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희 3살 때 Indian Spring Park-야외 예배..
내 마음 한가운데 빈 배를 뛰우며..
Indian Spring Park에 다녀오다
-프시케-
교회에서
야외 예배를 가곤 하던 곳..
오래도록 가 보지 못했다
이곳에서 나오는 약수는
멀리 타주에서도 받으러 온다는데
정작 나는 한 번도 약수를 받아 온 적이 없다
건희가 어렸을 적
그곳에서 찍었었던 사진에
배들은 여전히
호수도 여전히
모든 자연은 그대로다
다만 변하는 것은 우리들 사람들인 것을
이렇게 어리던 건희도
다 자라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우리의 세월은
붙잡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하루를 살더라도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아야 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하나님이 주신 생명은
우리가 갈 때를 정할 수 없지만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선택하고 그렇게 살 수 있는 것이다
하늘의 드넓은 아량을 배우고
언제나 우직하게 그 자리에서
묵묵하게 어진 마음을 가르치며
산이 주는 침묵을 배워야겠다
계곡부터 흐르는 물든
만나는 장애물에 맞서지 않고
비켜서 흐르는 양보를 가르쳐 준다
강한 폭풍
산들 봄바람이나
비를 섞은 비바람에도
그것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과 의미를
인생 어디에선가
우리를 위해 맞는 때가 있으리라
씨 뿌린 후 싹 틔우며
때가 되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때까지
끝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는
어머니의 마음을 닮은
대지의 풍요로운 베풂을
배우며 살아야겠다
자연의 모든 은혜를
만끽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오랜만에
하늘과.. 구름.. 나무.. 호수와 만났다
물가에 세워진 빈 배들을 보며
장자의 글을 떠올리며
허는 실의 근본이며
무는 유의 근원을 말하는
장자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앞만 보고 달려온
봄 여름을 잠 쉬 뒤로하고
자신을 뒤돌아보는 내가 되어봐야겠다
마음을 비우고
텅 빈 고요를 배우고
다른 이에게 아름다움을 줄 수 있는
그런 내가 되어봐야겠다
가을의 수확을 주신 그분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죽 늘어서 있는 저 빈 배 중 하나를
내 마음에 고요히 띄워 본다
********
빈 배
-장자-
한 사람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 다다
빈 배가 그의 배와 부딪치면
그가 아무리 성질이 나쁜 사람일지라도
그는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배는 빈 배이니까.
그러나 배 안에 사람이 있으면
그는 그 사람에게 피하라고 소리칠 것이다
그래도 듣지 못하면
그는 다시 소리칠 것이고
마침내는 욕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은 그 배 안에 누군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그 배가 비어 있다면
그는 소리치지 않을 것이고
화내지 않을 것이다.
세상의 강은 건너는 그대 자신의 배를
빈 배로 만들 수 있다면
아무도 그대와 맞서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그대를 상처 입히려 하지 않을 것이다.
2019년 11월 1일 금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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