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흐드러진 삼월의 아침
우리 집 앞에 핀 복숭아꽃 복사꽃 -프시케-
볼그레한 분홍빛 미소에
지나던 바람들도 가슴 설레는
새치름한 눈웃음
내 마음속 어느 곳이 이리
아름다울까.
짹짹이던 새들도
어찌할 줄 모르고
덩달아 힘이 솟는 봄날
복사꽃 흐드러진
삼월의 아침
다섯 장의 앙증맞은 꽃잎들이
하늘하늘
봄바람에 살랑일 때마다
내 마음에 출렁이는
분홍빛 부끄러움.
송골송골 비 온 날 맺은
하얀 물방울에도
웃음 띤 얼굴로
시리게 웃으며 서 있는 모습이
앞으로 맺힐 열매의 실함을
미리 볼 수 있는데.
드문드문 떨어져
흩어져 있는
한 잎 한 잎이 아니라
다섯 개의 예쁜 날개를
다 달고 떨어져 있는 그 모습은
애처로워라.
쌀쌀한 꽃샘바람이
심술궂은
버겁고 힘든 세파와 닮은 듯
견디다 못해
결국은 스러져 내려앉은
가엾은 복사꽃잎들에게서도
봄날은 이렇게
내 가슴 저 깊은 곳에
숨겨진 추억처럼
피어오르고
초록으로 솟아오르는
작은 들풀에도
반가움으로 달 뜬
내 호들갑만큼이나
더 기뻐서
깜박이며 소곤거리는
검은 점 박힌 기다란 꽃술이
어느 아름다운
여배우의 속눈썹만큼이나
길고도 길구나
화사한 3월의 아침
어제보다 더 짙어진
꽃분홍의 화장이
가지마다 아롱아롱
나풀나풀 하느작거리는
시폰 치맛자락 흔들며
봄나들이하는
봄처녀의 립스틱보다
더 화려하구나
복사꽃
화사한
이른 3월..
민들레와 수다를 떠는
분홍빛 미소의
어린 청순함이
돋보이는 봄.. 봄..
너는 벌써
현관 앞에와 날
기다리고 있구나
복사꽃
웃음 웃는 얼굴로..
2011년 3월 8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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