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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

꽃차 향 .. 어머니 생각

by 프시케 psyche 2020. 7. 2.

 

 

****

 

 

 

 

 

 

 

 

* 다올이 도덩달아  엄마 생각 중..

 

 

 

 

 

 

 

소금물에 담갔어요

 

이렇게 대나무 찜기에 골고루 펼쳐 놓았네요

 

 

 

이제 물을 붓고 스팀으로 쪄 주시면 됩니다

 

 

방금 쪄낸 재스민 꽃차입니다

이렇게 그늘에서 말린 다음

예쁜 병에 담아 보관하신 후 

드시면 됩니다

 

 

꽃잎이 그대로 동동 예쁘지요?

 

지인이 손수 만드신 공예 컵!

 

 

 

 

 

 

여기 여러 잔 준비했으니  오시는 분마다  향기로운 꽃차 한잔씩 드세요! 1

 

 

 

 

 

 

꽃차를 만들며 엄마 생각

 

 

 

-프시케-

 

 

하얀 꽃잎들 똑똑 따내어

파란 바구니에 한 송이 두 송이

가여운 꽃잎들 그대로 두어 봐야 하건만

 

그대들 향 내 속에 가두려

이기적인 짓하는 나를 용서하렴..

한 잎 한잎 딸 때마다

쓰디쓴 하얀 눈물이 뚝뚝 

이 무슨 슬픈 짓인지..

 

흐드러진 너의 풍성함은

어느 폭포수의 화사한 흐름이어라

어머니의 잔잔한

미소만큼 포근하여라

앉아서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괜스레 활짝 핀 꽃송이 피해

지금의 초라한 내 모습처럼

이미 시들어 말라버린

누런 꽃잎만 따고 있네

 

핑계는 솎아주어야 

더 많은 꽃잎이 필 거야  하고 자위하지만

손위에 남아

하얗게 끈적이는 네 흔적에는

눈물이 고이는구나

 

 

뽀얀 너희를

 소금물에 목욕시키고

대나무 찜기에

나란히 너희들을 눕혔지

방울방울 물방울 머금은

네 환한 얼굴은

아직도 방글방글 웃고 있는데

 

따뜻한 스팀 사우나를 한다고

생각하렴

그러면

너의 아픈 마음이

싹 풀릴 테니까

 

용서하렴

그 향기 두고두고 음미하고픈

나의  비합리적인 이기심을..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은

힘들고 어려울 때

슬프고 짠 한마음이 들 때

외롭고 고독한 어느 흐린 날

비가 주룩주룩 창가를 두드릴 때라던지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위로받고 싶은 날

나는 너희를 꺼내어

따뜻한 내 마음으로 우려낸

차를 마시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위로를 받을 거야..

미안해  꽃들아

사랑해  꽃차 향기야

 

방금 통화를 끝낸

내 사랑하는 어머니의

목소리에서

하얀 꽃향이 나네요

그리운 어머니와 마주 앉아 

어릴 적 추억 뒤적이며

찻잔에 떠있는 

꽃잎 하나하나에

향긋한 이야기로

수를 놓고파라

 

 

 

 

 

**

 

 

* 작년에 만들었던 재스민 꽃차가 떨어졌다

하얗게 핀 꽃송이가 소담스러운 아침

당분간 마실 꽃차를 만들며

방금 통화를 한 

어머니의 웃음을 떠올렸다

사랑하는 엄마

보고 싶어요..

 

 

 

 

 

2018년 5월 8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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