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
-프시케-
슬픔은 과연 나를 기쁨을 위해
준비시키는 것일까?
무참하게 쓰나미만큼의 강력한 힘으로
모든 것을 쓸어가 버린 후
새로운 기쁨이 들어올 공간을
발견할 수 있도록?
과연 내 가슴의 가지에서
빛바랜 잎들을 떨구어내고
새잎이 자랄 수 있도록?
슬픔은 때로
썩은 뿌리를 뽑아버리고
그 아래 마치 어린이를 뽑아내고
새 영구치를 자랄 수 있게 하듯..
새 뿌리가 자랄 수 있는 공간을 갖게 한다고 한다.
슬픔이 내 가슴으로부터 흔드는 것마다
훨씬 좋은 것들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시인 루미는 말한다..
슬픔이 가끔은
우리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앗아갈 만큼
절망적이어도
그 자리를 메울 그 다른 기쁨들을
줄 것이라는 것을
슬픔에 차 있을 땐 미처 깨닫지 못한다
슬픔이 작은 가슴에 가득할 때
보이지 않는 또 다른 그 어떤 것들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무너지고 아파하고 슬퍼한다
"상처 난 곳을 외면하지 말라
붕대 감긴 곳을 보라
빛은 그 상처가 난 곳을 통해 네게 들어온다"
루미의 시는
상처를 통해 들어오는 빛과 같다
상처를 받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삶은 영혼이 자신에 대해 읽는 책이라 했던가?
아직도 읽히고 있는 내 삶이라는 책...
잠시 어두운 장이 있다고
이 책이 어둡게 끝난다는 보장은 없듯이
다음 페이지에 일어날 일은
읽기 전에 아무도 모르듯이
좋은 결론의 책이 되기 위한
아름다운 삶의 과정을
때론 어둡게도.... 밝게도...
쓰이기 때문일 것이다
고통이 열어주는 진정한 길
고통은 지나가고
아름다움이 남듯이..
우리의 삶은 늘 고통만 있는 것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우리는 때론 고통과 슬픔이
온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떠안고 버거워할 때가 많다..
쉽게 벗어던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오래 간직해서 좋아질 일은 없는....
슬픔을 벗어던지고
기쁨이 올 자리를
비워 두어야겠다.
*** 왠지 엄마가 한국으로 돌아가신 후
계속 우울하고 슬픈 감정이 계속된다
하찮은 일에도 눈물이 흐르고..
바람만 스쳐도 허한....
이럴 때 문득 꺼내 읽은 책의 한 구절이
나의 마음을 위로한다
날이 차다
서리가 잔디에 하얗게 내려 빛난다
안에서 내다보는 창안에 하얀 김이 서려있다
감기엔 생강차가 더 낫겠지?
감기가 아직도 기세 등등하다.
2019년 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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