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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

빗물이 그린 유화

by 프시케 psyche 2020. 7. 9.

 

 

차창에 뿌리치는 빗물이 

마치 유화를 그린 것처럼

우둘투둘 엠보싱의 유화

참 아름답다

 빗물이 그린 유화

 

 

 

 

비 오는 날의 유화

 

-프시케-

 

 

 

 

 나무에는 벌써 움이 튼

새순 위로도

수줍은 자목련 꽃 봉오리 위로도

 

 두 손 치켜든 나무 가지 위에도

주룩주룩 눈물로

내려앉는 날

비 오는 날

 

 

한 겹 입은 유리 위의 빗물과

 한 쌍의 연인처럼

잘 그려진 

유화 한 점으로 보이는 날

 

비 오는 날

 

 앙상한 나무 위에 덧칠한 물감처럼

울퉁불퉁 효과로

  고개 갸웃하며 감상하는 풍경의 날

비 오는 날

 

옆으로 지나가는 차들의

빗물 튕기는 물줄기에도

관대한 날 

신호등에 서있는 앞차의 뒷 유리 위에서

반짝이는 빗물이

한 편의 시로 내 영혼을 적시는 날

비오는 날

 

맑은 날에 적나라하게 

보이던 묵은 먼지도

어딘가에서 긁혔을 상처도

살포시 씻기고 아물어 

치유될 것  같은 날

비 오는 날.. 

 

 

 

***

 

비가 유난히 많이 내리는 2월..

비 내리는 날 길가의 나무들이

빗물과 어우러져

유화같이 보이는 날입니다

이런 날 떠올려 보는  

비에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혹은

사랑과 용서를 폭우처럼 쏟아지게

기도하는

양광모 시인의 시

언제나 생명을 피워내는

봄비같이 살기 위해

미움과 분노를 

소나기처럼 지나 보내는

사람이게 해달라고

저도 두 손 모아 봅니다  

 

****

 

 

비 오는 날의 기도

 

-양 광모-

 

비에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때로는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기억하게 하소서

사랑과 용서는 

폭우처럼 쏟아지게 하시고

미움과 분노는

소나기처럼 지나가게 하소서

천둥과 번개 소리가 아니라

영혼과 양심의 소리에 떨게 하시고

메마르고 가문 곳에도 주저 없이 내려

그 땅에 꽃과 열매를 풍요로이 맺게 하소서

언제나 생명을 피워내는 

봄비처럼 살게 하시고

누구에게나 기쁨을 가져다주는

단비 같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나 이 세상 떠나는 날

하늘 높이 무지개로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2020년 2월 26일 수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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