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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편지들/방송으로 영준에게 보낸 편지

단감같은 사람

by 프시케 psyche 2020. 7. 21.

https://youtu.be/Wg7h2vslrkU 

 

 








** 고마운 분이 댁에서 직접 따다 주신 단감
** 보기엔 땡감같았지만 먹어보니 엄청 달았지요..
** 작년 성탄절 산타 할아버지와 제 딸.. 건희(Iris)랍니다
* 기쁜 성탄 되세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향숙 님..
어제부터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
정말로 며칠 안 남은 12월을 
생각하니..
일 년의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어야 함에도
아직까지.. 여러 가지 일에
차분해지지 않고 있어.. 걱정입니다..
고모부님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한국 마켓에 들러
단감을 한 봉지 사 오며
잠시 추억에 잠겼던 글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이글과 같이 듣고 싶은 음악은

Mariah Carey의 Against All Odds를 이향숙 님과
같이 일하시는 Staff 여러분과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극복해야 할 장애와 어려움에 힘든 모든 분들과
사랑하는 애청자 여러분들과 듣고 싶습니다..

****

오늘은 옆지기와
고모부님 병원에 들러 오는 길에
한국 마켓에 들렀습니다..
거의 살고 있는 곳에서
이쪽으로 올 일이 없어 못 오다가
오랜만에 큰 마켓에 들러보니..
제가 좋아하는 단감이 눈에 띄었는지
옆지기는 봉투에 예쁘고 단단한
달아 보이는 것으로 가득 담아 고르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어릴 적.. 여름방학 외할머님 댁에 가면
늘 비바람에 떨어졌던 감들을 주워
할머님께서는 그 떫은 땡감을 
단감으로 우려 주시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단감을 먹으며 어린 마음에. 그 땡감이 
어떻게 이렇게 달고 맛있을까 하고 생각은 했으면서도..
사실 그때 당시 그 감을 먹을 때에는
어떻게 땡감을 단감으로 만드시는지 몰랐었답니다..
무심하게도.. 늦게.. 따뜻한 온기와 짭짤한 소금물로 땡감을
단감으로 만드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며.. 그 단감에 대한
오래전 어디에선가 읽은 글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을 만났을 때..
무엇인지 모르게 어떤 일에 건 긍정적이며
진취적인 모습의 단맛이 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엇인지 모르게 사사 건건.. 부정적이며
늘 일어난 일에 불만인 사람들처럼
떫어 보이는 사람들이 있음을 늘 느끼곤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짭짤한 소금물을 받아들여
어느 정도의 적당한 온도가
떫은맛을 단맛으로 바꾸는 노력이 없다면
그 땡감은 결코 단감이 될 수 없음을
생각해 봅니다....
지난 일 년을 회상해 보며
혹여라도 저의 부족하고 단점 투성이인 떫은맛이
아직도 내게 남아있지 않을까 하고 뒤돌아 보게 합니다..
12월의 어느 날에 본 내 모습은 과연 아직도 떫은맛이 군데군데 있는 
땡감이었던 나 자신이 어느 정도의 단맛의 단감이 되어있을까?
자잘하게 있었던 모든 장애와 어려움 또는 슬픔들인..
그 짭짤한 소금물을 내가 얼마나 내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였을까?
그래서 과연 그 짜디짠 소금물과 적당한 미온이.. 나의 떫은 부분들을
얼마큼 변화시켰을까? 하며.. 미소를 지어 봅니다...
이리저리 불만투성이인 부정적인 떫은 땡감 같은 사람이라도
그 사람에게 놓인 어려운 문제들인 이 소금물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 나의 일부로 만들 때
비로소.. 달콤한 단감이 된다는 것을 안다면
우리 모두는 정말 한입 깨물어 나오는 
단물 같은 그 단감의 맛을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새삼 온 입안 가득 고이는 그 단맛으로 느끼게 합니다...
세상을 살아오며.. 나 자신이 땡감 같은 사람인지
단감 같은 사람인지는 내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어서 아직은 모르지만..
나를 만나는 모든 사람이.. 나와 만났을 때 느끼는
단감의 단맛을 그분들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 유난히 드는 것은
반드시 12월의 어느 날이어서는 아니겠지요?..
오늘 이 자리에 서서.. 일 년 동안 내가 받아들인
적당한 짭짤한 소금물 같은 어려움과.. 고난들이..
제 속에 있는 이기심과.. 자만심과.. 용서하지 않음과
사랑하지 않음 같은 떫은맛을 변화하게 했는지에 대해
돌아보고 싶습니다..
한해 한해.. 떫었던 땡감이.. 단감으로 서서히 변하는 것처럼
내게 있는 사랑하지 않음과.. 이기심과.. 겸손하지 않음 같은
떫은맛이.. 서서히 짭짤한 맛과 융화되는 
단맛이 더 강해지는 단감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간혹 만나는 땡감 같은 사람들이 있을지라도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떫은맛이.. 소금물로 인해
단감으로 변하는 법이.. 자신 앞에 놓인.. 당장은 짭짤해
맛이 없어 보이는 소금물이.. 떫은맛과 만나
단감으로 변하는 경이로움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한 해를 보내면서.. 돌아오는 새해에도..
저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과
제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작년보다.. 또는 올해보다... 조금 더 단맛이 든
달콤한 단감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다른 과일들도 좋아하지만
유난히 좋아하는 단감을 보면서
아마도 이향숙 님은 이미 단감 같은 분이심을
모든 분들이 아시듯...
달콤한 목소리와 함께.. 한 해 동안
저에게 많은 기쁨과 행복을 주셨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해에 더없는 사랑으로
보잘것없는 저의 글을 소개해 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성탄절에도 이향숙 님과
애청자 여러분들께.. 즐겁고 행복한 날 되시고..
멋진 날 되시기를 두 손 모아 드립니다..
그리고 오는 성탄 이브도 아름다운 날 도시가 바랍니다..
여러분들도.. 내년 한 해에 혹여 일어날지 모르는
어려움과 고난들을.. 짭짤한 소금물로 생각하시고
그 모든 것들이.. 여러분들이 갖고 있을지 모를
떫은맛을 중화시켜 더 달콤하게 하여
단감 같은 사람으로 변화될 거라는 희망을 
마음에 품으시지 않으시겠어요??
거의 6개월 동안 부족한 저의 글들을 
들어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여러분 즐겁고 행복한 성탄절 되세요!!
Merry-Christmas!!!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I love you all!!


2008년 12월 23일 화요일 
단감 한입 깨물며
캐서린에서
단감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
프시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