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오래전
하루에 4장의 엽서를 4 사람에게
보냈던 젊은 날이 있었다
지나다 본 넝쿨장미가 흐드러진 담장을 지나며
본 느낌을 적기도
구름이 너무 예쁜 아침을 만났을 때도
하늘이 너무 파래 눈물이 날 것 같은 날에도
찌는듯한 더위에 지나던
지루해 보이는 어느 여름날
골목길의 고요한 적막이
묘하게 나를 감동케 할 때도
떨어진 낙엽이 뒹굴며
이리저리 사랑을 찾아 헤매는
가을 낙엽이 자신을
낮추며 내게 겸손을
가르치는 가을을 스쳐 갈 때에도
나는 하루에 4장의 엽서를
그날그날의 기분을
누구였던 그날 생각난 네 명의
가까운 사람들에게
보냈었다..
아..
지금은 손글씨로 쓴
그 엽서가 그리워지는
가을 아침..
내게 즐겼던
엽서 쓰는 마음과 닮은
이 시를
방문했다..
10월의 시
목필균
깊은 밤
별빛에 안테나를 대어놓고
편지를 씁니다
지금 바람결에 날아드는
풀벌레 소리가 들리느냐고
온종일 마음을 떠나지 못하는
까닭 모를 서글픔이
서성거리던 하루가 너무 길었다고
회색 도시를 맴돌며
스스로 묶인 발목을 어쩌지 못해
마른바람 속에서 서 있는 것이
얼마나 고독한지 아느냐고
알아주지 않을 엄살 섞어가며
한 줄, 한 줄 편지를 씁니다
보내는 사람도 받을 사람도
누구라도 반가울 시월을 위해
내가 먼저 안부를 전합니다
2017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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