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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

이별 그리고 ..비

by 프시케 psyche 2020. 7. 5.

 

 

 

이별에 대한 단상

 

-프시케-

 

 

 

 

 

하늘이 잔뜩 흐리다

어제는 내다 널어놓은 이불이

잠시 장 보러 갔다 온 사이

소나기에 반쯤 젖어 버렸다

다시 Duvet Cover를 벗기고

세탁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또 빨아야 했다

 

비만 오면 누군가가 부르는 듯

우산을 쓰고

장화를 신고

추억의 길에 찾아가

하염없이 

저벅저벅 걸었던 것으로도

쉽게 체념되지 않던 

석연찮지만 확실한 이별의 찌꺼기가

비만 오면 

스멀스멀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그리움 되어

머리끝 정수리까지 차오르면

견딜 수 없는 

그 열기에 시원한

빗줄기가 떨어지는 

우산을 받쳐들고

추억 하나하나에

빗방울을 짝지어 주던 그 거리엔

아직도 비가 내리겠지?

넘치도록 타협하면서

내가 원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너무나 쉽게

그렇게 뻔한 사람이 되어간다

누군가는

실연이란

죽음을 미리 맛보는 것이라 했다지

죽음의 그 감정을

빗속에서 풀었구나..

사랑이 누군가의 속으로 걸어왔다

어느 날 어느 계절인지 모르게

걸어 나가는 것..

이것이 이별의 시초인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같은 날 같은 시에

각자의 사랑이 걸어 나가지는 않는다

계절의 경계가 모호하듯

사랑의 경계 또한

선명하지 않다

그래서 이별의 순간도

우리는 정의하지 못한다

 

 

2018년 8월 30일 목요일

 

 

* 이제 8월과 이별해야 하네요

이틀만 있으면

9월.. 이제 가을이 오겠지만

헤어지는 것은 늘 우리를 슬프게 하지요

내 2018년의 8월은 

또 이렇게 내 곁을 떠나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