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G5d8M60QYDg?list=UULFzZ-6lMwZdoPB3XoEEflbgQ
좀처럼 춥지 않은 이곳에
오랜만에 한파가 밀려왔다
눈이 올까 기대도 해보았지만
결국 눈은 안 오고 매서운
바람만이
출렁이는 아침
문정희 시인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에서와
폴 짐머의 '완다와 함께'가
생각나 끄적여 본다
-몹시도 추운 1월 어느 수요일 아침-
눈 속의 고립을 꿈꾸지 않아도
프시케
눈대신 매서운 바람만이
양볼에 다가오는 아침
폭설이 내려
설탕처럼 사각이는
눈을 밟을 수 있지 않아도
못 잊을 사람과
어딘가 갇히고 싶었던
어느 시 속 한계령이 아니어도
옥색 드레스를 입은
엘사가 나오는 동화 속
얼음나라는 아니어도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과
따끈한 카모마일 차 한잔
마시고 싶어지는 추운 날
어디선가
정녕 사랑하는 사람과
발이 묶여 은밀한 고립을 꿈꾸는
칼바람이 부는 눈부신 아침..
***
완다와 폭설
-폴 짐머-
몇 해 전 타일러스버그 근처 외곽의
노천 탄광에서 일했지.
하루는 눈이 내리기 시작해 두 시쯤에는
일 미터나 쌓였어.
"집에 가야겠어요." 하고 현장 감독에게 말했더니
"자네 , 다섯 시까지는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하더군.
나는 "소들을 돌봐야만 해요." 하고 말했어
완다가 집에 잘 있는지 봐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어.
네 시가 될 무렵 집에 도착했는데 그 사이에
눈은 삼십 센티나 더 내렸고, 그러고도
그만큼이 또 쌓일 때까지 멈추지 않았어.
완다와 나는 3일 내내 아무도 보지 못했어.
우리는 눈더미 속에 굴을 파고
철조망 바로 위에서 썰매를 탔지. 웃음과
우리의 심장 박동으로 눈을 녹이며.
날짜가 지나자 식량이 떨어졌고
나는 소를 잡을까도 생각했지.
하지만 그때 날이 개이고
사과처럼 달콤한 달이 떠올랐어.
다음 날 아침 제설차가 오고
우리는 슬펐어.
이제 더 이상 그때처럼 눈이 내리지 않아.
아쉬운 일이야
Lester Tells of Wanda and the Big Snow
Paul Zimmer
Some years back I worked a strip mine
Out near Tylersburg. one day it starts
To snow and by two we got three feet.
I says to the foreman, "I'm going home."
He says, "Ain't you staing; till five>"
I says, "I got to see to my cows, "
Not telling how Wanda was there at the house.
By the time I make it home at four
Another foot is down and it don't quit
Until it lays another. Wanda and me
For three whole days seen no one else.
We tunneled the drifts and slid
Right over the barbed wire, laughing
At how our heartbeats melted the snow.
After a time the food was gone and I thought
I'd butcher a cow, but then it cleared
and the moon come up as sweet as an apple.
Next morning the ploughs got through. It made us sad.
It don't snow like that no more. Too bad.
from <Crossing to Sunlight revisited>
2024년 1월 17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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