

언제나 다른 새벽을

만나며 보일 듯 말 듯

은근한 미소 지으며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몽유병 걸린 환자처럼

늘  같은 시간의 새벽을

걷는다..

가을 새벽

은은히 퍼지는 새벽 향기에 끌려...

 

걸으며.. 걸으며 가슴 내밀어

맑고 고운

이슬 향기를 한 모금

마신다

가을 새벽

밤새 찾아 헤맨 새벽 샘을 찾은 듯..

 

더 밝은 아침이 오기 전에

이가을 새벽 한 줌

주머니에 살짝

넣었다가 

새벽 공기가 필요한 그 누군가에게

꺼내어 보여 주며

자랑하고 싶다....

 

가을 새벽.. 한 줌을...

 

 

2009년 10월 12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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