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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편지들/방송으로 영준에게 보낸 편지

늘 꾸준하다는 것은

by 프시케 psyche 2020. 7. 22.

https://youtu.be/EuWTfnZGbLk

 

 

 

 

 

 

 

 

 

 

 

 

안녕하세요? 이향숙 님..
늘 낭독해주시는 사연들을 들을 때마다
이향숙 님의 아름다운 목소리 때문에
보잘것없는 제 글들이 미화되는 것에
늘 감사를 드린답니다..
그리고 일전에 보내주신 12월의 선물
향기롭게 잘 받았답니다
오늘은 아이들이 처음 시작하는 
음악 레슨 때문에..
유명한 연주자나 음악가가 되려면
얼마나 성실해야 되는지를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준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아마 이미 들어서 아시겠지만..
제가 영준이와 건희가 이제 막 시작한
악기 레슨 첫날 해준 이야기랍니다
"행복한 동행"이라는 글에서 
읽었던 글을 영준이와 건희에게 쓴 글이랍니다.

이곡과 함께 듣고 싶은 신청곡은요

Sara Jang의 Mendelssohn Violin Concerto movement 1을
이향숙 님과.. 김영 선생님.. 수고하시는 Staff 여러분..
그리고 바이올린을 하고 
있는 모든 어린 친구들과 애청자 여러분과 같이 듣고 싶어요


***


늦었지만 이제 막 레슨을 시작한
사랑하는 영준이와 건희에게


오늘 축구가 끝난 후.. 너희들과 악기점에서
책도 구입해보고.. 악기도 만져 보고
악기들을 구경한 것이 엄마한테도
너희한테도 정말 재미있고 좋은 경험이었었지 않니?
사정상 너희에게 조금 일찍 해주고 싶었던
음악을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너희들이 열심히 해주었으면 해서
엄마가 읽었던 글을 너희에게 소개해 주려 한단다..
너희도 몇 번 보고 들었던 그 유명한 한국의
바이얼리니스트.. 사라 장의 일화지만.
이글에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성실함이
얼마나 중요한지가 있는 글이라
너희에게 소개해주려 한단다..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 열두 살 때 
연주를 위해 이스라엘에 갔을 때 일 이래.
사라와 그녀의 어머니는 
주최 측이 제공한 저택에 묵게 되었는데 
그곳에는 유명한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도
함께 묵고 있었다는 거야..
사라와 어머니는 저택 안을 거닐다가
마침 저녁 공연을 위해 콘서트홀로 떠나려는 
로스트로포비치를 만날 수 있었는데. 
두 음악가는 서로를 알아보고 
잠시 인사를 나누었다고 하더구나... 
그는 서둘러 콘서트홀로 떠나려 했지만
사라의 어머니는 
저녁 공연이 시작되려면 아직 멀었으니
함께 식사를 하자고 권했다는구나..
정중한 초대에 로스트로포비치는 응했지만 
식사 시간 내내 어딘가 초조하고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어.. 
눈치를 살피던 사라의 어머니가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해...
"갑자기 손님이 찾아와 오늘 해야 할 연습을 못했더니
마음이 불편하답니다.”라고 말이야..
그는 일흔 살을 앞둔 관록의 첼리스트였는데.. 
로스트로포비치가 그날 저녁 연주할 곡은 
그가 수백 번 연습하고 이미 수십 번 무대에 올라 
연주한 곡이었을 텐데도 
노연 주자는 하루도 연습을 하지 않으면
초조할 만큼 연주에 사활을 걸고 있었다는 거지
어린 사라는 이곳에서 연주자의 첫째가는 요소가 
성실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단다... 
그 뒤 사라는 연습은 물론 무슨 일이 있어도 
연주 일정을 지키는 성실함을 철저히 고수해 왔다는 거야..
연주 전날 발등에 물건이 떨어져 뼈가 부러졌을 때에도
감각이 둔해질까 봐 약도 안 먹고 
무대에 오를 정도로 철저했다니 말이야.
어느 날 한 기자가 
연주 일정을 갑자기 취소해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그녀는 이렇게 답했단다. 
“20년 동안 딱 한 번, 
외할머니 장례식 때에만 일정을 취소했어요. 
연주를 앞두고 슬럼프에 빠질 때도 있지만
그 뒤 론 취소를 한 적은 없어요. 
한 번 그러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테니까요.
연주자에겐 끊임없는 자기 단련이 제일 중요하답니다..”

영준아 건희야..
사실 너희에게.. 프로가 된다거나.. 유명한 음악가처럼 되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어느 것을 하든지..
특히 악기를 시작할 때는 꾸준한 연습을 하는
이 성실함이 있어야..
한번 한번 레슨 한 것들의 실력이
향상된다는 거지..
엄마가 너희들에게 겁을 주려거나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영준이와 건희는 
아마도 엄마가 이 이야기를 해주기 전에
이미 그렇게 할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이렇게 방송을 통해 엄마의 생각을
그리고 너희들이 좋아하는 한국의 
자랑스러운 바이얼리니스트인
사라 장이 어떤 면이 그런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잠시 소개를 해준 거지..
어때?? 재미있지? 
이런 일화로부터 우리는 
직접 경험한 것보다도 더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거지..
그래서 
좋은 책을 읽거나.. 훌륭한 사람들의 자서전
이나 글에서도 배우는 거지..
영준아 건희야..
오늘 선생님께서 이야기해주신
이런저런 이야기와 레슨을
시작으로.. 앞으로 좋은 곡들을 연주할 수 있기까지
어떤 태도로.. 어떤 성실함으로 연습해야 되는지.. 알았지??
엄마는
너희가 연주하는 멋진 곡을 들을 수 있는 날에
오늘 해준 이야기를 기억해주기를 바란단다..
사랑하는 영준이와 건희의
첫 번째 레슨을 축하하며
엄마가 띄우는 글이란다..

영준아 건희야.. 사랑한다..


이제 첫걸음을 시작한
멋진 영준이와 건희의 연주를 기대하는
엄마로부터..

2009년 1월 10일 토요일 오후..


***

사정상 조금 늦게 시작하는
아이들의 레슨을 위해
오늘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음악을 전혀 모르는 엄마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서
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음악을 모르지만..
아이들에게 악기교육이 주는
여러 가지 장점들을 알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일찍 시작하지 못하다
이제 시작하는 늦깎이
엄마가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조그만 이야기로 기념을 해주고 싶어
부족한 글 드립니다..
늘 아름다운 목소리로 사연을 소개해 주시는
이향숙 님과 좋은 이야기로 항상
입가에 미소 머금으며 많은 것을 배우게 하시는
김영 선생님의 수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좋은 이야기 기다립니다..
들으시는 애청자 여러분도
아름다운 음악이 주는 감동을
느껴 봐 주시지 않으시겠어요..

아름다운 날 
아름다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2009년 1월 10일 토요일 오후..



캐서린에서
프시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