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빈대떡 II

 

 

 

 

 

***

 

 

 

깐 녹두 1 파운드

 

 

물에 불렸어요

 

 

믹서기에 갈아줍니다

 

 

잘 불었네요

 

 

곱게 갈아졌나요?

 

다 갈아진 이곳에

 

부추를 넣고

 

 

뒤뜰에 있는 부추가 조금 굵어졌네요

 

 

양파와 김치도 조금 넣었어요

 

잘 섞어 줍니다

 

돼지고기와 고사리.. 숙주를 넣을 수 있으시면 넣어도 됩니다

 

 

저는 없어서 안넣었어요..

 

 

국자로 떠서 이렇게 달구어진 프라이팬에 

 

 

모양을 좀 더 예쁘게 동그랗게 해야 하는데  한 번에

Chicken Wing 이랑 같이 하는 바람에.. 모양이 조금 안 예쁘죠?

 

 

 

 

안 예쁜 대로 접시에 이렇게 담아서

 

맥주나 막걸리와 함께 드시면 됩니다

 

다음엔 좀 더 예쁘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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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제격이라 해서

며칠 전 비가 많이 내린 날

녹두 빈대떡을 부쳐 먹었다

빈대떡과 물김치가 제격이라는데

물김치는 없다

녹두 빈대떡에도

제대로 하려면

재료가 만만치 않은 것 같다

고사리, 돼지고기, 숙주나물 같은 재료는 없이

간단한 재료 김치, 양파, 부추만 사용해서

부쳤지만 맛은 그래도 먹을 만하다

사실 녹두 빈대떡엔 실고추를 얹어야

보기에도 보암직하고 맛있어 보일 텐데

실고추가 없어 그냥 얼려놓은

빨간 고추로 모양을 내보았다

치킨 윙과 같이 하느라

모양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비 오는 날

치킨 윙과 빈대떡을 만들며..

 

 

 

***

 

 

 

녹두 빈대떡

 

-프시케-

 

 

 밖에선 슬픔 한국자

땅에다 붓고

안에선 녹두 반죽 한국자

프라이팬에 붓네

 

빗소리 한국자는 

땅으로 스며들어 모양도 없네

녹두 반죽은 갖은 야채들과

부둥켜안고 하나로 뭉치네

 

갖가지의 슬픔은 저마다

땅속에 묻고

잊자고 하네

 

한국자 안에 있던 

녹두가루와 야채들은 

자글 자글 추억을 모아

 서로의 가슴에 남자고 하네

 

빗소리 한국자는

미움, 시기 질투, 원망은 다 가슴에 묻고

내일은 맑은 하늘을 보여주자 하네

 

노랑, 초록, 갖가지의 색깔로

빚어진 녹두 반죽 한국자는

촘촘히 붙어 앉아

환한 함박웃음

동그랗게 행복을 만들었네

 

***

  

식탁의  즐거움

 

-정 철운-

 

 

식탁을 보라

죽지 않은 것이 어디 있는가

그래도 식탁 위에 오른 푸성귀랑

고등어자반은 얼마나 즐거워하는가

남의 입에 들어가기 직전인데도

그들은 생글 생극 웃고 있다

한여름 땡볕 아래 밭이랑 똥거름 빨며 파릇했던

파도보다 먼저 물굽이 헤치며

한때 바다의 자식으로 뛰놀던 그들은

데쳐지고 지져지고 튀겨져 식탁에 올라와서도

끊임없이 흔들리고 펄떡이고 출렁이고 싶다

그들은 죽어서 남의 밥이 되고 싶다

풋고추 몇 개는 식탁에 올라와서도

누가 꽉 깨물 때까지 쉬지 않고 누런 씨앗을 영글고 있다

이빨과 이빨 사이에서 터지는 식탁의 즐거움

아, 난 누군가의 밥이 되었으면 좋겠네

 

 

2020년 4월 27일 월요일