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희 배우의 별세 소식을 듣고..
오래된 영화배우로 당시 유명했던
김지미, 문희, 윤정희, 혹은 남정임
이런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세대는
어쩌면 우리 어머니 세대가 아닌가 싶다
얼마 전 2023년 1월 19일 별세를 했다
나는 사실 윤정희의 영화를 본 세대는 아니다
내가 윤정희배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것은
2010년 개봉한 이창동 감독의 "시"라는 영화에서였다
그 영화 "시"를 감명 깊게 보기도 했지만
더 마음에 남는 건.. 칸느 영화제에 참석했을 당시
내가 갖고 있는 한복과 같은 한복을 입고 영화제에 참석해
더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 한복 외 다른 한복도
내가 갖고 있는 한복과 같아
놀랐었다
그리고 그 영화 "시"를 보면서 나이가 들어서도
시인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관심도 갖고
게다가 같은 해 3월 일본의 시바타 토요라는 시인이
99세의 나이에 시집을 내시기도 해
그해 우연찮게 윤정희 배우님의 시"라는 영화와
99세의 시바타 토요 시인의 책 "약해지지 마"를 읽으며
나도 99세쯤엔 시인이 되어 시집을 내야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후 딱 10년 후 부족하지만 2020 애틀랜타 신인 문학상에서
시부문 "우수상"을 받으며 등단을 했다..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정말 운 좋게도 상을 받아
시상식에 상을 받으러 갈 때 입을 한복을 윤정희 배우가 입었던
그 한복을 입고 가서 상을 받았다..
시바타 토요의 시집 "약해지지 마".. 이창동 감독의 " 시"라는 이 두 사건으로
이전에도 써왔던 글쓰기였지만 글을 쓰며 시인의 꿈을 꾸다
그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신인등단은 사실 완성이 아니고
시작이지만... 그날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특히 윤정희 배우의 영화도 내 등단과 무관하지 않기에
시상식에 가서 입었던 한복도 늘 마음에 와닿는다
그런데 시바타 토요 시인님도 시집을 내신 후 3년 만인 1월 20일 세상을 뜨셨다
그 후 또 딱 10년 만인 2023년 1월 19일 윤정희 배우도 세상을 떠나게 되어
왠지 나에게는 가까운 지인이 세상을 뜬것처럼 마음이 허전하고 슬프다
이렇게 두 분의 영향력으로 시인이 되었고... 한 분 한분 세상을 떠나시니
왠지 나의 마음한쪽이 텅 빈 것처럼 허전하다..
시간이 된다면 그 영화 " 시"를 한번 더 보고 싶어지기도 하는 날이다
시바타 토요 할머니의 "약해지지 마" 시집을 거나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
"바람과 햇살과 나"라는 시를 나지막이
읊조려 보았다
바람과 햇살과 나
시바타 토요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문을 열어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따라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사람은 어차피 다 혼자야
라고 내가 대답했네
그만 고집부리고
편히 가지는 말에
다 같이 웃었던 오후
2023년 1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