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희와 함께
낙화
정호승
섬진강에 꽃 떨어진다
일생을 추위 속에 살아도
결코 향기는 팔지 않는
매화꽃 떨어진다
지리산
어느 절에 계신
큰 스님 다비하는
불꽃인가
불꽃의 맑은 아름다움인가
섬진강에 가서
지는 매화꽃을 보지 않고
섣불리
인생을 사랑했다고
말하지 말라
***
문뜩 이 시를 읽으며
분홍 매화 흩날리는 장면이 있던
영화..천년학 이 생각났다
고국의 어느 마을
매화가 눈처럼 흩날리던 그장면과 함께
분홍 치마에 흰저고리를 입은
주인공 여인의 단아함에 반해
갖고 싶어했던 분홍치마와 하얀저고리
옆지기도 그모습이 고왔는지
그한복이 좋아 보였나보다
어머님께 말씀드렸더니
정말로 분홍치마와
하얀 저고리가 생겼다..
그해 한복이 오자마자
분홍치마와 하얀저고리
챙겨입고
이곳 Cherry Blossom Festival 에
참여했던..
배우보다 곱진 않은 모습이지만
참으로 추억으로 남는
분홍치마와 흰저고리가
사뭇..이 시와 함께
떠올랐다..
올 봄에도
분홍치마와 흰저고리입고
매화꽃 흩날리는
그 영화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다
2013년 3월 10일 주일
'Writing > 詩가 문득 내게 말을 걸어 올 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 (0) | 2013.03.25 |
---|---|
우리의 삶은 (0) | 2013.03.25 |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0) | 2013.02.20 |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최영미 (0) | 2013.02.17 |
여인숙-잘랄루딘 루미 (0) | 2013.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