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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

허리케인 마이클 , 그후 가을

by 프시케 psyche 2020. 7. 6.

 

 

 

 

 

 

 

구름과 햇살이 소곤대는  가을 하늘 

 

-프시케-

 

 

 

 

허리케인 마이클이 지나간 지

며칠이 지났다

별 피해는 없었지만

 전기가 나가 다음날

오후까지 전기 없이 지낸것 말고는

감사하게도 다른 피해가 없었다

우리가 사는 쪽을 

가운데로 지나가

만반의 준비로

뒤 포치에 있는 화분들을

 안으로 들여놓느라 분주했었다.

무엇이든 날아갈 만한 것들은

다 안으로 들여놓았고

심지어 쓰레기통까지

농구대에 끈으로

단단히 묶어놓고 보니

정말 겁이 나기도 했다

거의 1852년 이후

최강의 허리케인이라는

방송이 실감나지 않았다

이곳을 지날 때

바람이 70m pH로 분다 하여

외출 후 집에 와

혹시 몰라 식수를 그릇마다 받아놓으며

정말 마실 물도 없을 일이 생기면

어쩌나 걱정도 했었다

오후쯤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저녁 8시가 지나자

비를 동반한 강한 바람이 불어

 현관문 앞 복숭아나무가

휠 듯이 흔들렸다

다올이 쉬야를 시키려

우산을 들고나가면

우산이 뒤집힐 지경이었다

 

플로리다 파나마 시티 비치 쪽 상황은

호텔 유리창을 깨고

넘쳐 들어오는 물로

손님들이 대피를 하고

거의 9피트에 다다르는

해일이 더 위험하다는

뉴스를 들으며

언제 불어닥칠지 모르는 

지금보다 더 거센 바람을 

걱정하며 마음 졸이며

잠이 들었다.

더 거센 바람을  느낄 틈도 없이

새벽은 왔고

다올이 때문에 나간 밖은

암흑 그 자체였다

불이 다 나간 것이다

하늘은 검고

주위 또한 불빛 하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정말 세상이 다 검게만 보였다

아마도 지구의 종말이 올 때

이렇지 않을까 하는 

무서운 생각에

다올이 쉬야만 시키고

얼른 들어와

또 잠이 들었다

평소와 같은 아침이 왔고

나간 전기는 들어오지 않았지만

동이 터 날이 밝아 올 수록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마이클이 무색할 정도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감쪽같은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으로

새침을 떼고 있었다

불과 하루 사이에

세찬 비바람과

 전기 없는 암흑 같은 밤을 지나

아무렇지 않게

아침이 오는 걸 보며....

우리가 자주 여행했던

파나마 시티 비치 쪽으로

 피해를 입은 많은 사람들의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마음이 가볍지는 않았지만

살면서 우리의 힘들고 어려운 일들도

마치  어제의 허리케인 마이클처럼

분노의 얼굴을 하고

할퀴고 지나간 곳에도

여전히 밝은 해가 뜨고

잔잔한  바람이

콧노래 부르는구나라고

생각하니

문득....

 말갛게 파란 하늘을 지나는

가을바람 이 고맙고 

가을 냄새 짙은 나무들의

손짓이 반갑기만 하다

 

인생을 

 살아오면서도 우리에게

질풍노도와 같은 바람들도 있게 마련이지만

또한 이렇게 잔잔하고 조용하게

 마음을 어루만지는 

 가을바람의 산들 거림이 있었을 걸 생각하니

 

 여늬 때 보다도 더

파란 하늘 위에 수 놓인 

새 하얀 구름이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소근 거리는 모습이

더 정겨운 아침이다

 

 

 

2018년 10월 15일 월요일 

유난히 파란 하늘의 가을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