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그 모호함
-프시케-
보랏빛 수줍은 미소가
안갯속에서
모호하다
하얗게 세상을 살포시 보듬은 모습이
모든 실체가 모호하다
나무와 나무 사이가 모호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가 모호하다
우체통 옆 넝쿨장미 빨간 꽃잎과
초록의 잎 또한 모호하다
자주 보아 아주 친숙해진
모든 삼라만상이
정말 모호하다
채워지지 않는 그 간격에
안개가... 모호함이 가득하다
무엇이 그들과 나의 사이를
채운 것일까?
모호한
그 무엇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나무와 나무가 적당한 간격으로 서있듯..
고슴도치가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얼마간의 간격으로 다니듯..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간격이 필요한 걸까?
채워지지 않는 허전한 모든 관계에
그대와 나 사이에
그녀와 나 사이에
그들과 나 사이에
모호한 그 무엇이 무엇이란 말인가?
잔뜩 구부린 고양이의 둥근 등과
네발로 꼿꼿이 위풍당당하게 선
다올이 의 쫑긋 한 귀 사이에
흐르는 모호한 저 감정은
무엇이란 말인가?
벽으로 타고 오르는 넝쿨과
수줍게 핀 나팔꽃 하늘 한 웃음 사이에
보랏빛 모호함이 또한
신비롭게 모호하다
관계와 관계 속에서
나는 그들에게
무슨 모호함을 주었을까?
알 수 없는 그들..
그 모호함이여...
갑자기 모호한 눈물이 흐른다..
안개 낀 아침...
아..
정말 모호한 아침이다..
2018년 9월 28일 금요일 아침
**
마음속 가득
모호함 자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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