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 나의 힘?
-프시케-
요즘 블방엔
피사체.. 모델... 이런 말이 자주 눈에 띈다
아재님… 아니 잘 둔 조카가 그리신 그림 중에
골프에 특별한 재능을 지닌 어느 분을
그린 그림이 마음에 무척 들기도 하고
다른 분의 멋진 샷을 하시는 그림이
너무 부럽고 질투가 나서
나도 26년 전 어느 파티에 갔다가
캐리커처라고 그려준 그림이 생각나 올려 본다
이슬 님의 어느 사진 전문가분의 피사체가 되신 글
또 한 분 미호 님의 아름다운 피사체 글을 보니
나는 피사체인지.... 모델인지... 어느 것에 해당하든
그려진 모습을 오랜만에 감상도 하고
오늘 건희에게 보내준 시도 다시 음미할 겸
아재님 포스팅의 골퍼는 아주 멋진 나이스 샷 후의
Follow Drawing의
근사한 모습인데
나를 그리신 미국분은
골퍼의 초보답게 "어머나.! 내가 친공이 어디 갔지?" 하는
그 공을 알을 낳은 암탉이 품은 모습을 그려주셨다
내가 골프 초보자지만 골프를 좋아한다고 하자
이렇게 유머를 품은 풍자화를 그려주었던 듯싶다
아재님.. 아니 잘 둔 조카님이 그리신 멋진 샷을 날리는 모습도 아니고
미호 님이 포스팅하신 아름다운 모습도 아니지만
오랜 추억을 더듬으며
이것도 한 번의 피사체.... 혹은 모델이었던가?
빛바랜 낡은 사진을 들여다보듯..
액자의 걸려 있는 이 그림을 보며
지난 시간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미소를 지어 본다..
그러면서
어제 대학 첫 강의를 들으러 가는 건희에게
편지를 쓰면서 보내 주었던
기형도 시인의
"질투는 나의 힘"
이라는 시를 적어본다
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 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사실 첫 번째 시로
정현종 시인의 "모든 것이 꽃봉오리인 것을"
보내려 했는데
이시는 오늘 보내기로 했다..
2019년 8월 15일 목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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