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환 작가의
"그와 함께 산다는 것"을 오디오북으로 들었다
노인 문제를 다룬 소설이라 그런지
남이야기 같지 않다
이혼한 큰 아들 대신
둘째부부가 아흔이 넘은 아버지를 모시는 일이다
10년째 모시는 아버지는 고기를 잡아 자식들 대학 교육까지 시킨
어부였다..
바다도 더 멀리 더 많은 고기를 잡으려 점점 더 새로운 영역으로
개척을 해가며 목숨 바쳐 잡던 고기잡이를 놓은 지도 여러 해
더 오래 살 것 같던 어머니가 의료사고로 먼저 세상을 뜨자
서울로 오지 않겠다던 아버님을 모시게 된 둘째 아들과 며느리
글을 쓴 주인공은 며느리 입장에서 썼다
어머니를 모시는 것보다 시아버지를 모시는 게 어려운 점들이
글 중간중간 느껴진다..
강의를 하는 며느리.. 연구를 하는 연구원 출신의 아들 부부는
효자부부지만 10여 년째 모시면서 생기는 일상을
잘 표현해낸 소설이다
치매까지 함께 오면서 생기는 일들
화장실에서 소변 조절이 되지 않아 소변을 지리는 일
화잘실을 온통 오줌 지린 냄새로 만들어 집안으로 들어오면
나는 냄새들...
나중엔 시설에 모시고 갔지만
환경과 외로워 보이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고
다시 모셔오게 되는 자식의 마음들...
결국에는 장이 조절이 안되어 변을 온통 화장실
망할 것 없이 늘어놓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옛말에 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여자를 생각한다는 말처럼
시아버지가 주체할 수 없는 성욕 해결 방법을 봐버리고 마는
며느리의 심정이... 어쩌면 남의 일이 아닌 나이가 들어가는
노인의 문제들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글 앞에서
눈물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는 소설이었다
반드시 실화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백세 시대에 그래도 효자라고 하는 자식들이
어쩌면 겪어야 할 문제일지도 모른다
요즘엔 시설에 맡겨지는 노인들도 많다고 하지만
정작 효도를 한다고 하는 자식들은 집에서 모시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듯이
치매라던지 중병이 아닐 경우에는 모실 수 있을지 몰라도
치매와.. 여러 가지 중증의 증세.. 가령.. 약해지는 시력과
배변 능력의 저하와.. 그 외의 힘든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해야 옳은지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제기하는
소설이기에 슬프고 애잔하게 읽은 (들은) 소설이다
과연 내가 이런 고령이 되어서 어떤 선택을 할까?
그리고 아이들의 결정은 어떻게 될지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고민이 되기도 한다..
많은 매체에서는 일찍 독립하는 연습을 하라고 한다던지
요즘은 유치원이 아닌 노치원이라고 있다고 한다
아침에 노인을 등원시키면.. 유치원처럼 맡겨진 동안은
각종 프로그램을 맡겨진 다른 노인들과 하다가 저녁 샤워까지
시켜서 집에 돌려보낸다고 하니
정말 노인들을 겨냥한 아이디어 비즈니스 이기도 하다..
심각하고 벌써부터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외면할 뻔한 내용의 책을
우연히 읽고 다소 마음이 착잡하기도 하다.
빈 둥지 증후군도 채 가시기 전이라 그런지
이 책을 읽고는 약간 마음이 가라앉는 기분이다
지금부터 아이들로부터 일찍 이별하는 연습을 해야 하는 건지
끝까지 아이들과 유대관계 운운하며 아이들과 붙어있어야 하는 건지..
지금부터 열심히 고민하고 혼자 고독해하지 않고 외로워하지 않는 법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도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023년 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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