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의 모습(모셔옴)
* 화병의 꽃(아이리스가 졸라서.. 제 가그린 거구요)
* 화병의 꽃(아이리스가 그린 그림)
이 향숙님..
오늘도 아름다운 토요일이었답니다...
이번엔.. 걷기를 멈추고.. 직접 아들과
그리고 옆지기와 함께 축구를 한 아침이었답니다
땀을 듬뿍 흘려 상쾌한 아침이었답니다..
언제나 와 같이
지난 수요일에 소개해 주신 제 글을 듣고
제 글에서가 아닌
이향숙 님의 아름다운 낭독에
저도 감동을 받은 날이었습니다..
아름다움을 나눌 수 있는 이런 시간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방송을 들으며
정말 이렇게 서로 감동을 주며
사는 세상에는
아직도 살아볼 가치가 있다는것
또한 느껴본 날이었답니다..
새해를 나흘 앞두고 있으면서도
가는 해의 아쉬움을 느낄 틈도 없이
어느새. 다른 한해를 맞는 그 시간들이
참으로 짧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다림이 있는 사람이 행복하다 했던가요?
새해를 기다리며
새해의 다짐을 하며.. 좀 더 다르고
근사한 새해이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새로운 기다림이 있어 행복하기도 합니다..
이제껏 오래전 써보고 쓰지 않았던
쑥스러운 편지를 남편에게 띄워보려 합니다..
이글과 같이 듣고 싶은 음악은
오래전 한번 신청한 적이 있는
Tamara의 Abrazame(안아주세요)를
이향숙 님과 김영 선생님 그리고 수고하시는
Staff 여러분.. 사랑하는 애청자 여러분
그리고 오늘 글의 주인공.. 사랑하는 옆지기와 함께
듣고 싶습니다..
당신은 아시나요?
*****
돈은 많이 벌어다 주지 않아도
너무 늦은 시간에 일을 끝내지 않아서
아이들과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는 것을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당신은 아시나요?
.
늘 자상한 탓에.. 같이 장보는 일에서
고르는걸 내가 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는 당신이 있어
어떤 땐 부잣집 마나님이 된듯한
기분이었던 적이 있었음을 당신은 아시나요?
어떤 문제에 있어서는 나의 생각이 당신의 생각과 달라
늘 당신 생각에 반대되는 생각이 많다고
늘 영원한 야당이라고 투덜대면서도..
내가 누군가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오해를 사는 일이
있을 땐.. 쌍지팡이를 짚고 "어디 감히 우리 마누라를.".
하며.. 화를 내주는 당신은 나의 영원한 여당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당신은 아시나요?
반찬을 잘 못 만든다고 투정하는 대신..
음식 잘 만드는 여자는 팔자가 센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며.. 반찬이 맛없음을
다른 말로 위안을 주는 당신이 내 팔자를
세지 않고 평범한 아내.. 엄마로
살게 해주고 있는 것이 당신이란 걸 아시나요?
늘 애교가 없다고 하면서도
어쩌다 만들어 떠는 내 애교는 낯간지러워하며
쑥스러워하는 당신이 어떤 땐 순간적인 재치로
나를 웃겨주곤 하는 당신이
더 애교가 있다는 거 당신은 아시나요?
자동차며.. 바깥일이며 온갖 자질구레한
일에서부터 일일이.. 챙겨주며
어떤 땐 너무 간섭을 받는 건지
과보호를 받고 있는 건지 구분이 안 가는
자상함이 당신에게 있다는 거 아시나요?
.
주일 교회를 마친 후 집으로 돌아와
같이 뒹굴 뒹굴 수다 떨다 낮잠 드는
시간이 너무 좋다며 천진난만한 얼굴로
이야기할 때 정말 어린아이 같아지는 당신이라는 걸 아시나요?
나 혼자 어디 가는 건 싫어하며
늘 같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좋다는
당신의 그 찐득이형 동반이
어떤 땐 바디 가드에 나오는
케빈 코스트너보다 더
든든한 보디가드같이 느껴지는
당신이라는 걸 아시나요?
떨어져 있는 시간보다 붙어있는 시간이 더 많아
나 자신이 꼭 인형의 집의 노라 가 된
기분일 때가 가끔 있다며
도망치고 싶어 지는 노라 같다고
이야기하는 이 Paradox의
의미를 당신은 아시나요?
모든 생각이 구식이라 늘 내가
이조 오백 년이라 부르는
정말 한국의 전형적인 남편의 모습이지만
그래서 아내와 아이들이라면
표현은 없어도 끔찍해하는 책임감을 가진
듬직한 가장이 당신이란 걸 아시나요?
큰아이 어릴 적 출장지에선
아이의 얼굴만 떠올라서 일을 못했다며
나는 보고 싶지도 않았다는 듯 이야기를 하는 것이
실은 나도 그만큼 보고 싶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을 내가 알고 있다는 것을
당신은 아시나요?
당신 닮았다는 아들과
나를 닮지 않았다는 딸을 보며
내가 해준 일중에 가장 고마운 것이
듬직한 아들과 예쁜 딸을 낳아준 것이라며
말하는 당신의 얼굴에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흐뭇함이 늘 묻어있다는 것을
당신은 아시나요?
아들이 자라 대여섯 살이었을 때..
늘 결혼 전 자신의 아이를 상상한 적이 있던
똑같은 아이가 태어났다며
두상이며.. 헤어 스타일 나비넥타이 맨
모습이 어쩜 그리 똑같을까?
신기해하며 기뻐하는
그 상상과 닮은 신기한 아들의 자랑스러운
아버지임을 당신은 아시나요?
가끔씩 와인잔 기울이며
어릴 적 추억 이야기며 군대 이야기를
친구 이름이며 군대 상사 졸병
이름까지 또박또박 기억해내며
이야기하는 당신의 얼굴에
피어나는 상기된 홍조가
금세라도 그 추억의 사람들이
눈앞에 와 미소 짓는 것 같은 모습이라는 걸
당신은 아시나요?
생각해 보면 당신에 대한 칭찬은
별로 한 적이 없는 내 무심함에도
나없을때 친정식구나 내 친구들에게
내 칭찬을 했다는 걸 내가 알고 있다는 것을
당신은 아시나요?
어느 날 나는 생각지도 않은 날
문득 친정어머니나.. 친정 동생에게
용돈을 송금했음을 들었을 때
내 기분.. 당신이 제일 섹시해 보일 때가
그때라는 걸 당신은 아시나요?
다 늦게 딸내미가 막 시작한 피아노로 배우기 시작한
피아노 솜씨로.. 내가 듣고 싶다고 한번 말했을 뿐인
'주님 오실 때까지" 성가를 열심히 연습하여
기쁘게 해주고 싶어 하는 당신의 마음이 묻어있는 모습을 보며
이 세상에서 설거지 하며 피아노 소리 듣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행복해하고 있다는 걸
당신은 아시나요?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소신을
접지 않는 당신의 고지식함이
언제나 좋은 건 아니지만
옳지 않은 무리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고집할 때나...
무엇을 하든지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할 줄 아는 사람이 당신인 것을
내가 좋아한다는 것을 당신은 아시나요?.
자신의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그래도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들어 줄줄 아는
당신의 예의바름과
경박하지 않음이 다른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는 것을 당신은 아시나요?
그래서 나는 당신이 가지고 있는 어떤 면들에서는
당신을 나 뜻대로 변화시키고 싶은적이 많았지만
이제는 내 자신의 고집을 내려놓고 당신의 마음을 생각하며
당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주고 싶은 아내이고 싶음을
깨달은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당신은 아시나요.?
때때로 나 자신의 뜻대로
당신을 길들이고 싶은 적들도 많았지만
당신의 뜻에 따라 순종하고
길들여져 주는 아내가 현명한 아내임을 안지도
얼마 되지 않았음을 당신은 아시나요?
당신에게 무엇이든 요구하는 것이
사랑받는 아내로 사는 것으로 알았던 적이
엊그제 같지만
당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만 있다면
모두 해주며 사는 아내가 행복한 아내임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도
오래되지 않았음을 당신은 아시나요?
얼마까지만 해도 나 자신만을 위해
이기적으로 살고 있었던 내가
당신을 더 생각하며
당신의 모든 것을 위해
희생을 하며... 어쩌다 놓이게 될
생명의 위험에 처하게 되었을 때에도
당신을 배려하는 아내가 훌륭한 아내임을
내 마음속에 새겨 넣은 것을 당신은 아시나요?.
남편에게 득이 되는 보약 같은 말을 할 줄 아는
은혜로운 지혜와
맑고 시원한 샘 같은 고운 말을 쓰는 아내이고 싶어 하는
나의 새로운 마음을 당신은 아시나요?
.
늘 내입으로 당신을 인정하고 칭찬함으로
당신이 귀한 사람이 될 수 있다면..
혹여 당신에게 자신을 주려고.. 희망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현명한 아내가 되고 싶어 하고 있는 나를
당신은 아시나요?
당신에게 깊은 우물과. 같고.
잔잔히 흐르는 내와 같은
부드러운 아내이고 싶어 하는 것이
나라고 말하고 있음을.. 당신은 아시나요?
.
덕을 쌓는 마음으로 늘 말을 삼가
당신의 친구가 되고 싶어 하는
나의 이 간절한 마음을
당신은 아시나요?
당신이 지쳐 피곤할 때..
무뚝뚝한 나에게 받지 못한 위로를
어떻게 도와주는 것이 지혜로운가를
머리 갸웃거려 고민해주는
아내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을
당신은 아시나요?
그래서 어느 날
내가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입가에 미소 머금은 채 소곤거리며
"난 당신이 내 곁에 있어 행복합니다."
라는 것을 당신은 아시나요??
*****
아름다운 이향숙 님
12월의 마지막 주 첫날
늘 고마워하면서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음과
해주지는 못하면서
바라기만 했었고
칭찬을 받고 싶어 한
저는 오히려 칭찬보다는
잘못된 점에만
마음 아파하고 있었던 저의
모순을 반성하며
두서없는 글을 써보았습니다..
여러분들도 12월이 가기 전에
사랑하는 배우자에게
짤막하든.. 길든.. 고맙다거나..
섭섭하다거나.. 부탁이거나
요구이거나..
한해를 마감하면서
제일 가까운 사람(?) 에게
글을 띄워보지 않으시겠어요?
너무 가깝다는 이유로
늘 등한시했었던 것 같은
이유로 죄책감과 미안함이
함께 묻어나기에..
늘 가까이에 있는 사람도
어쩌면.. 어느 순간 어떤 사고를
당해 내일 내 옆에 있다는 보장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고모부님이 쓰러지시고 나서
했었던 차에 한번 끄적여 본 글입니다
한해를 마감하며
얼마 남지 않은 연말
행복하게 보내시길
두 손 모아 드리며..
2008년 12월 28일 주일 새벽
캐서린에서
프시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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