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쓴 추억들이 가을처럼..
-프시케-
빛바랜 추억들이
가슴속
깊은 곳을
저마다 다른 가면들을 쓰고
가을처럼 방문했다..나를.
마른 낙엽을 밟으며
소리 죽여 오지만
낙엽들의 신음소리처럼
저마다 두런거리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갈색 흔적을
무표정한 가면의 얼굴로
남긴다
문득문득 멈춰 선 곳에선
노을빛 그리움이
번개처럼 스친다
보고 싶다..
그러나 가면 속 얼굴에선
읽을 수 없는 그리움
사무친 후회들도
가슴 한편
숨겨놓은 상자 안으로
꼭꼭 숨은
내 자아를
들여다본다
그러지 말걸..
그 후회의 가면 위에도
표정이 없다
꼭꼭 싸매 두었던
쌈지에선
꼬깃꼬깃 접힌
슬픔의 끝이
폐부 깊숙한 곳을
살짝 건드린다
아프다..
슬픈 가면 위의 얼굴엔
고통이 어리지 않는다
그러나 작지만 앙증맞은
기쁨의 환상들이
머릿속을 뚫고 나와
저마다 한 바탕
깔아놓은 내 밝은 기억의
멍석 위에서
춤사위를 벌인다
행복하다..
행복하게 웃는 하회탈 같은
가면만
지워지지 않는 웃음 웃는 얼굴
그리움도
후회도
슬픔도
행복도
모였다가
어느 순간
꿈처럼
어디론가
사라져 간다
내가 그 속에 있었다
이 모든 것들로 인해
보이지 않던
나 자신을 무의식 속으로
불러낸다
일제히 복제된
그리움으로
후회로
슬픔으로
행복으로
가면을 쓰고
나를 빠져나와
저마다
군데군데 서서
서로를 바라본다
그 어떤 것도
그 어떤 것에게
말 걸지 않는다
그렇다
그 어느 한 가지
나를 오래 붙잡을 수 없었듯이
어느덧 성숙해진 나의 의식은
적당한 간격으로 선
그들 사이를
들키지 않으려
나만의 현실이라는
또 다른 가면을 쓴 채
황급히 빠져나온다
이미 알고 있는 미로를
빠져나오듯
일상으로 걸어가는
나의 얼굴을 가린 그 무표정이
먼 회상의 무상이 련가..
오래전 핼러윈데이에 썼던 가면들..
김초혜 시인님의 시를 읽고...
가을의 시
-김초혜-
묵은 그리움이
나를 흔든다
망망하게 허둥대던
세월이 다가선다
적막에 길 들으니
안보이던 내가 보이고
마음까지도 가릴 수 있는
무상이 나부낀다
2017년 10월 31일 화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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