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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소리/끄적여본글

윤정희 배우의 별세 소식과 바람과 햇살과 나

by 프시케 psyche 2023. 1. 25.

 

 

시바타 도요 시인

 

윤정희 배우

 

 

 

윤정희 배우의 별세 소식을 듣고..

 

 

오래된 영화배우로 당시 유명했던

김지미, 문희, 윤정희, 혹은 남정임

이런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세대는

어쩌면 우리 어머니 세대가 아닌가 싶다

얼마 전 2023년 1월 19일 별세를 했다

나는 사실 윤정희의 영화를 본 세대는 아니다

내가 윤정희배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것은

2010년 개봉한 이창동 감독의 "시"라는 영화에서였다

그 영화 "시"를 감명 깊게 보기도 했지만

더 마음에 남는 건.. 칸느 영화제에 참석했을 당시

내가 갖고 있는 한복과 같은 한복을 입고 영화제에 참석해

더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 한복 외 다른 한복도

내가 갖고 있는 한복과 같아

놀랐었다

그리고 그 영화 "시"를 보면서  나이가 들어서도 

시인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관심도 갖고

게다가 같은 해 3월 일본의 시바타 토요라는 시인이

99세의 나이에 시집을 내시기도 해

그해 우연찮게 윤정희 배우님의 시"라는 영화와

99세의 시바타 토요 시인의 책 "약해지지 마"를 읽으며

나도 99세쯤엔 시인이 되어 시집을 내야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후 딱 10년 후 부족하지만 2020  애틀랜타 신인 문학상에서

시부문 "우수상"을 받으며 등단을 했다..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정말 운 좋게도 상을 받아

시상식에 상을 받으러 갈 때 입을 한복을 윤정희 배우가 입었던

그 한복을 입고 가서 상을 받았다..

시바타 토요의 시집 "약해지지 마".. 이창동 감독의 " 시"라는 이 두 사건으로

이전에도 써왔던 글쓰기였지만 글을 쓰며  시인의 꿈을 꾸다

그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신인등단은 사실 완성이 아니고

시작이지만... 그날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특히 윤정희 배우의 영화도 내 등단과 무관하지 않기에

시상식에 가서 입었던 한복도 늘 마음에 와닿는다

그런데 시바타 토요 시인님도 시집을 내신 후 3년 만인 1월 20일 세상을 뜨셨다

그 후 또 딱 10년 만인 2023년 1월 19일 윤정희 배우도 세상을 떠나게 되어

왠지 나에게는 가까운 지인이 세상을 뜬것처럼 마음이 허전하고 슬프다

이렇게 두 분의 영향력으로 시인이 되었고... 한 분 한분 세상을 떠나시니

왠지 나의 마음한쪽이 텅 빈 것처럼 허전하다..

시간이 된다면 그 영화 " 시"를 한번 더 보고 싶어지기도 하는 날이다

시바타 토요 할머니의 "약해지지 마" 시집을 거나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 

"바람과 햇살과 나"라는 시를 나지막이

읊조려 보았다

 

바람과 햇살과 나

 

시바타 토요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문을 열어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따라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사람은 어차피 다 혼자야

라고 내가 대답했네

 

그만 고집부리고 

편히 가지는 말에

다 같이 웃었던 오후

 

 

 

2023년 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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