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엄마의 마음을 싣고
-프시케-
엄마는 늘
아이들의 추억을 먹고사나 봐
아름다운 시어도
늘 아이가 되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이들의 어린 시절이
모두 시어가 되는 거야
몸은 나이 들어
주름 잡힌 엄마의 눈엔
늘 어릴 적 아이들의
모습으로 가득 찬
그 영혼은 늘
젊은 거야..
아이들이 쓴 손 글씨 하나
버리지 못하는 엄마의 마음은
잔뜩 쌓여만 가는
추억의 더미에서도
아이들의 보석 같은
기억들을 하나하나 찾아낼 수 있거든..
언제나
가슴속에
차곡차곡 보관해 두는
아이들의 노랫소리
아이들의 크레용 색깔들..
글을 쓸 때
생각나는 시어들처럼
아이들과의 그 지나간 시간들이
엄마에겐
아름다운 시어들인 것을..
날아가는 새 등위에
싣고 가는 엄마의 마음을 그린 아들
무지개를 적셔
풀어놓은 파스텔의 파도 위를
자전거를 타고 가는
두 아이
오빠와 동생이라며
새등 위에서 안전하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라고 했던가?
아이의 마음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어들이
가득하게 향기를 담아
어느 날 문득
시어가 되어
엄마에게로 날아들고
아이가 걸어가는
저 파란 하늘 밑에
사랑이 둥둥 구름처럼
엄마의 마음을 사로잡으면
아..
내가 건져야 할 아련한 시간.
아이의 사려 깊은
생각은
엄마의 검은 바다 위에서도
빛으로 빛나는 등대
그 어느 단어보다
아름다운 그 언어가
내 아이들의 깊은 영혼 속에서
맴돌던
또 다른 나의 시어가 되네
외로울 때나
슬플 때에도
그 시절 영혼의 고른 숨소리가
내게 늘 마음의 미소주는
아이들의 마스터피스
너희들의 그 웃음이
내 아름다운 시어들인걸...
* 청소를 하다 발견한
아들의 어릴 적 그림을 보다가..
미소 짓는 아침..
2019년 1월 14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