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단상
추임새
-프시케-
이른 아침 새벽하늘과 갈대
아침 산책길 가로등과 새벽하늘..
칠 년 전 오늘
나는 이런 글을 썼었구나..
추석 연휴라
모임이 많은 시간입니다
여럿이 모여 이야기할 때
추임새를 넣어 준다면?
누군가가 내 이야기에
추임새를 넣어준다면?
듣기를 잘하는 것
말하기를 잘하기 전에
듣기를 잘해야 한다고
어머님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 생각했던 대로
저는 올 추석에 이 한복을 입었네요..
2017년 10월 4일 아침
** 김초혜 시인님의
어머니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어머니
김초혜
한 몸이었다가
서로 갈려
다른 몸 되었는데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라게
난리일 줄
어이 알았으리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 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
어떠하리
추임새
-프시케-
같이 친하게 모이는 그룹이 있다
주일이긴 하지만 자주 몇 가정 정도가
늘 모여서 부부클리닉도 하고
세상 이야기도 하며 교회의 행사를 위해
모이기도 하고 음식을 나누며 친교 하며
이야기를 할 때 보면..
얼마나 화기애애한 분위기인지 모른다
저마다의 역할이 다 개성이 강하므로
늘 우리는 그 개성이 주는 즐거움으로
깔깔대곤 한다
균형이 적절하게 늘 깨지지 않고 유지되는
비결은 서로에 대한 배려.. 들어주는 자세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에 있지 않나 싶다
다른 사람이 말을 할 때
늘 턱 괴고 고개 끄덕여 가며 한 마디씩 덧붙여
감탄사며, 맞장구 같은 추임새를 많이 한다고
같이 모이는 분들이 내게 이야기하시곤 한다
잘 봐주셔서 추임새지
사실 어떤 사람들은 적잖이 불편할 수도 있으리라
말하는 사람의 말을 곧잘 다시 한번
말함으로써 듣고 있다는 표시를 하거나
오!, 아! 그렇구나!,. 어머! 어쩜!.. 그래요?
이런 식으로 추임새의 단어도 다양하긴 하지만
어떤 땐.. 내가 너무 한 건가 할 정도로
듣는 이들을 웃음으로 몰고 갈 때가 있기도 하다
오늘 아침 산책을 하며 이 추임새에 대해 생각을 했다
언젠가 읽은 기사 중에
박범훈 중앙대 총장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추임새는 '상대방을 추어올리다'
'치켜세우다'라는 뜻의 순 우리말로
북을 치는 고수가 창을 하는 사람에게
판소리를 잘하라고 얼씨구, 좋지, 그렇지,
잘한다!, 암만!, 그렇고말고!, 등으로
추어올리는 소리를 말한다
이렇게 말로 하는 추임새 외에
행동으로 하는 추임새가 있다고 하는데
그게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 슬픈 대목에서
얼굴을 슬픈 표정을 짓는다던가 기쁜 대목에서
웃기도 하고 대목마다 손뼉을 치는 행동으로서의
추임새가 있다고 한다
이렇게 추임새를 판소리뿐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 활력소로
가져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도 쓰셨다고 하는데
이 추임새를 통해
인정하고, 배려하고, 치켜세울 줄 아는 아름다운 사회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자 쓰셨다고 한다..
이분의 글에선
부부에게도 추임새가 필요하다고 한다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한마디로 칭찬이지만
적절한 방법으로 추임새를 서로의 배우자에게
하고 사는 삶이야말로
밋밋하지 않고 기분 좋은 기분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이 추임새야말로
아이들의 정서 발달이나 창의력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가끔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 추임새 대신
평가를 하거나 충고를 하지 않았나
잠시 생각을 해본다
아이들이 한 말이나 행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칭찬해주고 공감해 주기는
일종의 추임새의 한 종류이기도 하다
어떤 초등학교에서는 선생님의 말씀이나
선생님을 추켜세우는 것을 많이 한 학생에게
품격 상을 주는 시상제를 했다가
학부형들의 질타를 받았다고도 한다
추임새란 억지로 해서 되는 게 아니라
그 추임새를 하는 대상에 깊게 공감하고
마음에서 우러나올 때 더 빛난다..
마음에 내키지도 않는데 그것에 대해
감탄을 하고 추임새의 말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오래전 읽은 캔 블랜차드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에서의 내용처럼
칭찬과 추임새의 역할은 어느 정도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다
칭찬을 들으면 왠지 내가 그 칭찬에 맞지 않는 것 같아
늘 노력하며 정진했던 내 모습을 비추어 볼 때
비난이나 힐책.. 또는 잘못된 점 지적보다는
추임새, 맞장구, 감탄해주기, 상대방 말 집중해서 들어주기,
칭찬해주기는 어찌 보면, 일맥상통하는 상대방의 말 하는 것이나
그 사람의 장점을 존중하고 있다는 데 있는 것 같다.
모임이나, 부부관계에서나, 혹은 자녀들과의 관계, 직장동료나
친구들의 관계에서 이 추임새의 역할이 때론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추임새며, 감탄사를 자아내고, 말하는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은
늘 말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의미일 때가 많다
그 말을 경청하고 있다는 듣는 자세를 바르게 하기 위함이기도 하며
말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층 말을 즐겁게 할 수 있게 배려하고
북돋아 주게 하기 위한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반드시 그 말하는 주제가 내가 생각하는 생각과 일치하거나
공감이 가는 면이 많을 때.. 그 말 하는 사람의 감정으로 같이 감정이입이
되기 때문임은 아닐 때도 더러 있다
별로 공감되지 않거나, 내생 각과 같지 않을 때에도.
." 아...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이거나, '그랬군요!'.'아!'.' 음!...
이렇게 추임새를 하는 건 마찬가지다.
말하는 사람을 존중해 주는 자세다
그러나 너무 다른 생각이나 이야기의 주제가 동떨어질 땐
글쎄..
나도 아마.. 그런 추임새를 하는 일에 적극적이지 않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적어도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의 자세는
상대에게 듣고 있다는 표시는 해 주어야 될 것 같다
영어에서도 상대방의 말에 이런 맞장구로 인해
말하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가령
"I see.., um. Oh! , Is that so?.. Really? Wow, etc.."처럼 말이다
서로 소통이 이루어지려면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가 서로 잘 되어야 함을
늘 느끼는 바이다
다소 자기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그 이야기를 저지하고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끝까지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자세가 서로 존중을 하고상대방을 위한
소통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어떤 대화에서는
상대방이 말하는 주제가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그것을 바로 잡으려는.. 아니.. 자기 생각이 옳다고
자신의 생각을 그 자리에서 피력하는 행동으로
화자의 마음을 상하게 하거나 말을 끊어 놓는 일도 종종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들은.. 서로 많이 다를 수도 있고 같을 수도 있다
이런 대화를 할 때에는 그 사람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뿐이지
그 말이 전적으로 다 옳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상대방의 말을 듣는 훈련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우리 모두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이야기가
존중받고 가치 있게 받아들여지면서 흥미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 진다
내가 이야기할 때 상대로 부터 받고 싶은
듣는 태도를 나도 상대방에게 해준다면
상대도 내가 이야기 할 때
그런 태도를 취해 주리라 믿는다
그러므로 해서 존중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가 더 빠른 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간혹.. 나도 여러 번 들어 싫증 나거나 이미 아는 이야기..
혹은 그 분위기에 맞지 않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할 때
표정이나 행동에 추임새나. 맞장구가 아닌..
지루한 모습이나.. 싫은 기색을 보이지 않았나
뒤돌아보아야겠다
오늘 아침 문득 생각난 나의
추임새에 대한 작은 생각이다
2013년 10월 4일 목요일 아침 산책 중에 썼던 글을
2017년 10월 4일 아침 옮김
'가족 > 지난날의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림자 그리고 엽서 쓰던날 (0) | 2020.06.30 |
---|---|
자화상 (0) | 2020.06.30 |
가수는 입을 다무네 (0) | 2020.06.29 |
우울한 샹송 (0) | 2020.06.29 |
길에 시어를 심은 랭보처럼 (0) | 2020.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