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이 의 아침 생각
-프시케-
다올이 녀석도 우리 집에 온 지
벌써 8개월이 되었다
힘든 상황에 있었던 강아지를
분양받아서인지
처음엔 잘 따르지 않고
시무룩하니 늘 슬퍼하고
어려서 이빨이 간지러워
자주 깨물곤 했다
지금은 많이 좋아져
이제 의사표현도 제법 한다
밤에 한두 번
밖에 볼일 보러 가고 싶으면
자는 나를 손으로 흔들어 깨운다
정확하게 나가서
볼일을 보는 녀석이
기특하기도 하다
아침이면 건희가 School Bus 타러 갈 때
꼭 따라가야 하는 줄 알고
건희가 나갈 때면
문 앞에 먼저 가서 기다린다
유난히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해
가끔 나갔다가도 들어오기를 거부할 때가 있다
그러면 가끔
집 앞 복숭아나무에 묶어놓고
바람을 쐬며 사색하라고 몇 분 정도
혼자 있는 시간을 준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거나
강아지가 지나가면
아는 척하고 싶어
짖어대기도 한다
얼마 전 복숭아나무에 묶어 놓았더니
조용히 앉아 사색하는 다올이 의
뒷모습이 너무 귀여워
찍어둔 사진이 있어 올려 본다
무슨 생각을 할까?
너무 일찍 떨어진 엄마 생각?
얼마간 같이 있었던 언니 생각?
다올이는 10마리 형제자매 중
10번째로 태어나 제일 젖을 못 먹어
약하게 컸다고 한다
우리 집에 오기 전
그래도 언니 강아지랑 같이 있다가
헤어져.. 아마도 그리울 것 같다..
가을바람이 시원하다고 큼큼거리고 있는 걸까?
가끔 내다보는 나를 돌아다보며
"엄마 나 더 있어도 돼요?" 한다
아이들과 동물을 좋아한다고
어머니가 종종
이다음에 시집가면
아이가 안 생긴다던
말이 생각난다
ㅎㅎㅎ
미신?
그렇게 아이들과 동물을 좋아해도
영준이와 아이리스가 있잖은가?
일주일만 있으면
보고 싶은 어머니가
오신다..
가을바람 솔솔 부는
잔디 위에 앉아
가을 사색에 빠진
다올이 의 모습에
왠지 나도 깊은 사색에 빠지고 싶다..
어머니가 오시면
무엇을 할까도 생각하면서..
2018년 10월 17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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