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을 꺾으며 II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잘 안 보이는 들꽃
이렇게 보아놓으니..너무 예쁘지 요청 초한 보랏빛
가까이서 보니..더 예쁜
꽃잎을 자세해 보세요..
보라..보라..보라..
여러 가지 섞인 꺾어놓은 들꽃
이름은 모르지만.. 진보랏빛 키 작은 들꽃
앙증맞은 꽃잎에 입 맞추고 싶지요?
이슬 머금은 들꽃
민들레
꽃병에 꽂기 전 한컷!
보라색 옷을 입은 꽃병에
가까이 보세요
좀 더 가까이
고개 숙인 녀석들 응 오는 동안 더위 먹어서..
노란 옷을 입은 꽃병에는 민들레와 진보랏빛 들꽃
민들레도 고개 숙인 녀석들은 더워서..
초록색 의자에도 놓아보고
좀 더 가까이
노란 꽃도.. 의자에 앉아보고 싶어 하네요
가까이
위에서도 찍어보았어요
정말 예쁘지요?
귀여운 꽃송이들
민들레와 진보라도.. 위에서
가까이서.. 생긴 건 란타나를 닮았는데
두 꽃병을 한자리에
위에서 두 개다..
나란히..
나란히.. 앉아서 책상 위에서 담소하면서 쉬겠다네요..
****
오늘은 토요일 영준이와 온 가족 이축 구장에 7:30에 갔답니다
옆지기와 목사님 영준이와 교회 친구들은 열심히 축구를 하고
싱그러운 새벽 공기와 함께 이슬 젖은 잔디 위를 걸어
저쪽 외진 축구장 쪽으로 가보았습니다
오늘은 잔디 깎는 날인지 윙윙거리며..
잔디 깎는 분은 바쁘시고요..
멀리서 보일 때 안 보이더니 자잘한 보랏빛 들꽃들이
방끗 웃으며 새벽 공기를 들이마시며 웃고 있네요
얼른 다가 가입 맞추고 싶어 지는 들꽃을 한 아름 꺾어왔어요
*****
들꽃을 꺾으며 II
-프시케-
초록 잔디로
눈이 시원한 아침
축구장의
갓 깎여진
풀냄새가 싱그럽다
아른아른
바람결에 흔들리는 너
가까이에서야 비로소
볼 수 있는
보라색 들꽃이구나.
공을 차는 아이들의
기합소리에도
초연히 앉아
긴 목 자랑하며
자기 일에 열중하는
연보랏빛 풀꽃은
옆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자신의 본분을 다하는
자기 분수를 지키고
연방 왔다 갔다
깎아대는 풀 깎기
기계가 윙윙거려도
언제 허리가 잘려나갈지
모르는 위급한 상황에도
너는 그냥
보랏빛으로 웃음 웃으며
허둥대지 않는 기품을
보여주고
드문드문
각기마다 거리를 두어
얼핏 보면.
풀과 섞여 보이지 않는
가냘픈 네 모습을
눈높이 낮춰 앉아야만
볼 수 있기에
나를 낮추는 겸손을
배우게 하고
한줄기를 보면
전혀 표 나지 않는 너의
가냘픈 모습도
한 줄기, 두 줄기 여러 줄기
꺾어 가슴에 안으면
화사한 보라색으로
뭉치면 힘이 된다는
합심의 모습을
스스로 보여주며
만개한 꽃잎은
손대지 않아도 저절로
투 두둑 떨어지며
이제는 갈 시간인 것을
손수 꽃을 떨어내
떠나야 할 때와
있어야 할 때를 가르친다
가까이서 보면
올망졸망 보잘것없지만
한 다발로 근사하게 묶어
화병에 꽂으면
돈을 주고 산 그 어느 꽃다발보다
소중해 보이는 꽃 자체로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
자연미를 선사하고
꾸미지 않아도 수수한
네 모습과
봐주는 이 없어도
언제나 그 자리에
피고 지는
너의 그 소박한 일상이
너무나 발전한
이 기계문명의 세상 속
산소 같은 위안을 주는구나
살랑거리며
흔들리는 바람결에
풍기는 듯
안 풍기는 듯한 향으로
있는 듯이 없는 듯한
풀꽃 향을 주면서
너무 튀지 않게
한 발짝 물러서 있는
함부로 나서지 않음을
은근히 보여주며
길쭉길쭉
거추장스러운
제 이파리조차
맨 밑에 남겨두고
단출하게
가느다란 몸 지탱하며
아무것도 갖지 않는
무소유를 가르쳐 주고
화려하지 않은 색으로
투명한 유리병에 꽂혀도
아무 불평 없이
들꽃의
순진한 웃음으로
하얀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고 싶게 하는
그대는
신비한
보라색 매력이 있나 보다
보라색으로
눈웃음 지며
내게 말 걸어준
들꽃에서
결코 의미 없지 않은
잔잔하고 소중한
인생의 교훈을
가슴에 한 아름 안는구나
사랑스러운 보랏빛
너의 순한 웃음 위에
입 맞추고 싶구나
2011년 4월 9일 토요일
'가족 > 지난날의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활절-회한과 모든 고통-Dog Wood의 전설 (0) | 2020.06.25 |
---|---|
커튼을 빨면서 - Black Coffee (0) | 2020.06.25 |
안개 자욱한 날에는 (0) | 2020.06.25 |
밤 벚꽃놀이-Natasha Dance (0) | 2020.06.25 |
벚꽃피는 계절에 황후가 되어 (0) | 2020.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