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때
영화 "바닷 마을 다이어리"를 보고
-프시케-
얼마 전 "어느 가족 이야기"라는 영화를 보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들이 이미 오래전에
상영되었던 것들이라
아마도 오래전에 보신 분들은
이미 보셨을 것 같습니다
감독의 영화를 풀어가는 방식이
가족에 대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헤쳐나가는 잔잔한 행복들을 다룬다는 것에
매료되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만들 때
어떤 실제 상황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되
조금은 슬프고 비극적인 기사나 뉴스에서 본 이야기를
판타지와 현실을 교묘하게 잘 엮어서
너무 비극적이지 않게 아름다운 영상을 만드는 재주가
있는 감독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영화는 일본의 만화 원작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흔히 일본 사회나 우리가 볼 수 있는
재혼 가정의 문제.. 이복형제나 자매에 대한
시선을 다르고 아름답게 풀어간 내용이 참 예쁘기도 합니다
작은 바닷가 마을
카마쿠라라는 마을에
아버지가 다른 여자를 찾아 집을 떠난 후
세 자매와 어머니가 남겨지지만
어머니 또한 자신의 삶을 위해 떠난 집에
큰언니 사치, 둘째 요시노, 셋째치카가
오래된 이층 목조 건물에 정원이 있고 매실나무가 있는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큰언니 역의 사치는 아야세 하루카라는 여배우가 열연을 했고
둘째 요시노는 나가사와 마사미 여배우가,
셋째 치카는 카호라는 여배우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배다른 동생 넷째로는
일본에서 국민 여동생급의 배우 히로세 슈즈라는 배우가 열연을 했다고 합니다
오디션에 온 히로세 스즈를 보고
감독이 정말 만화에서 주인공 스즈가 온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비슷했다고 하네요..
저는 우리나라 배우 이병헌의 아내 이민정인 줄 착각했을 정도로
닮았답니다
이야기는
오래 떨어져 있던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되고
장례식에 가서 본 어린 아들이 딸린
셋째 부인과 둘째 부인의 딸인 스즈를 보게 되고
돌아가시기까지
아버지를 돌 본건 셋째 부인이 아닌
아직 학생이지만 어른스러운 스즈였음을 알고
유산은 셋째 부인과 어린 아들을 위해
다 줘버리고 대신
스즈에게 같이 살 것을 권유해
같이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잔잔하고도 끈끈한 자매애를 볼 수 있게 해 준 영화입니다
큰 언니인 사치가 막내로 스즈를 받아들이자고 할 때
둘째나 셋째도 아무 반대 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우리 동양 사람들이 가진 윗사람에 대한 순종을
보게 되기도 하고
아버지를 빼앗긴 여인에게서 난 스즈를
아무 부담 없이 받아줄 수 있는
넓은 아량과 용서..
요즘에 벌어지고 있는 재산 싸움이라던가
친 형제자매도 헐뜯고 미워하는 세상
지금 막 화제가 되고 있는 모 신문사 사장의
아내 이야기가 오버랩되면서 더 가슴이 따뜻했던..
이모할머니 말씀에
" 네 아버지를 빼앗아간 여인의 딸"인데
용서가 되느냐는 질문에도 다 묻고
받을 수 있는 아량..
네 명이 서로 성격이 다르다 보니
의견 차이도 있고 토닥이며
보통 자매들이 다투듯.. 옷 가지고도
생각 차이로도 다투지만
중요한 결정이나 집안일에는
전적으로 언니의 의견을 존중하는
위계질서도 있는.. 참 따뜻한 이야기..
벚꽃이 흐드러진 벚꽃 터널을
자전거로 달리는 스즈와 남자 친구라던지
일본 전통의상인 유카타를 입고
불꽃놀이를 한다던가
축구반 친구들과
"바다고양이"라는 이름의
식당에서 잔멸치 덮밥을 먹는 장면
오래된 식당 주인 부부와
이 네 자매의 친분..
집에 있는 매실나무의 열매를 따
매년.. 자신의 이름을 열매에 새겨
매실주를 담는 모습들..
특별하지 않지만
하나하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장면들입니다
첫째는 간호사로 일하면서
아내가 아픈 병원 의사인 유부남을 사귀는 장면에선
어쩌면 사치가 스즈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이유 같기도 한..
말하자면 자신의 입장과 스즈의 엄마 입장이 같아서?
하는 생각도 해보게 했지만
결국 미국으로 공부를 하러 같이 떠나자는
마지막 제안에는 고사를 하는
그래서 동생을 돌봐야 하는 큰언니로서의
책임감으로 자신의 잘못된 사랑을 버리는
큰언니로서의 결단..
늘 마음이 약해 사귀는 남자들마다
돈을 뜯기는 둘째 요시노의 남자 보는 눈..
특이한 사 차원적인 별난 성격의
셋째 치카는 스포츠 용품점의 점원이지만
늘 발랄하고 즉흥적인 성격이
늘 긍정적이고
넷째인 스즈는 아버지와의 추억은 있지만
언니들에게 누가 될까 봐
이야기를 아끼며 언니들의 사랑에 늘 고마워하는
속 깊은 어른 같은 막내로
서로를 아껴주며 이끌고 사랑하고 감싸는
가족 사랑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입니다
바다고양이 식당 주인아줌마의
"죽음 앞에서도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느낄 수 있는 행복"이라는
말을 주인아저씨에게서 듣고
스즈가
아버지도 같은 말을 하셨다면서
언니들에게 이야기를 하자
큰 언니가
이렇게 이쁜 여동생을 남겨주신 것을 보면
아버지는 좋은 분이셨을 것이라며
생각하는 장면에서는
진정한 용서와 사랑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참 좋았던...
죽음과 맞닿아 있어..
아버지 장례식도 나오고, 할머니 제사도 나오고
동네 단골 식당 아주머니의 장례식이 나오는
조금은 무거울 것 같은 영화임에도
너무 슬프거나.. 충격적이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여지는 모습들이
죽음보다는 현실에 더 충실하려는 모습들에
검은 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무겁게 보이지 않았던 듯합니다
수채화 같이 아름다운 영상들 또한
볼만한 영화입니다
바다고양이 식당에서 나오는
잔멸치 덮밥의 맛이 궁금해지기도 하는
그런 영화였답니다
2019년 3월 6일 수요일 아침
봄이라 그런지 이 벚꽃 터널 장면이 너무 예쁩니다
언니가 막내 스즈의 머를 잘라주는 다정한 모습
바닷가에서의 네 자매
가을날.. 집 툇마루에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는 모습
추운 겨울 밖을 내다보는 스즈
이분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입니다
아버지가 즐겨 찾던 장소에서의 네 자매의 따뜻한 모습
매실을 따는 스즈
참 예쁘지요?
스즈의 방에서 매실나무를 내다보는 밤
먹는 장면이 참 많이 나왔던..ㅋㅋㅋ
유카타를 입고 불꽃놀이 하는..
동네 단골 식당 "바다고양이" 안에서
이게 밖에서 본 식당입니다
바다고양이" 식당 이름이 좀..
이게 바로 그 식당에서 아이들이 사 먹는 잔멸치 덮밥이라네요
전갱이 튀김...
우리가 플로리다 파나마 시티 비치에 가면 많이 잡는 전갱이네요
정말 맛있어요
해물 카레..
이런 음식들이 영화에 등장하네요
이렇게 생겼는데.. 맛은 어떨지.. 멸치가 혹시 뱅어?
스즈가 맛있게 먹고 있어요
단골 식당 아주머니의 장례식 후
바닷가를 걸으며 이야기하죠
" 죽음의 순간에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행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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