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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

이름없는 풀로 와도

by 프시케 psyche 2020. 7. 5.

 

 

 

 

 

 

 

 

 

 

 

 

 

 

 

 

 

 

 

 

이름 없는 풀로 와도

 

 

 

-프시케-

 

 

물에 "사랑한단다", " 감사한단다"라고 하면

아름다운 결정체를 보여준다고 하는

어느 시인님의 글을 읽고

언제나 만나는 모든 식물에

사랑한다고 하면서 말을 거는 습관이 생겼다

우리 집 앞으로 난 길의 아스팔트 사이를 뚫고

이렇게 피어난 풀들이

정말 대견하다고 생각해

말을 걸어보았다

이 아이들은 단단한 아스팔트로 덮인 

깊숙한 흙으로부터 열심히 싹을 틔워

이렇게 풀이되었다

비록 이름은 알지 못해

이름은 불러주지 못해도

앉아서 어루만져 보고

이렇게 사진을 찍어주곤 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집 앞에는 이런 풀들이 없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관리가 안 되어 있는 것처럼 보여

걱정은 된다

언젠가 이 풀들도 없애야 하는 날이

오겠지만

그날이 오기 전 까지는

열심히 눈길을 주고 손길을 주어야겠다

 이렇게 생명력 있게

시멘트 틈이라던지

아스팔트 틈새를 비집고 나온

이 녀석들이 정말 예쁘고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험난하고 힘든 요즘의

세상에 일어나고 있는 갖가지의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있는 힘껏 꿈나무들도

어디에선가

그 짓누르는 아스팔트 같고

시멘트 같은 세상의 불평등을 뚫고

이렇게 피어날 것이다

이런  난관에도

불구하고 인생을 가치있게 살려고 

노력하는 많은 이에게

이 작은 풀들을 보여 주고 싶다

가장 가깝게

나도 저 녀석들을 보면

힘이 나고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에게

잡초이고 성가신

도로의 미관을 해치는 

풀로 볼지라도

한 번이라도 더 말 걸어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게 만드는

이 이름 없는 풀들에게

이 아침 한 번 더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어루만져 줘야 겠댜..

이름 없는 풀로 와도

너는 아름답고 사랑스럽단다.. 내겐..

 

 

 

2018년 9월 13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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