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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소리/오늘은 이런일이.....

병원에서 돌아오는 칠흑같은 밤길..

by 프시케 psyche 2022. 11. 23.

딸아이를 보러 딸아이가 다니는 대학 근처 병원으로 가는 길

 

먹고 싶은게 없냐 물었더니..순대, 김밥, 족발,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해 사가지고 갔다

 

딸아이가 다니는 대학 총장을 비롯 , 병문안 꽃다발과 인형들..
높은 병원 별실에서 내다 본 바깥 풍경

 

점점 붉게 노을이 지고 있다
좀더 붉은 노을
이제 주황빛을 함께 띠는 노을이 되었다
앙증맞은 꽃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사슴이 나올것 같은..

 

아주 칠흙 같은 밤

 

 

 

 

 

 

* 기도해주시고 걱정해주신 많은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와 염려덕분에

수술후 회복을 잘 해가고 있습니다

 

 

 

****

 

 

 

딸아이의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회복 중인 딸아이는

 조금씩 회복이 되어가는 중이다

다른 곳의 상태는

아직도 모니터링 중이지만

다행히 음식도 먹을 수 있다 하여

병원 가는 길에 애틀랜타에 들러

먹고 싶다는

김밥이며, 떡볶이, 잡채, 순대, 족발 등을

한 보따리 사 가지고 

병원에 도착했다

마이크로 웨이브가 병실 안에 없어

간호사에게 부탁해

음식을 데워오자

딸아이와 같이  먹었다

삼시세끼

병원 음식은 주지만

모두 미국 음식이라

칼칼하고 매콤한 한국음식이 먹고 싶었으리라

맛있게 먹어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는 시간

즐겁게 음식을 나눈 뒤

딸아이의 머리를 약식으로 감겨 주었다

며칠을 감지 못한 머리가 불편한 모양이다

머리를 감기려 환자복을 벗기고

수술 자국에 물이 닿지 않게

간호사가 플라스틱 랩을 둘러주었다

절뚝거리기는 해도

간신히 걸을 수 있도록

Theraphy 선생님이

도와주셨다 한다

아직도 오른쪽 발을 내딛으면 허리가 아프고

왼쪽 발을 내딛으면 배가 아프다 한다

아직은 Walker나 지팡이로 의지 해야 하지만

지팡이를 짚고라도  걷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면서  괜스레  안쓰럽다

엄마 아빠가 걱정할 까 봐

"지팡이를 짚고 걸으니 나이 든 할머니" 같다며

가벼운 농담을 하는 것을 보니 겉으로는 웃었지만

내 마음은 또  짠하다

머리를 감겨주고

얼굴도 닦아주고

Bowl Movement가 지연되다 보니

간호원이 준 약을 먹고

시도 한끝에

일단 성공했다

간호사분들도 정말 친절하고

 성심껏 도와주시지만

엄마가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

간호사가 도와주는 것보다는 편했으리라 믿으며

어릴 적 말고 커서는 몇 번 안 되는 

머리 감겨주기를 하며 

동심으로 돌아간 딸아이와

어린 딸을 기를 때의 기분을

살짝 느껴보기도 한 시간이었다

방문객의 꽃다발들과 나란히 서있는

대학장님이 보낸 화병을 보며

학장님의 따뜻한 베 려심 도한 읽을 수 있었다

온종일 시간을 같이 보내며

손톱도 깎아주고

머리도 묶어주고 하다 보니

어느새 빨갛게 물든  저녁노을이 

넓은 창안을 보며 인사하자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염려도 조금은 잦아든듯하다

지금  이대로를 감사하며

더 빨리 회복될 수 있기를 바라며

파랗게 멍든 얼굴을 한 딸아이의

미소에 분홍빛 장미향을 남겨두고

2시간 반을 운전해 

지나간 시간들을 회상하며 돌아오는

인적 없는 칠흑 같은 길의 밤은 깊어간다

 

 

 

*

 

 

2022년 11월 20일 주일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