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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

고슴도치의 매너

by 프시케 psyche 2020. 7. 5.

 

 

고슴도치의 매너

 

-프시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보면

서로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길 듣는다

점점 외롭고 소외된 삶을 사는 도시 사람들.

그들이 외롭지 않게 소통하는 법은 

어떤 방법이 있을까?

생각을 하다 보니

오래전 어떤 토론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친한 사람이면 다 알아야 하고

알고 싶고 서로 보듬는 것이 친한 것이며 친구다

라고 주장하는 팀과

아니다.  친한 사람일수록 적당한 간격을 두고

서로 존중을 하며 가야

오래 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팀.

저는 사실 전자가 더 인간답다고 느꼈고

그런 사이가 진정한 친구다.라고

반박을 한 적이 있지요.

그런데 얼마 전 조승연 작가님이 인터뷰하는 걸 듣고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습니다

조승연 작가의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게

각 나라의 언어를 배우다 보면

같이 배우는 게 그 나라의 매너라고 합니다.

매너라는 것은 

해야 할 말들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해서는 안 되는 말을 배우는 게 매너라고 합니다

조금 더 오래된 어머니나 할머니 세대

그러니까 농촌에서는 서로 아는 것

그러니까 누가 어떻게 생겼고

누가 언제 누구와 결혼을 했고

아이가 태어났고

누가 누가 어땠고

챙겨주고 아는 것이

 그 집안에 수저가 몇 개인지 까지 알면서

친하게 지내는 문화였다면

지금 대도시에 사는 신세대들은

갑자기 빨리 발전한 대도시에

얼굴도 모르는 많은 사람이 살다 보니

서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게 되면

침해로 느껴지게 되는 세대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서로 부대끼며 살던 사람들이

그것을 못 하게 되면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매너라고 합니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이 무엇인지 아는 것

알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아야 하는 매너..

 

예전에 파스칼이 고슴도치 두 마리가 오래

같이 가는 법을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고슴도치에게 가시가 있듯이

우리 인간들에게도 보이지 않는 

가시가 있다고 합니다

서로 가까이 가면 그 가시에 찔리기 때문에

고슴도치는 둘이 오래가려면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서로 찔리지 않고 가는 법을 터득했다고 하듯이

우리도 지금 세대에는

서로 방해하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가는 매너를

요즘 세대 사람들은 선호한다고 합니다

저도 사실 구세대라

신세대의 매너에는 그리 가깝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영락없는 구세대 사람이니..

가끔 아들딸에게도

너무 참견 해 고슴도치 엄마라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나인만큼

자기 자식 이뻐하는 고슴도치가 아닌

적당한 거리를 두고 같이 오래갈 수 있는

고슴도치 매너를 

익혀야 하는 때가 지 않았나 생각해 보는 아침입니다

 

 

 

2018년 9월 11일 화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