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게 한 죄를 고발한 소년 자이..
"가버나움 (Capernaum)"을 보고
-프시케-
사순절을 맞아 마가복음 필사를 하던중이었습니다
그들이 "가버나움"에 들어가니라.."를 쓰면서
시몬의 장모도 고치고 귀신 들린 사람도 고쳐
많은 기적이 일어났던 곳 가버나움...
문득 얼마 전 본 영화 "가버나움" 이 스쳤습니다
가슴이 먹먹한 영화
너무 처절한 어린아이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기는 영화
대부분의 연기자들이
실제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길거리 캐스팅이었다는 것도
영화를 다 본 후 알았습니다
영화감독이 미인 레바논 배우 겸 감독이라는 점 또한
특이하지만, 2018년도 황금 종려상을 놓고
우리나라의 영화 "버닝", 일본 영화 얼마 전
제가 포스팅한 영화 "어느 가족" 이랑
이 영화 " 가버나움"이 각축을 벌인 끝에
황금 종려상은 "어느 가족" 이
"가버나움" 은 "심사위원 상"을 받았습니다
칸느 영화제에서 상영 후
15분 동안 긴 기립 박수를 받을 정도로 우수작이었다고 합니다
영화는
흰 러닝셔츠와 흰 삼각팬티만 입은 소년이
의사 앞에서 치아로 나이를 측정하려고
기다리면서 시작됩니다
아이가 어떤 남자를 칼로 찌른 후 감옥에 붙잡혀 온 후
아무런 신분이 없는 것을 알고
의사에게 진단을 받는 장면입니다
이름은 자이..
엄마 아빠와 밑으로 동생이 여러 명 있는
(아마 위에 누나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음)
12살쯤으로 추정되는 맏아들인듯한 자이는
감옥에서 우연히 생방송 프로그램인
고발 프로그램에 전화를 해
자신의 부모를 고소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을 낳고 제대로 키우지 못한 죄를
적용하고 자신들의 어린 딸을
첫 생리가 시작되면 곧 남자에게
닭 몇 마리에 파는 것을 고발합니다
일순간에 화제가 되고
T.V 에 생중계되며 감옥에서도 알아보는 소년이 됩니다
어쩌면 이렇게 뉴스에 나고 신문에 나면
신분을 만들 수도 있다고
수군대는 죄수들의 말에도
솔깃했을 거란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 일로 법정에 원고로 서게 된 자이와
고소를 당한 엄마 아빠의 모습이 보이자마자
왜 이 자리에 서있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백 플래시 형식으로 영화는 진행됩니다
자이는 너무 가난한 탓에
동네 가게에서 배달을 하거나
잡일을 하며 돈을 법니다
그 주인은 자이 가족이 세 들어 사는 주인의
아들이기도 합니다
어느 날 바로 밑에 동생 사하르가
첫 생리 흔적을
이불에서 발견한 자이는
몰래 동생의 팬티를 빨아주고
자신의 윗도리를 벗어 생리대로
임시로 사용하라고 건네줍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절대로 엄마에게도 아무에게도
들키지 말라고 합니다
그건 엄마가 생리를 시작한
사하르를 닭 몇 마리를 받고
팔아 버릴 것을 아는
자이의 동생을 아끼는 배려입니다
이제 겨우 11살이 된 사하르를
지키고 싶었지만
결국 부모는 그 남자에게
보내는 것을 막지 못한 자이는
가출해 무작정 다른 곳으로
망명하려는 마음을 먹으며
버스에 탄
할아버지가 자신은 바퀴벌레라고 합) 분장을 한
할아버지를 만나
"할머니 댁에 간다고" 말을 하자
할아버지는 부러워하며
자신을 찾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 말을 기억하며
할아버지가 내린 후 곧 따라 내립니다
자이는 아마도 그 할아버지의
친구가 되며 같이 생활하자고
하려고 무작정 그곳에서 같이 내리지만
할아버지는 찾지 못하고
이제 1살배기 아이 요나스를 몰래
유모차에 숨겨 싣고 다니면서
일을 하는
에티오피아 난민 미혼모 라힐을 만나
같이 생활하며 아이를 봐주던 중
라힐은 신분이 없다는 이유로
당국에 체포되어 감옥에 갇히고
졸지에 요나스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 된
자이..
자신의 가족을 떠나 새로 만나
얼마 안 되었지만 가족 같은 유대감으로
요나스를 돌보는 자이의 마음 깊은
따뜻함이 돋보입니다
그러나 가진돈이 없이 한 살짜리
아이를 부양하는 것은 역부족입니다
지나가는 아이들의 스케이트보드를
훔치는 자이 그것으로 커다란 들통을 묶은 후
요나스의 수레로 만들고
집안에 있던 냄비나 요리 도구를 달고
거리에서 요나스의 우유와 기저귀를 위해
팔기도 합니다
그것도 부족하자
오래전 엄마 아빠가 자신을 시켜
사 오라고 시켰던 처방전을 주머니에서 찾아
약국에 가 진통제를 사다 빻아 만든
주스를 팔며 연명을 합니다
이 방법은 자이의 부모가 어린 자이를 시켜
처방전으로 이곳저곳에서 모은
진통제를 빨래에 담가
감옥에 가서 팔았던
자신의 부모님 방법을
자신이 그대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딸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팔았노라고 항변했던
그 일을 자이도 어쩔 수 없이
요나스를 돌보기 위해
불법 진통제 주스 판매를
하고 있는 모순이 그려지기도 합니다
낳아놓기만 하고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부모님의 항변은
자신들도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길에서 만난 소녀 메이 소운의
스웨덴으로 망명한다는 말에 솔깃한
자이는 돈 $300.00 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스웨덴 망명을 꿈꾸며
돈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러나 그렇게 모으기 시작한 돈도
갑자기 살림을 밖으로 내던진 채
쫓겨난 라힐의 집안에 있어
잃어버린 꼴이 되고 맙니다
결국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중개인 노릇을 하는
라힐을 알고 있는
아저씨에게 잘 돌보아 주겠다는 말에 속아
요나스를 팔게 되는 아이러니...
자이는 자신의 신분을 밝혀줄 서류가 있어야 한다는
아저씨 말에
집으로 가 서류를 찾다가
그런 서류조차 없다는 것을 안 것과 동시에
사하르가 병원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이는 분명 사하르를 산 그 남자가
사하르를 괴롭히다 죽였다고 판단하고
칼을 들고나갑니다
이렇게 플래시백이 끝난 후
법정에 그 칼에 찔린 남자가 증언을 하는데
사하르는 자이가 생각한 것처럼
그 남자에게 학대를 받다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임신을 하여 아마도 어린 나이에 너무 이른 임신을
견디지 못하고 잘못되어 유산을 하는 과정에서
신분이 없다는 이유로 병원에서 거절당한 후
죽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아이들이 생각하기에
나쁜 어른들의 행동에도
그들 나름대로의 변명을 하는
부모의 말에
고개가 갸웃거려지기도 하고
11살의 여자아이가 결혼을
하기엔 너무 이르지 않느냐고
묻는 판사의 질문에
사하르의 남편이 하는
이곳의 모든 여자들 예로
자신의 장모(사하르의 엄마)도 어린나이에
결혼해 잘 살고 있지 않느냐고
하는 해명에서
그곳에서 서슴지 않고 일어나는
그 관행에 화가 나기도 한 장면입니다
감옥에서 자이의 호명하는 소리를 듣고
자신의 아이 요나스를 돌보고 있어야 할
자이가 감옥에 있자
라힐은 목메어 자이를 불러
변호사의 도움으로
돈 주고 산 아이들을
감금하고 돈을 착취한 중개인이
잡히고 요나스는 라힐 품에
자이는 새로운 신분을 갖게 되며
영화는 끝납니다.
레바논 베이루트 하면
왠지 낭만적일 것 같은 느낌의 도시의
한편에선
이렇게 간난 하면서
아무런 대책 없이 태어나기만 한
수많은 아이들의 신음소리가 난무하고
어린 나이에 팔려가야 하는 어린 여자아이들의
처절한 삶..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아
정체성 조처 없는 수많은 아이들을
세상에 알리고자 만든
레바논의 여배우이자 감독인
나딘 라바키 감독의 세 번째 영화라고 합니다
시상식에서 라바키 감독은
" 영화는 분명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라고 합니다
영화를 찍을 제작자가 나오지 않자
남편이자 작곡가인 남편과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저당 잡히고
자신의 집안에서 원래 3층에 사는데
밑에 두층을 빌려서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요나스로 나오는 아이의 실제 엄마가
불법체류자로 체포되자
그때 감독 나딘의 아이도 6개월 정도 되었기에
모유 수유를 요나스에게 하면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자인도 베이루트에서 배달을 하던 시리아 난민 소년으로
캐스팅되었고
동생 사하르 역시 거리에서 껌을 팔고 있는 소녀를
발탁했고
라힐 역의 에티오피아 여인 또한 영화에서와 같이
불법체류자로서 영화 촬영을 한 3일 후에
실제로 2주 동안 체포되었다가 제작진의
도움으로 풀려났다고 합니다
전문 배우가 아닌
처음 연기를 해보는 꼬맹이 요나스부터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대단합니다
어느 인터뷰에서 보니
자인을 사회자가
제임스 딘의 슬픈 모습을 닮았다고
제임스 딘을 아냐고 물으니
모른다고 하면서
지금은 어떻게 되었냐고 묻자
모두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하는 장면도 떠오르네요..
생각나는 대로 쓰다 보니
너무 두서없이 길게 썼나 봐요..
일단 모두 보시고 나면
후회 안 하실 정말 깊은 감동의 영화입니다
영화는 마냥 슬픈 표정을 한
슬픈 눈동자의 자인의 모습이
오래 기억나게 합니다
가장 어린 역의 요나스 아기도
얼마나 연기를 자연스럽게 하던지
음악이 나오면 춤을 춘다던가
엄마가 보고 싶어 서글프게 우는 장면 또한
마음이 찡 ~~ 합니다..
아 그리고 지인이는 이영화로 인해
유엔 난민기구의 도움으로 2018년 8월에
신분을 획득 후
지금은 노르웨이에 정착해
학교에 다니며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있다고 하고
어린 요나스는 가족을 따라
케냐로 가서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살며
곧 학교에 갈 수 있다고 하며
사하르와 거리 소녀 메이 소운 역의 아이들도
베이루트 거리를 벗어나
유니세프의 특별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제작진들은 출연한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가버나움이란 재단을 만들어 운영 중이라고 합니다
아.. 이제 정말 여기서 끝내야겠습니다
다 한번 꼭 보세요~~~
2019년 3월 12일 화요일
황금 종려상 후보작, 심사위원상 수상
범정에서 엄마아빨빠를 바라보는 자인
영화에서 자인의 변호사 역의 감독 나딘
자인의 엄마 아빠... 그리고 그들의 변호사
자신의 티셔츠로 동생 나딘의 임시 생리대를 만들어주고 옥상에서 사하르와..
깊은 사색의 슬픈 눈을 가진 자인
요나스의 엄마 라힐
두 천재 연기자... 자인과 요나스
자인이 아이들에게 훔쳐 만든 자칭 램보 기니에 요나스를 태우고 냄비도 팔고...
자신의 기구한 운명이 누구 탓인지 생각하는 걸까요?
서커스 카니발 놀이기구에서
인생만큼이나 슬퍼 보이는 표정의 자인
가진 돈을 탈탈 털어 새로 만난 가정의 동생 요나스의 우유를 사 먹이네요
어쩜 이렇게 슬퍼 보일까요 이 둘의 표정과 상황이...ㅠㅠㅠ
이건 마지막에 신분을 위한 사진을 찍는 장면인데
너무 무표정니까 사진 찍는 분이
사망 진단서가 아닌 신분증 사진이니 웃으라고 하니까
그때서야 처음 웃는.. 영화 내내 웃는 모습 이게 처음인 듯...
이건 아마 칸느 영화제 수상후 어느 인터뷰에서의 자인인 것 같습니다
배우이자 감독 나딘 라바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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