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개의 알을 낳아놓은 화분을 들여다보았다
반갑게도 1개의 알이 부화되었다
2개는 아직 그대로인데 1마리가 꼬물거려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사실 요전에 5마리가 부화해 날아가고
곧 다시 다른 화분에 부화했으리라 생각을 못하고
매달려 있는 화분에 물을 주면서 괜스레 이상한 느낌이 들어
바로 들여다본 게 아니라
그다음 날 들여다보았더니 "아뿔싸!!" 알이 있었다
그것도 3개나... 은근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 녀석들 혹시 온도 차이 때문에 무슨 일이라도?
그러면서 매일 알을 피해 가며 화분에 물을 주면서도
자꾸 들여다보았다
이상하리 만치 알이 하루하루 야위어가는 듯 해
걱정이 많이 되었다
이 녀석들 추워서 혹은 무슨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그런데 드디어 오늘 아침 보니
한 마리가 부화해 있었다
이 얼마나 다행한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몰래 사진 몇 장을 찍는데
꼬물 거리는 모습이 여간 이쁜 게 아니다
*** 다올이 의 일기
오늘 엄마가 매달려있는 화분을 보더니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좋아하신다
왜인지 몰라 고개를 갸웃하고 있는 나에게
매달아놓은 화분에 있는
새알 한 개가 부화했다고 엄마가 내게 말을 해주셨다
엄마는 아침마다 화분에 물을 주시는데
어쩌다 새알이 있는 줄 모르고 엄마가 화분에 물을 주어
새알이 있는걸 나중에 발견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은근히 걱정을 하신 듯하다
혹여 새알이 잘못되었을까 봐..
엄마는 아침마다 새알을 들여다보는 것을
나에게 보여주는 사랑만큼 하시는 것 같다
매일 웃으면서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고 하신다
물론 나의 모습도 매일은 아니라도 찍어주시니
그건 질투하지 않는다
가끔 나도 그 화분을 올려다보면
엄마새가 부지런히 날아다니며
모이를 옮겨다 주고 있는 것 같다
갑자기 그 모습을 보니
나도 나를 낳아준 엄마를 잠깐 생각해 보았다
엄마의 기억이 내겐 없지만
나를 이 세상에 나올 수 있게 해 주신 것으로 고맙게 생각하기로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실 내 형제자매도 9마리나 더 있다고 한다
아무도 지금까지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보고 싶기도 하다
엄마 아빠는 나와 비슷한 강아지만 보면 내 형제나 자매인 것처럼
신기해하며 이야기한다
엊그제 아빠가 사 오신 내 사료 봉투에 나와 닮은 강아지 모델이 있었는데
옆에서 들으니 나와 많이 닮았다고 이야기하시면서
그래도 내가 더 예쁘다고.. 내 이목구비가 더 뚜렷하고 이목구비가
잘 잡혀 있다고 칭찬하신다
칭찬하는 소리를 들으니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사람들도 마찬가지지만 칭찬은 언제 들어도 좋다
특히 "착하다" "기특하다" "예쁘다" " 잘생겼다" 이런 말들을 들을 때
기분이 좋다.. 칭찬은 사실 고래만 춤추게 하는 것은 아니다
나도 춤추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아참!! 이야기가 다른 데로 돌아갔다
새 이야기로 돌아가면
엄마 말씀에 새알이 다치지 않았나 걱정했지만
그중 한 마리가 부화했다는 것에 엄마도 춤출 듯이 기뻐하는 걸 보았다
정말 내가 봐도 기분이 좋기는 하다
나보다 더 예뻐하는 것 같을 때가 있기는 하지만
나는 엄마를 믿는다.. 나와 같은 크기로 사랑하실 거라는..
사실 엄마는 모든 식물과 동물을 사랑하시니...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여하튼 오늘은 새 한 마리가 부화를 해 기뻐하시는 엄마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하루가 될 것 같다
2021년 5월 4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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