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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Movie I watched

영화 "어느가족(Shop Lifters)" 이야기

by 프시케 psyche 2020. 7. 7.

영화 포스터

 

쇼타와 유리

 

노부요, 유리, 오사무

 

 

 

취조받고 있는 노부요

"낳은 사람만 엄마인가요?"

 

아키와 하츠에 할머니

 

유리

 

화목해 보이는 "어느 가족 "  출연진

 

좀도둑질을 하는 오사무와 쇼타... 그리고 해맑은 유리

 

쇼타

 

유리

 

하츠에 할머니 (지난해 9월 15일 14년간의 유방암 투병으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유리를 위한 바다로의 여행

 

오사무와 쇼타

 

바닷가에서 조용히 읊조리던 말 " 다들.. 고마웠어"

 

 

 

****

 

어느 가족 (Shoplifters) 을 보고

 

-프시케-

 

 

2018년도 칸느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받았다고 해서

본 영화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

일본영화는 그다지 많이 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이

감동적이다

혈연이 아닌 관계로 구성된

남편이 다른 여자에게로 떠난 하츠에 할머니 역의 키키 키린

일용직 건설회사에서 노동판에서 일하는 오사무역의 릴리 프랭키

세탁공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노부요역의 안도 벚꽃 

유사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는 아키역의 마츠오카 마유

오사무와 늘 가게에서 늘 훔치는 소년 쇼타 역의 죠 카이리

부부싸움이 잦은 집에서 맞고 자란 아이 유리역의 사사키 미유

 

가족의 생계는 하츠에 할머니의 연금에 의지하지만

가족들은 때때로 생필품이나

음식등을 동네 슈퍼나 가게에서 훔쳐다 생활을 한다

물건이 상점에 놓여있을 때

누군가 사지 않은 물건은 주인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오사무는 쇼타와의 좀도둑질을

정당화한다

학교는 집에서 공부할 수 없는 아이들이 간다는 말로

쇼타를 이해시키려 했고

저마다 사연 하나씩을 품은 채

하츠에 할머니의 집에 모여

비좁지만 웃으며 각자의 일에

충실하며 살다가

오사무와 쇼타가 물건을 훔쳐 돌아오는 길에

언제나처럼 밖에 혼자 나와 있는

유리를 집에 데려 오면서

전과 같지 않은 일이 벌어질 기미가 보인다

온몸에 난 상처를 보고

학대받고 살았다는 걸 한눈에 알아보는

노부요는 소란스럽지 않게 유리를

모성애로 보살핀다

유리의 친모는

남편한테 맞을 때마다

유리에게 옷을 사주고

분풀이로 아이를 때렸는지

허름한 옷 대신 새 옷을 사주겠다고 하자

안 때릴 거냐고 묻는 유리의 모습이 측은하다

오사무 또한 다른 아빠와 아들처럼

쇼타에게 다정한 아빠 소리를 듣고 싶어 하지만

동네 아저씨가 유리를 데리고

도둑질하는 것을 알고

"동생한테는 이런 일 시키지 말라"는 

말에 점점 도둑둑질에도 회의를 느끼고 있다

바다게 가보지 않은 유리를 위해

온 인원이 바다를 다녀온 며칠 후

하츠에 할머니는 끝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노부요의 의견에 따라

할머니의 연금을 계속 타기 위해

시체를 뒷마당에 오사무와 함께 묻고

연금을 계속 수령하며 생활하던 중

몇 달이 되어도 찾지 않던 유리의 친부모가

유리의 실종 신고를 내고

유리의 머리를 자를 후 위장하고 살고 있다

쇼타는 가게 주인의 말을 따라

오사무에게 유리는 도둑질에 가담시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표현하려 하지만

오사무는 무시한다

그래도 쇼타만은 유리를 예외 시키고 싶어

가게 앞에 세워 놓고 들어갔지 만 만

따라 들어와 훔치는 것을 본 쇼타는

가게 종업원들의 시선을 본인에게 돌리려

양파 한 자루를 일부러 들키게 훔쳐 달아나다

높은 육교에서 몸을 던져

다리를 다친다 그 덕에

부모인 줄 아는 오사무와 노부요가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들의 수상한 가족 구성이 

발각된다

 이 영화의 백미가

노부요의 취조 과정에서

모성애를 자극하는 질문에서

복받치는 울음을 우는 장면인데

칸느 영화제 심사관이었던

케이트 블란쳇이 극찬했다고 한다

연기가 정말 감탄할 만했다

남편을 다른 여자에게 빼앗겨

자식들에게서 받을 사랑도 빼앗긴

하츠에 할머니의 상처

맞고 살던 노부요를 도와 남편을 살해를 

돕는 과정에서 눈 맞아 같이 사는 

오사무 부부의 비밀스러운 상처

무슨 연유 지는 몰라도

자기 동생의 이름을 가명으로 쓰며

유사 성매매 업소에서 돈을 버는

가족을 떠나 사는 아키의 상처

부모가 파친코에 미쳐 자동차에

방치해 둔 것을

노부요 부부가 데려다 키우게 된

쇼타의 은밀한 비밀

불행한 부모 밑에서

사랑받지 못하고 학대받아온

유리의 상처까지 한다면

이 구성원들은 하나같이

가정으로부터 받은 상처로

아픈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 상처를 안고 같이

부대끼며

가족 아닌 가족 형태로

모여 사는 이 가족의 형태도

어쩌면 

겉은 가족인데 사랑이나 배려가 없는

겉 다르고 속 다른

이미 파탄난 가족의 형태보다

더 끈끈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같이 밥을 먹은 사람들이 식구라고 했듯이

반드시 혈연이 아니라도

따뜻한 밥을 같이 먹을 수 있게

모인 이 가족도

혼자 먹는 사람이 많아 

혼밥 시대가 된 지금의 혼자된 가족보다

덜 외롭지 않을 까?

낳고 싶어서 나은 게 아니라는 말을 들으며

밖으로 내몰린 어린 유리의 마음에도

비록 친엄마가 아니라도 따뜻한 사랑을 주며

안아 주었던

노부요를 평생 그리며 살지 않을까?

쇼타에게서 그렇게 듣고 싶어 했던

"아빠"라는 말을

마지막 날을 같이 보내고 떠나는

버스에서 했던 쇼타의 마음에도

오사무는 이미 다정한 아빠였을지 모른다..

비록 남편에게 버림받았던 하츠에 할머니도

자식 하나 없던 그를 

같이 살면서 돌보아준 이 구성원들이

진짜 마음속 자식들이었는지 모른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의

시간이나 공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지

보여주고 싶어"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말처럼

우리 가족

지금 같이 하고 있는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렇게 평범하지만

빛나는 순간순간을

같이 하며 여기까지

왔다는 그 사실에

참으로 감사하고 싶은 게

이 열을 보며

느낀 내 감상이기도 하다

 

 

이 가족의 상처를 치유해준

서로에 대한 끈끈한 유대의 끈이

좀도둑질한 물건들이 아니라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준

각자 가지고 있던

따뜻한 사랑이었음을

그들은 그저 평범하지만

빛나는 순간을.. 시간을

훔쳤을 뿐이라는 것을..

 

 

 

2019년 2월 28일 목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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