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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 Time/Food I Made

메밀 국수

by 프시케 psyche 2020. 7. 12.

 

 

오랜만에 만들어본 메밀국수

 

 

 

***

 

 

 

크로거에 한국 메밀 국수가 있었다

 

가지런한 면발이 단아하기도 하다

 

물을 끓여 국수를 넣어 줍니다

 

요렇게 부글부글 끓으면 

 

 

 

 

물에 헹구어 소쿠리에 받쳐  물기를 빼줍니다

 

이런 사각  그릇에 담아도 되고 

 

 

 대나무 발에  요렇게 놓으셔도 됩니다

 

 

**

 

 국수 삶기 전부터 만들기 시작한

  메밀 장국 만드는 순서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것도 판다고 하네요

이름은 "쯔유"라고 하는데

저는 집에 사놓은 게 없어서 이렇게 만들고 있어요..

 

 

간장을 3컵 정도

 

 

 냄비에 붓고

 

물은 4 1/1컵 정도 넣었어요

 

 

파와 양파를 프라이팬에 볶습니다  

 

 

 

까무잡잡 탈 때 (너무 탄 거 아닌가? 싶을 )까지 

 

멸치와 생강도 넣어주고

 

멸치는 망에 넣어서 끓여줍니다

 

 

요정도 익었다 싶으면

 

 

끓고 있는 간장에 설탕 1 1/2을 넣어주었습니다

원래 여기에 가쓰오부시 (가다랑어의 살을 찌고 말린 것)를 한 컵 넣어줘야 하는데요

저는 없어서 못 넣었어요 

 

어느 정도 파와 양파의 맛이 우러났다 싶으면

 

건더기를 건져내고 망으로 찌꺼기를 걸러 줄 건데요

 

 

병에 담아 냉장고에 차게 보관 해 놓으시고

조금씩 필요할 때 드시면 됩니다

 

 

그리고 무를 

 

 

강판에 갈아줍니다

 

 

다 갈아진 무를 망에 대고 물기를 빼줍니다

 

이건 Horseradish인데요

 

이것도 강판에 갈아서 섞어 드시면 매콤한 맛이 더해집니다

 

 

 

 

이제 대나무 발 위에 물기 빠진 국수를 놓아주고 그위에 김과 파로 장식

 

 

이게 메밀국수 먹기 전의 국수와 재료 준비된 모습입니다

조 옆에 1 1/2 oz  장국  보이시죠?

 (칵테일 만들 때 쓰는 Jigger Measure Cup  맞습니다 ㅎㅎ)

 

간장 장국을 소스 그릇에 부어줍니다

 

장국 한 컵에 물  한컵 조금 짜면 1/2 컵 더 넣으셔도 됩니다

 

 

 

파를 썰어 넣고..

 

무 간 것과 ..Horseradish 간것 넣어주시고

 

옆에 있는 김도 넣어 주신 후

 

국수를 저 장국에 담갔다가 건져 드시면 됩니다

 

어떠세요... 보기엔 그럴듯한가요?

 

가까이서 본 장국에 국수를 만 모습

 

나무젓가락으로

 

 

요렇게 건져 드시면 됩니다

 

저는 빨간 젓가락

 

 

이 젓가락은 2006년도에 결혼한 저희 교회 권사님 딸 Cathy가 결혼할 때

선물로 준 것입니다..

ㅎㅎㅎ

 

 

 

 

******

 

 

 

메밀 밀국수를 말며

 

-프시케-

 

가지런히 묵여진 

메밀국수 다발을 비집고

문득 

오래된 소설 속  

소금처럼 흐드러진

메밀꽃밭 보이네

 

허생원과 처녀의 

단 한 번의 인연 얼듯 스치고

달빛 아래 무르익는 

물방앗간 도는 소리

 

가스라진 털을 가진

허생원의 나귀의

눈곱 껴 젖은 선한 눈이 

새까만 메밀  장국 속에서 껌벅이고

 

메밀꽃 한번 본적 없는 내 눈은

언젠가 아스라이 읽은

그 소설로  찾아가

 고추냉이처럼  두리번거리네

 

문득 허생원과 동이의

가느다란 옛이야기

메밀국수처럼

거무스름하게 뽑아질 무렵

 

톡 쏘는 듯한 

두 사람의 비밀의 은밀함이

칼칼한 육수에

무 갈아 넣은 맛으로 내게 전해오고

 

왠지 끌렸던 부자지간의

끈끈한 정이

대나무 발 위에 똬리 틀어

나란히 두 덩이로 앉아있네

 

 

온갖 복잡한 사연으로 끓여진

저 장국 안에 

두 부자의 눈빛이 잠겨

흔들리고 있네

 

 

푸른 집 정원에 흐르는

축음기 음과

버터 바른 토스트와 우유를

음미하는

작가의 한가한 아침과는 

대조를 이루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봉평 아직 피지 않은 

메밀밭 근처

물방앗간 앞에

내 마음 고이 접어 나빌레라

 

 

 

***

메밀국수를 만들며 떠오르는 대로 끄적여 본글

 

 

 

 

언젠가 남동생의 친구가 썼다는

"국수 삶는 저녁"이라는 시가 

오늘 내게 말을 건다

 

 

 

**

 

국수 삶는 저녁

 

- 박 시우-

 

소나기 내린다

아내에게 전화 건다

수화기에서 빗소리 들린다

비가 오면 아내는 가늘어진다

빗줄기는 혼자 서 있지 못한다

누군가 곁에 있어야 걸을 수 있다

가늘어진 아내가 국수를 삶는다

빗줄기가 펄펄 끓는다

꼭 막힌 도로가 냄비 안에서 익어간다

빗물받이 홈통에서 육수가 흘러나온다

가로수 아파리들이 고명으로 뿌려진다

젓가락을 대자 불어 터진 도로가 끊어진다

지친 아내가 유리창에 습자지처럼 붙는다

빗줄기가 아내의 몸을 베낀다

혓바닥이 아내를 집어삼킨다

 

 

** 몇 년 전에 동생은

친구가 시집을 냈다며

내게 건네준 시집에

이런 시가 있었다..

왜.. 메밀국수를 삶으며

이 시가 생각났는지 모른다

 

어젯밤 비가 억수로 내렸었다..

빗줄기가 창을 때리는 소리가

유리창에 습자지처럼 붙어 있는 

동생 친구 시인의 아내의 몸을

베끼는 빗줄기가 

너무 세차서인가 보다...

 

오늘 아침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

날은 화창하기만 하다

 

 

2020년 4월 13일 월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