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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소리/오늘은 이런일이.....

공놀이 하는 여자 와 공줍는 여자

by 프시케 psyche 2022. 12. 21.

오늘 새벽 찍은 여명 사진

https://youtu.be/ySUm_bdS2FE

 

 

며칠째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아

유튜브 영상 촬영이나 편집을 손 놓고 있다 보니

뒤적뒤적 여러 책들을 검색하다가

오디오북으로 단편을 듣는 일로 우울하고 답답한 마음을

달래곤 한지 벌써 딸아이 다친 후 계속되고 있다

박완서 님의 단편 장편 거의 읽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가도

전혀 모르는 제목이 보이면

이건 안 읽었는데? 하며 듣게 되는 단편이 요즘 수십 편이 된다

새로운 것 같아 읽다 보면 오래전에 읽은 것들이기도 한데

자세히 생각나지 않을 때는 갑자기 우울해지기도 한다

왠지 제목에 이끌려 "공놀이하는 여자"를 들었다

단편이 다 그렇듯.. 짧은 이야기로

어떤 회장님의 혼외자식인 이 여자 주인공은

엄마도 그랬듯.. 얼굴도 반반하고 남자들로 하여금 

매력을 느끼는 여주인공인가 보다

몇 번째 사법고시에 낙방하는 남자 친구 헌이를 만나

간간히 같이 지내는 서른을 넘긴 주인공은

어느 날 우연히 어머니의 남자 진 회장으로부터

아파트 한채 값의 3억 오천이라는 유산을 받는다

그 나머지 이야기는 아란이 어릴 적 어린이날 선물로

받았던 공에 대한 추억과 남자 친구 헌과 보내고 난 후

버림받은 조각공원으로 가 어느 다정한 부부의

작은 아이가 발로 찬 공을 보면서 어릴 적 추억으로 

그리고 어머니와 진 회장과의 관계

그 집안에서 친자로 인정해 주지 않지만

호적에 올렸던 일을 왔다 갔다 하며 떠올리는 아란

생각지도 않은 진 회장의 죽음과 유언으로 받은

3억 오천을 손에 넣은 후의 아란의 심정을

이야기하는 내용의 소설이다

많은 돈을 갖기 전의 그렇고 그런 삶에서

3억 오천이라는 돈이 손에 들어와 있는 상태의

심리 상태를 잘 표현한 것 같다

은행에 넣어 원금이 돈을 한 달에 4, 5백을 만들어 낸다는

의붓오빠의 말에 저절로 미소를 짓거나

은행장이 손수 집 까지 와서 돈을 가져가

통장을 만들어 준다는 말에 혹시 사기를 당한 건 아닌가 하는

불안한 심리...

은행에 통장을 찾으러가 자동적으로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그 오만한 걸음걸이가 생기는 상황

이제는 헌이가 혹 사법고시에 붙어

고급 공무원과의 결혼을 꿈꾸던 소박한 꿈에서

이제는 주객이 전도돼 아란이 혼을 좌지 우지 할 수 있다는 상상

남자친구 헌에게 질질 끌려다니던 것 같은 처지에서

어쩌면 내가 헌이를 쥐락펴락할 수 있을 수 있음에

언제고 버리고 싶을 때 버릴 수 있다는 상상력으로 자신의 

꿈같은 처지의 심리를 묘사한 단편이다

돈이 갖는 힘.. 있을 때와 없을 때 서로 상반되는

그 심리 상태를 아주 잘 표현한 글이다

 

그런 행운은 복권 당첨될 확률보다 적은 행운이지만

주인공 아란이 갖는 심리적 상태는 아마도

내게 같은 순간이 와도 같을까? 를 생각해 보니

어쩌면 나도 아란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괜스레 씁쓸한 미소가 지어진다

 

간혹 우리는 우리에게 생각지 않은 돈이나 횡재가 생긴다면?

하고 생각하는 적이 간혹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는 그렇게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옆지기는 간혹 만일 그런 생뚱맞은 돈이 생긴다면

제일 먼저 불쌍한 사람들을 위한 도네이션을 한 다음

어려운 가까운 사람에게 도움을 준 후

섬을 하나 사겠다고 한다..

그리고 가까운 친지나 친구들을

차례로 초대해 접대를 하고 싶다고 한다

 

그럼 과연 나는 뭘 하고 싶을까를 생각해 보니

바닷가나 산에 창 넓은 작은 집을 짓고

매일 읽고 싶은 책을 넣을 수 있는 책장을 사방으로 짜 놓고

책을 사들여 매일매일 책을 읽고 싶어진다

읽다가 지치면 나가 산책을 하고 작은 들꽃을 꺾거나

먼 곳에 두둥실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거나

날아가는 새에게 말을 붙여보고 싶다

간혹 자나 가는 나그네에게 차를 대접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도 싶고

몇 번은 가고 싶은 나라를 몇 번씩 여행하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초대해

지나간 추억을 이야기하며 따끈한 국화차,

카모마일, 엉겅퀴, 민들레 차를 마시거나 가끔은

옥색 모시 한복을 입고 난을 치거나 초록색 말차를

마시고 싶어 질 것 같다

 

**

 

책을 읽을 때 우리는  내가 모르는 세계를 잠시 여행하는

여행자가 된다

그 책으로부터 내가 갖지 못한 상황을 맞닥뜨려 경험하기도 하고

그 내용으로부터 나의 오랜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

책 읽는 시간이 즐겁다

 

이 글을 읽으며 오래전 나도 "공 줍는 여자"라는

글을 썼던 기억이나 꺼내 보았다

 

 

****

 

 

2010년 6월 어느 날 쓴 글 " 공줍는 여자" 

 

https://sylviapark105.tistory.com/8888023

 

공 줍는 여자

공 줍는 여자 오늘 아침(2010년 7월 24일 토요일) 축구장에서.. *** 공 줍는 여자.. 아이들이 방학을 한 후 거의 2개월을 게으름을 피우며 지낸 것 같습니다.. 하던 아침 산책도 안 하고 겨우 한다는

sylviapark105.tistory.com

 

  

 

2022년 12월 20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