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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

누군가 내게 물었다

by 프시케 psyche 2020. 7. 10.

 

 

 

 

 

 

무를 큰 거 하나 작은 거 하나..

 

 

파 한 단

 

 

무는 이렇게 썰어서

 

 

이렇게 채를 쳐야 아삭아삭하다고 알려주신 친구분이 말씀하셨음

 

요렇게 다 채쳐진 다음

 

 

생강과 마늘 (마늘은 이미 찧어놓았음)

 

 

파를 송송 썰어서

 

썰어놓은 무에 넣고

 

고춧가루 1컵

 

 

멸치액젓 (Fish Sauce) 조금

 

 

 

 

소금 1/4 컵

 

 

 

 

 

 

 

 

 

찧어놓은 마늘

 

 

 

 

생강 갈아서 1 TSB

 

 

 

 

 

 

식초 1/8 cup

 

 

 

 

 

굴을 넣으면 맛있겠는데 사다 놓은 굴이 없습니다

 

 

 

 

 

 

 

 

참기름 조금

 

 

 

 

 

매실청 조금

 

 

이게 다된 생채입니다

 

 

 

유리병에 담으니 3/4  병 정도 됩니다

 

 

*****

 

 

 

 

 

드실 때는 이렇게 그릇에 담아서

 

맛있게 드시면 됩니다

 

 

그릇에 따라 맛이 달라 보이기도..

 

 

 

 

***

이 생채 요리도 

블로그 친구님이 갈쳐준 대로.

ㅎㅎㅎ

감사합니다

 

 

 

누군가 물었다

다름과 어우러지는 법이 뭐냐고...

 

 

-프시케-

 

 

 

누군가  물었다 

다름과 어우러지는 법이 뭐냐고..

 

 

하얀 속살 내비치며

채쳐진 채 누워 있는 나

아직도 내 고집을 못 버려

뻣뻣한 성질 그대로 남아있네

 

 짠 소금이

내 몸 위에 뿌려지네

나와는 빛깔은 같지만 맛이 다르네

나랑 무슨 상관이람..

어라!

몸이 갑자기 부드러워지네

내 의지가.. 내 생각이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네

 

 

고춧가루 붉은색이

나를 덮고 나를 물들이네

 이 매콤한 향도 나랑 다르네

색도 곱기도 해라

 

초록색 파들이 송송송 

생강과 마늘도 짓이겨 내게 왔네

 

참기름과 매실청도

내가 좋다는 건지

와우 새콤한 식초님도 

내 몸에 뿌려지는 거야

 

서로서로 부대끼며

 둥그런 그릇 안에서

마음껏 뒹굴고 섞였네

 

하얗게 뻣뻣하던 내 몸이

은은한 파향과 마늘향이

퍼지는 새콤한 빨간 생채로 변했네

 

아무런 향도 맛도 없는

내 밋밋함이

아집과 고집이 센 내 뻣뻣함이

받아들인 소금과

다른 친구들의 다름으로 인해

맛깔스럽고 부드러운

생채가 되었네

 

맛깔스러운 나를 식탁에 놓고

오손 도손 

저녁 식탁의

사랑이 익는 소리

내 귀에 들리네

 

아삭아삭

밥도둑이 되어도 좋아라

빨간 내 모습..

하얀 내 옛 모습 벗고

맛있게 태어난 

빨간 새 모습의

부드러운 내가 되었네

나와 다른 것들을

받아들여

또 다른 내가 되는 법을 배웠네

 

 

 

 

**

 

시를 쓴다는 것은 어렵다

이 세상 어디에서고

이 시에서 처럼 

시인은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다

 순하고 맘 좋고

인정 많은 순수 함고.. 명랑함을

지니고 사는 삶으로 사는 사람들 그 자체가

시가 될 수 있으므로..

 

 

 

 

 

**

 문득.. 시인이신 시인이 시에 대해 쓴

이 시가 오늘 내게 찾아왔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김 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 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 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2020 년 3월 26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