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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소리/오늘은 이런일이.....

세번째 알도 부화 했어요

by 프시케 psyche 2021. 5. 7.

 

 

오늘 아침은 정말로 날씨가 뽀얗게 예쁜 하루다

왜냐하면 그렇게 걱정하던 세 번째 알도 무사히 부화해서

이제 부화못할까봐 속상해하던 걱정에서는 해방이 된 셈이다

일어나.. 다올이 쉬야시키면서 하는 제일 첫 번째 일이

새알이 잘 있나 보는 것이다. 

의자에 올라가는데 새끼를 품고 있던 어미새가 푸드덕 하고 날아간다

어미새에게 미움을 사지는 않을런지 걱정이지만 

잠시 동안 걱정이 되어서 하는 행동이니 이해를 해주리라 믿으며..

다올이 와 같이 잘 때 우리는 다올이 전용 Queen Size 넓은 이불에 

Duvet Cover를 씌워 우리의 이불 위에 덮고 그 위에서 재운다.

그러면 아침에는 영락없이 그 이불을 밖에다 털어서 일광욕을 시켜야 한다

그 과정을 거치며 화분에 물도 주고 모종을 심어놓은 고추가 자라는지

확인한 다음 새알의 안부를 챙긴다.

이번엔 나의 부주의로 혹여나 부화하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다

드디어 세 번째 알까지 부화했으니 한 시름 놓았다..

이제 털이 자라고 날개가 튼튼해져서 날아갈 수 있게 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오늘은 그 Duvet Cover를 빠는 날이다.. 열심히 털어서

세탁기에 다올이 의 모든 블랑켓과 발 닦는 수건들을 넣고 빨았다

그 와중에  갑자기 목욕탕 청소에 꽂혀 간략하게 청소를 하느라

시간을 다 뺏기고 허둥대는  아침이었다.(언제나 허둥대지만,..)

빨갛게 핀 제라늄 앞에 앉아 약간의 커피 마실 약간의 여유로움을

내일 아침에는 만끽해볼까? 될지 모르지만..

 

 

***

 

****

 

 

 

다올이 의 일기

 

오늘은 엄마가 내 이불을 걷어 빠는 날이다. 

내가 갖고 손에 쥐고 자는 블랑켓이며.. 내 발 닦는 수건들

장난감까지 다 빨려고 하시나 보다

그런데 오늘 엄마가 그러시는데 마지막 세 번째 아기새가

부화했다고 박수를 치며 내게 알려주셨다..

엄마의 아기새 사랑은 유난하다..

언젠가 손타면 어미새 떠난다고 

사진 찍지 말로 내버려 두라는 아빠의 말을 듣고도

아빠 몰래 또 찍고 있다. 못 말리는 엄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래도 엄마를 이해해 드리기로 했다

왜냐하면 엄마가 모르고 새알이 있는 줄 모르고

물을 주셨다는데... 그것으로 인해 새가 알을 부화하지 못할까 봐

엄청 걱정하셨다..

며칠 동안 조바심하시며  의자를 놓고 오르락내리락하며

확인하시는 엄마를 봐 왔었다..

처음에 엄마는 새알이 작아진 것 같다며 실망하며 슬퍼하셨다.

혹시 엄마 때문에 어미새가 아이를 잃으면 어쩌냐는 것이었다

엄마는 아이를 먼저 잃은 부모들의 슬픔을 늘 말씀하셨다..

요즘 한창 화재가 되고 있는 중앙대 의대 학생 실종 익사 사건 때문에

엄마도 많이 슬퍼하신다.. 어제는 그 의대생 아버지가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에 가서 글을 읽는 것을 보았다.

눈물을 흘리며 포스팅된 사진을 보시는 어머니가 슬퍼 보인다.

엄마도 늘 훈련하고 있는 오빠와 대학 기숙사에 있는 언니와

나의 어렸을 적 사진들을 늘 보며 미소 짓곤 하셨었다..

유난히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엄마는 지나간 사진을 보거나

블로그에 지나간 포스팅을 보며 추억하시는 걸 좋아하시다 보니

그 의대생의 아빠 블로그에서 본 어릴 적 그 대학생의 사진들을 보며

슬퍼하시는 것 같다.. 그렇듯  아이를 잃은 아빠의 마음을 보며

슬퍼하듯... 아마도 이번에도 이 세 마리의 아기새 중 부화되지 못한 새가 

있었다면 엄마는 많이 슬퍼하셨을 것 같다..

휴우~~ 이제 나도 한시름 놓아야겠다..

혹여 한 마리의 새라도 잘못되어 늘 슬픈 얼굴을 하고 있는 엄마를 보는 것은

나도 원하지 않는다. 

엄마는 오늘도 잠시 나를 앞뜰에 있는 복숭아나무 밑에 앉혀 주셨다

지나가는 강아지도 보고 바람을 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말 내 마음에 드는 친구가 되고 싶은 강아지가 지나갔다

나는 정말 크게 짖었던 것 같다.. 엄마는 놀라서 뛰어나와 나를 말렸지만

정말 나는 그 친구에게 말 걸고 싶었다.. 작은 아메리칸 핏불이었는데

그 주인은 놀라서 그 작은 강아지를 안고 지나가 버렸다..

나는 너무 섭섭했다.. 엄마한테 혼났다.. 너무 크게 짖어서 그 강아지와

주인이 무서워했을 거라며..  ㅠㅠㅠ

나는 단지 친구 하고 싶어서였는데..

아~~ 속상하다..  흐드러지게 핀 스타 재스민 향만 복숭아나무 뒤에서 짙게

내 코를 간지럽힌다..

 

2021년 5월 6일 목요일 아침 

다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