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에 피어있었던 들꽃
** 가까이에서 찍어본..
** 가져와 화분에 예쁘게 꽂아봤지요
안녕하세요 이향숙 님?
짧은 여행이라 하셨지만..
기다리는 저희들은 차~암 길다..라는
생각이 들만큼.. 기다렸답니다..
가셨던 일들은 잘 되셨기를 기도하며
안전하게 돌아오셨으리라 믿습니다..
언제나 듣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도
매 시간마다 습관적으로 했던 일들을
2주째 손을 놓고 있으니..
뭔가가 허전했던 마음은
반드시 저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김영 선생님께도 2주 만에 인사드립니다
벌써 계절의 여왕 5월이 시작되었네요..
오늘도 여전히..
저는 토요일의 새벽 공기를 마시며
아름다운 들꽃을 꺾은 아침이었습니다
그 들꽃을 꺾으며.. 잠시 생각했던 글을
보내봅니다..
이글과 같이 듣고 싶은 음악은요
이향숙 님과 김영 선생님.. 모든 애청자 분들이 늘 제 마음에 있었던 것처럼
Chris De Burgh의 "Always On My Mind"를 같이 듣고 싶습니다..
****
들꽃을 꺾으며..
정갈하게 깎아놓은 축구장 맨 끝쪽엔
아직도 깎지 않아 무성한 들풀들이 빼곡히 서있습니다
듬성듬성.. 키 작은.. 이름 모를 보라색 들꽃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저를 꺾어주세요..
이렇게 손짓을 하는 것만 같습니다
누가 정해놓은 것도 아닌데..
꽃들은.. 저마다.. 그 무리들끼리
환하게 피었다가
약속이나 한 듯이.. 다 함께 가버리고
그다음엔.. 또 다른 꽃들이
그즈음에.. 나란히.. 차근차근 피어
한참을 서로 부대끼며.. 흐드러지게
함박웃음 웃는듯한 날이 며칠인가 싶으면..
어느 날.. 몇 송이 남지 않은 모습으로
어디론가 무리 지어 사라지고..
또한 무리의 꽃들이.. 정답게 손잡고
피는 것을 아침마다 보며 생각을 하곤 합니다..
어쩌면.. 저렇게.. 짜기라도 한 것처럼..
매년.. 그맘때면.. 같은 무리들이..
이곳저곳 장소는 달라도
다 같이 필수 있을까?
참으로 정답기도 하지..
늘 같은 시기에 피어올라.. 수런거리다가
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사뿐사뿐 조용히 지는 꽃들..
매일 아침 새소리를 들으며
이렇게 많은 꽃들의 등장과.. 퇴장을
보고 있노라면..
제가 마치 어느 꽃들의 잔치라던가
꽃들의 이야기.. 같은 이름을
가진 꽃들의 연극을 보고 있는 듯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아침마다 각기 다른 꽃들의
향연을 눈으로 만끽하며 지내다..
오늘 토요일 아침.. 매일 보는 꽃이 아닌
이 작은 들꽃들과 마주하니...
오늘은 유난히 화사하게 여기저기
쪼그리고 앉아 저마다.. 무슨 얘기가 그리 재미있는지
재잘거리는 모습이 온통 보랏빛입니다..
저를 꺾어 주세요..
..
그위에 조금은 큰 키에 날씬한 몸매로
연보랏빛 꽃을 머리 위에 이고 있는
들꽃도 쭉 빠진 몸매로 살랑살랑
춤을 춥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명랑한 얼굴로
그냥 그 자리에 피어 본분을 다하고 있는
저 들꽃들의 소박함을 입고 싶습니다..
화려한 장미이기를 부러워하지 않는
귀여운 겸손함을 닮아보고 싶습니다..
이리저리 피어있다
조용히 스러지는 들꽃임에도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거나 불평하지 않는
그 명랑함을 내 가슴에 담고 싶습니다..
요즘 같이.. 너도 나도 다 최고이고 싶어 하기도 하고
다 화려한 장미이고 싶어 하기도 하며
늘 주인공이고 싶어 하는 이 시대에
말없이 옹기종기 봐주는 이 없이도
착한 모습으로.. 명랑한 빛깔로 보는 이들의 마음에
잔잔한 미소를 전해주는 조연이라도 좋은
저 들꽃들을 보며
화려하지 않아도.. 이름 불러주지 않아도
자연의 한 부분에 그냥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피어있는 자체로도 긍정하며
행복해하는 보라색으로
피어있는 예쁜 들꽃으로 살고 싶습니다
외로워도 외롭다고
말하지 않는
찾는 이 없어도
입내 밀고 뾰로통해하지 않는
저 예쁜 들꽃들이 내게 말합니다..
저를 꺾어가 주세요..
당신과 옆에 있어도 되나요?
하고 저에게 말을 겁니다..
그러렴.. 얘들아 내가 꺾어다 내 옆에 놓아줄게..
나랑 같이 가도 괜찮겠니??
이곳저곳에서
저도요.. 저도요.. 하고
손을 번쩍 드는 모습에
조심조심 들꽃들을 꺾어 들고 와
조그만 화병에 꽂아보았습니다..
얘들아..
나랑 같이 있는 기분이 어때??
네... 신나요!!
하며. 두 눈 말똥이며.. 생글생글
예쁘게 웃고 있습니다..
화창한 토요일 아침
예쁜 보라색 들꽃을 꺾으며
행복한 아침이었습니다..
****
예쁜 보라색 들꽃들이
유난히 예쁜 오늘이었답니다..
다른 곳엔 풀이 다 깎여 나가고
그곳엔 미쳐 깎지 않은 곳에
긴 풀들이 많아. 무성해 보이는 곳에
아무도 찾아주지 않은 들꽃들이
시무룩하게 앉아 저를 꺾어가세요..
하는 것 같아..
몇 송이 꺾어서 데리고 왔답니다..
무사히 다녀오신 이향숙 님과
김영 선생님을 오랜만에 뵙는
기념으로 이 들꽃 다발을 드립니다
물론 이 방송을 듣는 애청자분들과
뒤에서 수고하시는 Staff 여러분께도
함께 드립니다..
오늘도 소박하고 아름다운 보라색 들꽃 같은 날 되십시오
여러분..!!
2009년 5월 2일 토요일
캐서린에서
프시케 드림
이향숙 님 답글:
누군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요..
여전히 예쁜 꽃 한아름과 함께 올려주신 사연..
반갑고, 활기차게 다시 아침을 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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