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희 기숙사 입구
다른 아빠도 짐 싸러 오시는 중
진 분홍색 박태기 나무 꽃 ( Chinese Redbud)
예뻐라..
기숙사 들어가는 운치있는 길목
짐을 다 싸고 건희 코트와 Suit 옆은 아직 오지 않은 룸메이트 윤서의 짐
저기 침대밑에 보이는 짐은 건희의 단짝 친구 희은이의 짐 (희은이는 수요일에 온다고 함)
둘이 죽고 못사는 어릴 적 친구라 아예 희은이는
옷과 화장품 컨테이너를 건희 기숙사 방에 가져다 놓음
깔끔하게 정리된 건희 책상
짐 싸고 나와서 출발하기 전 빈 교정을 한번 찍어봄
몇몇 남아있거나 짐 싸고 온 차만 보이고 한산한 교정
한산해서인지... 왠지 마음이.. 빈 것 같은 느낌..
학교에서 출발해서 오는 길목
나무 두 그루가 다정하게..
풀 뜯는 소떼
평화롭기만 한
하루살이의 비애.. 그리고 구불거리는 돌아오는 길..
하얀 울타리가 있는
봄이라 연한 잎새들이 너무 예뻐요..
나무들의 소생하는 연초록..
길..
보라색 Westeria (등꽃)
지나가면서 찍어서 자세히 안 나왔음
누워 있는 한가로운 얼룩 젖소들
여기도 흐드러지게 핀 Westeria
초특급 고속으로 짐 싸서 나오기
( Express Checkout From Iris's College Dorm)
-프시케-
새벽 4시에 일어나
짐 싸기 좋은 복장으로 출발을
5시에 정확하게 했다
건희는 운전하면서 마실
달고나 커피를 만든다고
한잠도 안 잤다며
눈이 떼꼰하다
봄방학으로 일주일 예상하고
간단한 짐만 챙겨 들고 온 터라
COVID-19 때문에 연장된
방학 아닌 방학 에다
설상가상으로
남은 학기는 온라인 강의로 대체가 된다며
Appointment를 잡고
2시간 안에 Checkout을 하라고 한다
그것도 한 번에 짐을 쌀 수 있는 인원도
정해주었다
한 학생당 데려올 수 있는 인원 2명
이층에 있는 건희의 기숙 사덕에
나르는데 약간의 운동이 필요했다
계단 오르락내리락하기
건희와 나는 빠르게
짐을 싸놓으면
옆지기는 들어다 차에 가져가느라
힘이 벌써 다 빠져 헉헉 거린다
기숙사에 입주할 때 보다
짐이 더 늘었다
조그만 냉장고와 마이크로 웨이브 때문에
조금 자리를 더 차지하긴 했어도
딱 2시간 만에 차의 뒷 유리창이 안보 일정도로
다 실어서 출발했다
가는 새벽길은 컴컴해
앞 전경을 볼 수 없었지만
조금 환해진 오는 길에 몇장의 사진을 찍으려
사진기를 갖다 대니..
아뿔싸!!
오는길에 차창에 부딪혀 죽은
하루살이들이 유리창에 붙어
사진에 그 녀석들이 다 나온다
ㅎㅎㅎ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드문드문 목장 풍경이며
한가로이 풀밭에 앉아
아침 수다를 떠는 소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소가 앉아 있는 건 처음 보는듯하다
옆지기 말로는
야생의 환경처럼 천적이 없어서란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떠들썩한 세상과는 상관이 없다는 듯
펼쳐지는 파릇한 봄 풍경의 차창밖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이렇게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짐을 싸고 나오는데
들어갈 때 보았던
분홍색 Chinese Redbud
( 박태기나무 , 중국명: 자주꽃나무, 자형화)가
더더욱 예쁘게 보였다
파릇파릇 새싹 돋고
여기저기 흐드러진 향기로운 꽃피는
봄의 교정을 만끽하지 못할 것 같다는
건희의 아쉬운 푸념에
괜스레 마음이 짠~ 하다
부지런을 떨어
그래도 집에 도착한 시간이
1시 정도였으니
정말 초 특급 짐 싸기가 아니었나 싶다
오는도 중 온라인 예배를 볼 예정이었으나
오는 길에 Network 이 불안정해
볼 수가 없어
집에 Subway를 시켜 와 먹으면서
예배를 본 후
일찍 일어나 피곤한 관계로
잠깐 눈을 붙이고
골프를 치러 갈 예정이었으나
꿀 같은 낮잠 결에 들으니
밖에 비가 내리는 것 같다며
속상해하는 옆지기의
푸념을 들으며
그래도 비오기 전에
오늘의 할 일
초특급 짐 싸서 나르기가
잘 끝나서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
저도 경아님처럼
인터넷에서 읽은
미국 유머하나
아들: 아빠 동생 Paris의 이름은 왜 Paris라고 지었어요?
아빠: 응, 엄마 아빠가 파리에 여행 갔을 때 생긴 동생이라 그렇게 지었지..
아들: 아.. 그랬군요... 고마워요 알게 해 주셔서
아빠: 천만에 Quarantine!
2020년 3월 22일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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