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족/지난날의 추억

오래된 분첩

by 프시케 psyche 2020. 7. 3.

 

 

 

 

 

오래된 분첩

 

-프시케-

 

분첩을 30년?

톡톡 가루분을 살짝 찍어

얼굴을 눌러줄 때면

내 오래된 분첩이

마치 내 피붙이 인양 정겹다..

 

 

차밍스쿨 선생님이신

희재 선생님은

Noevir Powder가 

좋다고 하셨다

 

동수 선생님은

화장을 하기 전과하고 나서의

매력이 엄청 다른 분이라

화장에도

차별화를 두어야 한다고 하셨다

 

지금은 화장도 귀찮아진 터라

민얼굴의 엄청난 차별화를 

느끼는 중이다

 

 

차밍스쿨에선

맵시있게 말하는 법과

바른 자세 걸음걸이와

너무 진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화장법

트렌디하게 옷 입는 법을

가르쳐 준다

 

몇 개월의 수업이 끝나면

직접 터득 한 화장법으로 메이컵 한 얼굴에

셀프코디를 한 옷들을

Formal, Casual, Evening 으로 나눠서

세 번의 Runway를 하며 

졸업 패션쇼를 한다

 

어떤 회사에서

근사한 화술과 

매너를 가르치기 위해

혹은 졸업 후 면접을 앞둔

취준생의 부모님들은

하이힐에 익숙하지 못한

딸들을 

이곳에 보낸

 

초보자들은

체조선수들이 하는

평균대 위를 하이힐을 신고 걷는다

높은 굽에 어설픈

학생들의 뒤뚱거리던 걸음도

졸업할 때쯤엔 제법

흔들리지 않고 하이힐을 신고 걷는다

 

올백의 단정한 머리에

화장의 마무리를

가루분인 이 Noevir Powder로 

했었던 것 같다

통통 튀던

피부의 탄력도

이 오래된 분첩은

말없이 토닥여 준다

 

 

희재 선생님의

예쁜 얼굴이 떠오른다

동수 선생님의

우아하고 세련된 얼굴이 떠오른다

 

 

그때 쓰던 그 Noevir 분을

Coti로 바꾼 지 오래지만

그 첫 번에 사용했던 분첩은

30년이 다 되어간다

 

 

옆에서 열심히 거울을 보는 

딸아이의 뽀얀 피부를 보며

30년 전의 내 피부를

오버랩시켜 본다

 

서정주 시인의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앉은 누님처럼

거울 앞에 앉아

30년 되어 가는 분첩을 보며...

 

엄마  내 나이보다 많은 그 분첩이

나보다 더 좋아?

딸아이가 눈을 흘기며 웃는다

 

 

 

 

 

 

 

2018년 5월 10일 목요일

 

 

*  낡아빠진 분첩을 보니

젊은 시절이 생각나네요

 

 

 

 

'가족 > 지난날의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번걸음  (0) 2020.07.03
앗! 뜨거워...  (0) 2020.07.03
엽기적인 그녀의 공은 어디에  (0) 2020.07.03
꽃차 향 .. 어머니 생각  (0) 2020.07.02
오월의 안부  (0) 2020.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