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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

공 줍는 여자

by 프시케 psyche 2020. 6. 24.

공 줍는 여자

 

 

아들영준
 

 아빠는 코치


 

교회 친구들과 

 오늘 아침(2010년 7월 24일 토요일) 축구장에서.. 영준이..

 

 

 

***  

 

 

공 줍는 여자.. 

 

아이들이 방학을 한 후

거의 2개월을 게으름을 피우며 지낸 것 같습니다..

하던 아침 산책도 안 하고

겨우 한다는 게..

아침에 일어나서

다리 들어 올렸다 45도에서 멈추기  50번

두 다리 세워 양옆으로 눕히기 50번

다리 들어.. 양옆으로 45도에서 멈추기 50번

다시 한쪽 다리씩.. 안쪽으로 눕히기 50번

크런치.. 50번

10초 쉬고

크런치 50번

간혹 엎드려 양팔 집고 뒤로 다리 차기.. 각각 20번씩..

이게 하루 운동하는 전부랍니다..

원래는 이 운동을 한 다음..

밖에 나가 민희와 30분 정도 걷은 산책을 하는데

아이들이 학교 갈 시간이었는데..

아이들이 방학이라고.. 저도 덩달아 늦게 일어나는

게으른 엄마가 되었습니다..

(에고.. 창피해라..)

그리고 매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7시 30분이면.. 토요 축구하느라

축구장으로 향해..

그전엔.. 같이 나오시던.. 정오 엄마가 같이 뛰어 주기도 해서

걷기도 하고.. 같이 축구게임도 하기도 했지만

사정이 생겨.. 못 나오시게 되기도 했고..

지난 몇 주.. 산딸기를 딴답시고..

온통 신경이 그곳에 가있어..

운동엔 게을러지기를 거의 2 달이었나 봅니다..

지난 목요일에도.. 아이들과 뛰어본다고 작정하고 갔지만..

다른 팀과.. 게임을 하게 되어 뛰지도 못하고..

책을 읽다가... 사진만 찍고 돌아왔고..

오늘 토요일엔 꼭 같이 아이들과 뛰고 싶어

단단히.. 축구화 신고..

선탠로션도 바르고.. 모자도 챙넓은것으로 챙기고..

벌레 물리지 않게..

off까지 옆지기에게 뿌려달라고

허수 하비 자세로.. 단단히 준비를 했건만..

결국은 나온 친구들 숫자가 적다고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기술을 배우는 게 아닌가..?

골키퍼를 위해.. 집중적으로  슈팅 연습을 했습니다..

오늘도. 게임은 고사하고

 공 줍는 아줌마로 포 지젼이 잡혔답니다..

슈팅으로 날아간.. 공들을 줍느라

그 초록 필드를...

정말 펭귄처럼 뒤뚱거리면서도 엄청나게 뛰어다녔습니다..

사실.. 같이 게임을 하며 뛰려고 했던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운동을 하며

흘린 땀이.. 몇 바가지는 될 듯싶습니다..

끝나고 버거킹으로 가 젖은 옷을 갈아입는데..

정말로 속옷까지.. 완전.. 땀에 젖었더랬습니다..

얼굴은 익어서.. 거의 빨갛게 달아오르고..

온몸엔..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지만..

그동안 찝찝하던.. 기분들은 완전히.. 다 날아간 기분입니다..

그래도.. 아이들 방학하기 전엔..

이렇게.. 땀을 흘린 적이 많았지만..

요즘 저의 2개월은 완전

살찌기 작전이라도 한 것처럼..

뭉기적 거리며.. 운동을 안 한 것이.. 얼마나.. 후회가 되는지...

비록.. 오늘 오랜만에 뛰다 보니

뒤뚱뒤뚱.. 헉헉 거리며..

무릎도 삐걱이며.. 공주 우러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운동량이 많다 보니.. 흘린 땀만큼이나

마음은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더랬습니다..

다른 사람이 보면.. 웬 아줌마가 저렇게

뒤뚱거리며.. 공 줍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겠지만..

정작으로.. 운동이다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뛴 당사자인.. 공 줍는 아줌마는

그동안 게으르게 쌓아 놓았던

스트레스를 비 오듯 흘려낸 땀과 함께.. 확~~ 날려 버린 토요일이었습니다..

같이 게임하며.. 주나 마나 한 선수라고

늘 핀잔만 들었을 때보다..

공주 워 주고.. 축구하는 선수들 도와주고..

저는 운동해서 좋고..

일석 이조의 기쁨으로

아주 기분 좋은 토요일이었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퉁퉁한 아줌마의 뒤뚱거리며.. 공주 우러 다니는 모습을...

 

그래도.. 저는 땀 흘린후 돌아오는 길엔..

영준이가 녹음해준 음악을 들으며..

아름다운 선율에

귀를 맡기고 운전해 오는 동안

퉁퉁한  공 줍는 아줌마가 아닌..

멋진 왈츠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우아한 백조가 되었었음을...

 

 

 

2010년 7월 24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